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붕세권 명당’ 권리금 주고 샀는데… 갑자기 나가라니 막막”
부지 소유주 한마디에 쫓겨나
“기초수급자인데 빚만 떠안아”
노점상 허가제에도 과반 불법
생계 ‘막막’… 구제 받을 길 없어
“강제정비 아닌 공존 대책 필요”

김씨는 SNS에서 명성을 얻은 이 노점을 5년 동안 운영한 이전 상인에게 권리금 2100만원을 지급하기로 구두계약하고 넘겨받았다. 하지만 장사 2년여 만에 쫓겨나면서 오히려 400만원 빚을 떠안고 장사를 접어야 했다. 건강이 좋지 않아 식당에 취직할 수도 없던 김씨는 “수급비 이외 방법으로 생계를 이어갈 방법조차 묘연해졌다”고 했다.
도시 빈민의 주요한 생계 수단이면서 서민의 저렴한 먹거리로 인식된 노점상들이 사라지고 있다.
지자체들에선 수년 전부터 노점상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노점을 양성화하기보다 기존 운영 상점에 징계 조치를 유예한 채 서서히 수를 줄이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2019년부터 ‘노점상 생존권 보장’ 차원에서 기존 위치와 크기 유지, 1년마다 재허가 등 조건을 충족하는 노점상을 허가해주고 있다. 그동안 불법으로 운영한 가게들에 조건을 붙여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양성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법 시행 이후 전체 노점 수는 줄고 있음에도 여전히 과반은 무허가 상태다.

이 관계자는 “노점상 허가제는 기존 노점에 한해 지자체 관리를 위해 허가증을 받는 것”이라며 “젊은 사람이나 새 노점이 와서 거리가게를 하겠다고 하는 건 받지 않는다”고 했다.
김씨처럼 사유지에서 쫓겨난 경우가 사각지대다. 생계를 위한 영업이 필요해 20년 전부터 같은 자리에서 운영해왔고, 거액의 권리금을 주고 자리를 샀다 하더라도 구제받을 수 없다. 실제 서울시 중구 ‘거리가게 운영 규정’ 조례는 점용허가 대상에 “규정 시행 전 실태조사 등에 따라 일정한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채 거리가게를 운영했다고 구청장이 인정한 사람”이면서 “생계가 어려운 구민”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노점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보도상 영업시설물’을 세워 구두수선대나 가로판매대 등을 운영하고 이를 저소득층이나 장애인 등이 장사할 수 있도록 빌려주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됐으나 조리는 원칙적으로 불가하다. 서초구 관계자는 “서울시 차원에서 생계나 신체적 여건이 어려우신 분들을 대상으로 도로 가게를 내어주고 있다”면서 “일부는 붕어빵과 같은 음식을 조리해서 팔고 있다고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가로판매대에 붕어빵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노동시장에 편입돼 누군가에게 고용되기조차 어려운 사람들이 노점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분들을 내쫓으면 극단적 싸움으로 가게 된다”며 “지자체 차원에서든 자영업자 입장에서든 노점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니 새 자리를 안내해주는 식의 상생을 위한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진영 기자 s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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