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식 규제체계 확 바뀌었다…기업의 대응방안은? [디엘지 기업법무 핵심노트]

강송욱 2026. 4. 26. 16:3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기주식 원칙적 소각, 3월부터 시행
의사결정권한 주주총회로 넘어가
자기추식 처분,공시할 때도 유의해야
최근엔 '더 센' 상법도 발의돼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출처=생성형AI

자기주식의 원칙적 소각을 내용으로 하는 개정 상법이 올해 3월6일 시행되며 기업들도 자사주 소각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다. 이제 한국 자본시장에서도 자기주식 소각이 주주환원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게 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법적 측면에서 과제는 소각보다는 자기주식의 보유 및 처분과 관련된 부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요 내용을 핵심만 정리하면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한 경우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소각해야 하며(제341조의4 제1항), 계속 보유하거나 처분하려면 이사회가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제341조의4 제2항, 제3항). 

 자기주식 처분, 균등조건이 원칙

사진=뉴스1

자기주식 처분 시엔 각 주주의 보유 주식수에 비례한 균등한 조건으로 처분하는 게 원칙이다(상법 제342조 제1항). 제3자에게 처분하려면 주식매수선택권과 같은 임직원 보상,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필요가 인정돼야 한다(상법 제342조 제2항, 제3항). 그 성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처분 절차와 관련해선 신주발행 규정이 준용된다(상법 제342조 제4항).

가장 주목할 점은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의 의사결정권한이 주주총회로 넘어갔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이사회의 재량에 속했다. 이는 자기주식을 회사가 보유하는 자산(이른바 자기주식의 법적 성격에 관한 자산설)이라고 보는 입장 및 신주발행과 자기주식처분을 구분하는 판례의 태도(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7. 1.자 2015카합80582 결정 등) 등과 결합해 자기주식을 주요한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만들었다. 

분쟁이 발생하면 이사회의 재빠른 판단으로 경영진에 우호적인 제3자에게 이를 처분했던 것이다. 이에 대응해 의결권행사금지 등 각종 가처분이 제기되나, 신속한 심리가 진행되는 가처분 절차에서 법원이 자기주식 처분을 무효로 판단할 정도로 충실한 입증이 이루어지는 사건은 적을 수밖에 없었다.

 자기주식 처분, 자본거래로 규정

사진=한경DB

자기주식 처분 시 주주평등원칙 선언, 제3자에 대한 처분요건의 문언(경영상 필요 등) 등을 고려하면 개정 상법은 자기주식 처분을 자본거래로 규정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회사 지배관계에 대한 영향력에 변동을 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면, 기존 판례 법리에 비춰 보아 그러한 자기주식 처분은 무효가 될 수 있다(수원지방법원 2024. 3. 26. 자 2024카합22150 결정 등 참조). 

통상 주주총회를 소집하고 결의하는 절차 등을 고려하면 최종 의사결정까지는 5~6주가량이 소요된다. 기간 측면에서도 활용이 곤란한 측면이 있다. 기능적으로 선언적, 추상적 규정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사의 주주충실의무(상법 제382조 제2항)도 자기주식 처분과 관련해선 규제기능을 할 수 있다. 결국 자기주식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서의 역할은 사실상 사라졌고, 향후엔 선진화된 자본시장 환경을 배경삼아 포이즌 필, 차등의결권과 같은 합리적인 범위 내의 방어수단 도입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위 법 개정에 맞추어 금융위원회도 강화된 공시제도 등 조치를 도입했다. 기업도 그 내용을 파악하고 실질적인 대비를 해야 한다. 이제 자기주식 보유현황 및 처리계획 공시는 모든 상장회사의 의무다. 자사주 취득, 처분 및 소각계획과 실제 처리현황이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공시의무 위반은 아니다. 그러나 자기주식 취득·처분·소각 계획을 공시서류 제출 당시 사실과 다르게 허위 기재한 경우 등에는 주의·경고, 과징금 등 자본시장법상 행정처분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등 불공정거래 관련 규제가 강화돼 가는 추세 속에서 회사에 미공개중요정보가 있는 상태에서는 자기주식 처분이나 공시에도 주의를 요한다. 특히 미공개중요정보의 개념이 매우 포괄적, 추상적이고 구체적인 판단은 법원의 사후심사에 맡겨져 있는 규제체계를 취하고 있다. 자기주식 처분과 관련해 회사 내부의 공시 담당 조직과 컴플라이언스, 법무 담당 간 유기적인 협업은 필수적이며 내부통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최근에는 ‘더 센’ 상법이라 칭하며 자기주식 소각의 예외사유인 ‘경영상 목적’을 삭제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기업들이 정관 개정으로 전략적 제휴나 사업구조 개편 등 경영상 목적을 폭넓게 정의해 자기주식 소각 의무를 무력화한다는 것이 이유다. 그 주장의 타당성 여부와는 별개로 보다 더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지배구조 논의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모습이 아닌가 싶다. 자기주식과 관련된 이번 상법 개정이 건전한 자본시장 질서를 위한 논의의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