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 밀어낸 LS그룹 '톱10' 진입…HD현대·한화·두산도 질주
핵심 키워드는 '제조·인프라'
LS그룹 4개월만에 시총 두배
'마스가' HD현대, 그룹 빅5 안착
트럼프 프렌드쇼어링 정책 강화
원전·방산·조선 'K프리미엄' 수혜
LS그룹의 주력 사업인 전선은 5년 전만 해도 사양산업으로 불렸다. 전형적인 내수용 굴뚝 산업인 데다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에 밀려 성장이 침체됐다. 그룹 시가총액 상위권에서 LS를 찾아볼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카카오와 네이버 몸값이 62조~109조원으로 뛸 때 LS그룹 시총은 4조원대에 머물렀다.
최근 모습은 다르다. 인공지능(AI) 시대와 글로벌 에너지 안보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전력망의 필수재인 전선은 각국이 탐내는 전략 자산으로 변신했다. LS전선, LS일렉트릭 등 계열사 주가가 뛰며 LS그룹 시총은 지난해 말 26조원에서 이달 24일 기준 57조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불과 4개월 만에 그룹 시총 순위는 17위에서 10위로 일곱 계단 뛰었다. 주식 투자 시장에서 ‘제조·인프라’가 핵심 키워드가 된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원전·방산이 시총 끌어올려
LS뿐만이 아니다. 26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 시총은 지난해 말 141조원에서 지난 24일 198조원으로 50조원 넘게 뛰었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에 이은 5위로 그룹 시총 200조원 시대를 눈앞에 뒀다. 10년 전 16위, 5년 전 9위에서 순위가 크게 올랐다.
주력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조선업 부활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수혜주로 떠오르며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31.8% 뛰었다. 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폭증으로 미국 내 노후 변압기 교체 사이클이 도래하자 HD현대일렉트릭 주가는 61.2% 급등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31%), HD한국조선해양(17%)도 동반 랠리를 펼치며 시총 증가에 힘을 보탰다. 수년 전만 해도 주식 투자 시장에서 ‘재미없는 종목’으로 불리던 중후장대 기업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그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흐름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던 두산과 한화그룹의 원전·방위산업 계열사도 이제 ‘시총 효자’가 됐다. 원전 대장주 두산에너빌리티는 중동전쟁이 앞당긴 탈석유 패러다임의 최대 수혜주로 떠올라 올 들어 주가가 68.8% 치솟았다. 24일 기준 시총은 81조원으로 국내 상장기업 중 6위다. 그 뒤를 이어 7위에 오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 ‘K방산’이 급부상하며 4개월 새 시총이 48조원에서 75조원으로 불어났다. 이들 계열사의 약진에 힘입어 한화와 두산그룹 전체 시총은 각각 62조원, 52조원 급증했다.
수년간 시총 하위권에 머물던 효성그룹도 주력 계열사인 효성중공업 주가가 올해 99.4% 급등하며 그룹 시총 16위(40조원·24일 기준)에 올랐다.
◇외국인도 K굴뚝주에 베팅
한국 굴뚝 기업의 몸값을 크게 끌어올린 동력은 크게 두 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AI 열풍이다.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프렌드쇼어링 정책을 펼치면서 한국의 조선, 철강, 화학, 방산 기업이 전략적 파트너로 급부상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이란 전쟁으로 ‘자원 무기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AI발 전력 수요가 폭증하자 각국이 원자력 발전과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한국 제조 업체들은 K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 방산, 원전 등 제조업에서 ‘잘 만들고, 빨리 만드는’ 능력을 갖춘 국가는 사실상 한국이 유일하다”며 “대규모 실물 자산을 보유하고 AI의 침투에 도태될 가능성이 낮은 제조·인프라 업종에 투자하는 ‘헤일로 트레이드(HALO trade)’ 흐름 역시 이들 회사 주가가 높아진 요인”이라고 했다.
이달 들어 한국 증시를 다시 사들이기 시작한 외국인 투자자도 K굴뚝주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24일 기준 두산에너빌리티는 삼성전자 다음으로 외국인이 많이 순매수한 종목에 올랐다. 순매수액은 1조1330억원에 달한다. 현대로템(3318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735억원), 대한전선(2433억원) 등도 순매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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