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딥시크 겨냥 “중국이 AI 등 기술 탈취”…정상회담 앞두고 미·중 첨단기술 갈등 고조

김유진 기자 2026. 4. 2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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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오픈소스 인공지능(AI) 모델에 대한 미국의 견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미 국무부가 전 세계 미국 공관들에 미국 최첨단 AI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가진 모델을 출시한 중국 AI 기업 딥시크 등에 대해 경고하는 내용의 외교 전문을 보내는가 하면, 백악관과 미 의회는 중국의 ‘미국 AI 기술 탈취’에 대한 구체적인 제재 방안까지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첨단기술을 고리로 한 양국 간 긴장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AFP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미 국무부가 최근 세계 각국 미국 공관들에 보낸 전문에서 주재국 정부 관계자들에 “적대 세력이 미국 AI 모델을 추출하고 증류(distillation)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도록 지시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무부는 전문의 목표에 대해 “미국 소유의 독점적(proprietary) AI 모델을 기반으로 증류한 AI 모델 사용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향후 미국 정부의 추가 대응 및 외교적 접촉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딥시크를 비롯해 문샷 AI, 미니맥스 등 중국 AI 기업들을 명시했다.

증류란 성능이 더 우수한 상위 AI 모델에 기반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새로운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기법을 의미한다. 국무부는 전문에서 “은밀하고 승인되지 않은 증류 활동”을 비판하며 “보안 프로토콜이나 AI 모델의 이념적 중립성 등을 보장하는 메커니즘도 의도적으로 제거한다”고 지적했다. 미 업계도 중국 AI 기업들의 증류 행위에 대해 경각심을 보여왔다.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알파벳 등은 ‘프론티어 모델 포럼’을 통해 중국 등의 증류 시도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도 지난 23일 엑스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주로 중국을 비롯한 외국 업체들이 미국의 AI 기술을 훔치기 위해 대규모 증류 캠페인을 벌인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혁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도 22일 ‘미국 AI 모델 절도 방지’ 법안을 비롯해, 미국과 미국 동맹국이 강력한 대중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체제를 갖추도록 촉구하는 내용의 ‘하드웨어 기술 통제 다자간 조정(MATCH)’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미국 내 이런 움직임은 중국의 AI 기술 추격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스탠퍼드대 인간중심 AI연구소가 발표한 ‘2026 AI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중 양국의 최상위 AI 모델 간 격차는 2~3%로 크게 좁혀졌다. 지난주 중국 반도체 기업 화웨이 칩을 활용해 개발한 ‘V4 프로’를 공개한 딥시크는 추론과 에이전트 업무 능력이 크게 개선됐다고 주장했다. 딥시크 측도 성능 면에서 ‘V4 프로-맥스’가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퍼스 4.6’, 구글 ‘제미나이 3.1 프로’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고 인정했지만, 구독료가 7분의1 수준(오퍼스 4.6은 25달러, V4 프로는 3.5달러)이어서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크리스 맥과이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기술·국가안보 담당 부선임국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중국의 최고 AI 모델이 현재 미국보다 약 7개월 정도 뒤쳐져 있기 때문에 중국도 곧 자율적으로 시스템 허점을 찾아내는 미국 기업 앤트로픽 ‘미토스’를 개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모든 AI 기반 기술에 대한 대중 수출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AI 기술 공세가 높아지면서, 다음달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을 계기로 한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미국의 언급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고 중국 AI 산업 발전의 성취에 대한 먹칠이자 모략”이라고 반발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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