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섭의 기업과 경제] 유상증자를 왜 죄악시하나?

2026. 4. 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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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논란은 기업과 주주, 주식시장 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다.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가 정말 주주가치를 훼손한 것이었다면 금감원이 수정 요구를 넘어 이사회에 대해 책임 추궁까지 벌였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만약 한화솔루션이 지금 수정안의 내용대로 처음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어도 주가가 크게 떨어졌고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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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주가 10% 올라
'주주가치 훼손' 아닌 정상화
기계적 주가 '희석' 인식과
주주권 오해가 자금조달 왜곡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논란은 기업과 주주, 주식시장 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다. 지난 한 달을 돌이켜보자. 2조4000억원의 유상증자 발표 직후 한화솔루션 주가는 20% 가까이 떨어졌고 '주주가치 훼손'을 외치는 주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금융감독원은 한화 측에 수정 압력을 넣었다. 한화는 결국 증자액을 1조8000억원으로 축소하고 나머지 6000억원은 자산 매각으로 조달하는 수정안을 내놓았다.

한편 한화솔루션 주가는 꾸준히 회복되어 지난 24일에는 폭락 직전보다도 10% 정도 올랐다. 국내에는 한화가 주식시장과 소통하고 '자구책'을 내놓았기 때문에 회복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필자는 처음에 시장이 '과잉 반응'했고 세부 내용을 좀 더 잘 알게 되면서 정상화됐을 뿐이라고 본다.

질문을 먼저 던져보자. 대규모 적자를 보고 있지만 큰 투자가 필요하고 금리는 오르는데 부채를 줄이지 않으면 신용등급이 떨어질 우려가 있는 기업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정답은 유상증자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이사회에서 그 결정을 내렸고 필요성에 대해 상세한 자료를 제출했다.

수정안을 봐도 정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 소요 금액에는 변화가 없고 유상증자 6000억원을 자산 매각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본질에는 차이가 없고 소수주주들 비판에 타협안을 내놓은 것일 뿐이다. 지금 한화솔루션이 팔 수 있는 것은 그동안 힘들게 투자해서 결실을 보기 시작하는 '좋은 자산'일 수밖에 없다. 중장기 주주가치로 봤을 때는 손실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일이다. 하지만 압력이 워낙 강하니까 조금 희생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면 왜 시장에는 유상증자를 죄악시하는 분위기가 강한가? 첫째는 회사 내용을 충분히 살피지 않고 기계적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이 꽤 되기 때문이다. 재무제표를 잘 들여다보며 전체 사업 흐름을 검토하기보다 유상증자가 '희석'과 공급 증가 효과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반대한다. 매입한 자사주가 언젠가는 시장에 흘러나와 주가를 떨어뜨리니까 소각을 강제해야 한다는 자사주 소각 강제법에도 그런 시각이 반영되어 있다.

둘째는 이사회와 주주의 법적 관계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주총회가 이사회 위에 군림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주식회사의 최종의사결정권은 이사회에 있고 주총은 이사 선·해임, 합병 승인 등 제한적 사항에 대해서만 결정권을 갖는다. 그래서 주주는 유한책임을 진다. 또 회사가 맘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주식을 팔고 나갈 수(Wall Street walk) 있다.

서로 다른 권리와 책임 때문에 이사회는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을 내릴 때까지 상세한 내용을 주주들에게 공개하고 동의를 구할 수 없다. 주주들은 이사회 결정이 공표된 뒤 그 내용을 음미하며 투자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그 전에 충분히 소통하지 않았다는 말은 이사회와 주주의 관계를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다.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가 정말 주주가치를 훼손한 것이었다면 금감원이 수정 요구를 넘어 이사회에 대해 책임 추궁까지 벌였을 것이다. 주가도 회복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주가가 회복된 것은 그동안 논란을 거치면서 주주들이 유상증자의 내역에 대해 보다 잘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낫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만약 한화솔루션이 지금 수정안의 내용대로 처음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어도 주가가 크게 떨어졌고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상증자를 죄악시하는 분위기에서 기업의 자금조달은 타격을 입는다. 자본시장도 가치 착출(value extraction)만 강조하고 자금조달은 억제하면서 절름발이가 되어간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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