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추격전 시작됐는데…범여권, 울산·경남 후보 단일화 ‘안갯속’
현장에서도 울산시장 나선 김상욱-김종훈 네거티브 공방
혁신당 조국 평택을 출마 이후 각 당 셈법 꼬이면서 협상 장기화 전망

6·3 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범여권의 울산·경남 광역단체장 후보 단일화 논의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최근 부산·울산·경남(PK)의 보수 결집 현상으로 기존의 우위 구도가 흔들리면서 여권으로서는 단일화가 더 절박한 과제가 됐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협상 주체마다 제각각의 셈법을 보이면서 좀체 접점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경우, 후보 간 단일화 논의는 중앙당이 아닌 지역 차원에서 합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 대 당으로 만나 전국 선거판을 놓고 ‘주고 받기식’으로 단일화를 논의할 경우, 오히려 지역 정서에 역행할 수 있고 구태 정치라는 여론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각 후보 차원에서 정리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이런 표면적인 이유를 들지만, 민주당으로서는 선거가 다가올수록 사표 방지 심리 등이 작동해 당 소속 후보의 지지가 높아지면 군소 야당 후보가 자연스럽게 정리될 수 있다는 계산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내란 세력’ 청산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진보 후보 난립으로 민주·진보 진영이 패할 경우, 비난의 화살이 군소 정당 쪽으로 쏠릴 것이라는 판단이 깔린 셈법이다.
반면 진보당은 울산에서의 지지율을 토대로 ‘민주개혁진보 5당’ 선거연대를 제안하며 당 대 당 차원의 협상을 주장한다. 울산시장 선거의 경우, 민주당 김상욱 후보와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가 최근 접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진보당 김종훈 후보는 10% 후반대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김상욱 후보로서는 단일화가 선거 승리의 결정적인 조건이 된 셈이다. 이에 진보당 쪽에서는 “지금 우리가 불리한 국면이 아니다”라며 단일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특히 당사자인 두 후보 측도 최근 네거티브 공방을 벌이면서 단일화 논의가 초반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진보당 측은 최근 김상욱 후보에 대해 “정치 시작 2년 남짓으로 큰 행정조직을 운영한 경험이 없어 경륜과 역량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비판했고, 이에 김 후보 측은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는 와중에 후보를 깎아내리는 것은 연대의 정신에 어긋난다며 불쾌감을 보였다.
경남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인 박완수 경남지사를 압도할 수준까지 지지율 격차를 벌리지는 못하면서 진보당 전희영 후보와의 단일화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진보당은 당초 울산과 경남의 단일화 양보를 통해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 소속 김재연 후보를 범여권 단일 후보로 만든다는 복안을 구상해왔지만, 혁신당 조국 대표가 평택을 출마를 선언하면서 상황이 꼬인 상태다.
반면 혁신당 조 대표는 지난 20일 “자연스럽게 유권자들이 판을 정리해 갈 것이다. 저는 다자구도로 가더라도 제가 이길 것으로 본다”며 오히려 선거 연대 대신 다자 구도의 유지를 선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조 대표의 당선이 최우선 과제인 혁신당으로서는 평택을에서 양보는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보인다. 이에 민주당과 혁신당 사이의 평택을 단일화 논의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에서는 “혁신당이 조 대표의 출마 지역을 상의 없이 발표하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는 불만이 나온다.
이 때문에 울산과 경남의 범여권 후보 단일화 논의는 성사까지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울산의 여권 관계자는 “다음 달 중순 후보 등록 전까지도 단일화가 가능할지 알 수 없다”면서 “어쩌면 투표용지 인쇄되기 전까지 샅바 싸움이 계속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