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외줄다리 처음 건넌 멸종위기 오랑우탄…유전 다양성 회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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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수마트라오랑우탄'이 처음으로 나무 꼭대기 외줄다리를 이용해 도로로 인해 단절된 숲을 건너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수마트라오랑우탄보호협회(SOS)와 현지 환경단체 '탕구 후탄 카투리스티와'는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주 팍팍 바라트 지구에서 어린 수컷 오랑우탄 한 마리가 라간-파긴다르 도로 위에 설치된 나무 꼭대기 높이 외줄다리를 건너는 장면을 카메라 트랩으로 촬영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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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수마트라오랑우탄'이 처음으로 나무 꼭대기 외줄다리를 이용해 도로로 인해 단절된 숲을 건너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수마트라오랑우탄보호협회(SOS)와 현지 환경단체 '탕구 후탄 카투리스티와'는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주 팍팍 바라트 지구에서 어린 수컷 오랑우탄 한 마리가 라간-파긴다르 도로 위에 설치된 나무 꼭대기 높이 외줄다리를 건너는 장면을 카메라 트랩으로 촬영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야생동물이 다리를 이용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마트라오랑우탄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만 사는 유인원으로 야생에 약 1만4000마리만 남아 세계에서 가장 위태로운 유인원 중 하나다. 하루 중 90% 이상을 나무 위에서 보내며 나무 위에서 사는 포유류 가운데 가장 큰 종이다. 살던 숲에서 새로운 이동 경로도 잘 기억한다. 한 번에 새끼 한 마리만 낳고 어미가 수년간 곁에서 돌봐야 해 개체 수가 늘어나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수마트라오랑우탄보호협회와 탕구 후탄 카투리스티와는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주 팍팍 바라트 지구의 라간-파긴다르 도로 위에 2024년 외줄다리를 설치했다. 지역 주민의 이동에 필수적인 도로가 야생동물의 이동을 가로막는 장벽이 됐기 때문이다.
외줄다리는 나무 위 수십 미터 높이에 설치된 밧줄 형태의 인공 통로로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동물이 도로나 벌목지 같은 장애물을 건널 수 있도록 돕는다.

팍팍 바라트 지구에 서식하는 오랑우탄 350마리는 도로로 인해 시랑가스 야생동물보호구역과 시쿨라핑 보호림으로 나뉜 채 살아왔다. 두 집단이 서로 교류하지 못하면 가까운 친척끼리 짝짓기가 반복되면서 점점 허약한 개체만 태어나게 된다. 당장은 살아있더라도 이미 장기적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한 기능적 멸종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다리를 설치한 뒤 청서·긴꼬리원숭이·긴팔원숭이 등 여러 동물이 이용하기 시작했지만 오랑우탄은 나타나지 않았다.
양 단체는 2년간 카메라 트랩 영상을 지켜보며 기다렸고 마침내 어린 수컷 오랑우탄 한 마리가 다리 위에 올라 건너편 보호림으로 이동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영상 속 오랑우탄은 다리 중간쯤에서 멈춰 아래 도로를 내려다본 뒤 카메라를 돌아보고는 유유히 건너갔다.
팍팍 바라트 지구장 프랑 베른하르트 투망고르는 "수마트라오랑우탄이 다리를 건너는 것을 목격한 것은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숲의 생명선을 끊을 필요가 없다는 살아있는 증거"라며 "현대화가 반드시 파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jjw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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