백악관 출입기자 만찬장서 총격…트럼프 "이란과 무관"
레이건 암살 미수 때와 같은 장소
용의자는 명문 칼텍 출신 개발자
체포 뒤 "정부 관계자 쏘려했다"

“쟁반 떨어지는 소리인 줄 알았다. 소리가 컸고 꽤 멀리서 들렸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 행사장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진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란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알 수 없다. (수사로) 많은 일을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이던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암살 시도를 겪었다. 그는 암살 시도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며 “나는 많은 일을 해냈다. 수년간 조롱거리이던 이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핫한 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나라를 변화시켰고, 그 사실이 달갑지 않은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건이 발생한 호텔은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이 벌어진 곳이다.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은 미국 수정헌법 1조 ‘표현의 자유’를 기념하는 행사로 현직 미국 대통령과 정관계 요인이 참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보도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집권 1기에는 4년 내내 불참했으며, 집권 2기 첫해인 작년에도 행사를 보이콧했다. 이란과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재임 중 처음 참석 결정을 내리면서 이목이 집중됐지만 총격 사건으로 무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주빈석에 앉고,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회장의 환영사가 이어지던 도중 총격 소리가 들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 직후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행사장에 들이닥쳐 트럼프 대통령 내외와 JD 밴스 부통령 등을 대피시켰다. 용의자는 행사장과 다른 층에서 산탄총을 쏘며 진입을 시도했다. 경호 요원들은 공범이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요인들을 대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인 콜 토머스 앨런(31)은 총격 직후 체포됐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캘리포니아 출신인 그는 2024년 대선 때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에게 25달러(약 3만7000원)를 후원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17년 캘리포이나공과대(칼텍)에서 기계공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은 엔지니어다.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앨런을 가르친 빈 탕 교수는 AP통신 인터뷰에서 그를 “매우 성실한 학생”이라고 기억했다. 개인지도 플랫폼을 통해 시간제 교사로 근무했으며, 인디 게임 개발에 참여해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보어돔(Bohrdom)’이라는 게임을 판매하고 있다. CBS방송에 따르면 앨런이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에게 총을 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고 사법당국 관계자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정신적으로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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