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 단종·금성대군 '왕과 사는 남자'의 숨은 무대

2026. 4. 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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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관객 1700만을 앞둔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단종의 비극을 스크린 밖으로 끌어내고 있다.

단종 복위를 도모하다 순절한 금성대군과 이보흠, 그리고 이름 없이 사라진 이들을 기리는 제향 공간이다.

단산면 마락리 고치재 산신각에서는 단종과 금성대군을 각각 태백산과 소백산의 신령으로 모시며 제를 지내고 있다.

낮에는 순흥 일대 역사 현장을 걸으며 금성대군 신단과 마을 곳곳에서 단종 복위운동의 흔적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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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가 안내하는 '영화 같은 봄날'
선비도시 영주 한국선비문화축제
영주 한국선비문화축제 중 선비촌에서 공연하고 있는 모습.

누적 관객 1700만을 앞둔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단종의 비극을 스크린 밖으로 끌어내고 있다. 관객의 시선이 유배지 청령포에 머무는 사이, 정작 단종 복위 결의가 모이고 무너졌던 현장은 경북 영주 순흥에 고요히 남아 있다. 금성대군 신단, 피끝마을, 혈석 등 이들의 흔적이 골목과 지명 속에 배어 있는 곳이다. 마구령 터널을 넘어 영주에 닿으면 영화가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가 비로소 시작된다. 오는 5월 2일부터 나흘간 선비촌·소수서원 일대에서 열리는 '2026 영주 한국선비문화축제'는 그 기억을 축제로 되살린다.

영주에 남은 충절의 흔적

순흥면 내죽리에는 금성대군 신단(사적 제491호)이 자리하고 있다. 단종 복위를 도모하다 순절한 금성대군과 이보흠, 그리고 이름 없이 사라진 이들을 기리는 제향 공간이다.

신단에는 금성대군과 이보흠, 순절 의사들을 기리는 세 개의 제단이 놓여 있으며 비석에는 "옳고 그름을 깊이 아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토록 몸을 던질 수 있었겠는가"라는 뜻의 글귀가 새겨져 있다. 정축지변의 흔적은 지금도 이어진다. 피가 마지막으로 모여들었다는 전승에서 유래한 지명인 피끝마을, 금성대군의 피가 묻었다는 혈석, 성황당과 동제 등 관련 유·무형 유산이 순흥과 단산면 일대에 남아 있다. 단산면 마락리 고치재 산신각에서는 단종과 금성대군을 각각 태백산과 소백산의 신령으로 모시며 제를 지내고 있다.

영주의 봄, '역사가 축제가 되다'

영주에서는 역사가 축제와 여행이라는 방식으로 다시 살아 움직인다. 오는 5월 2일부터 5일까지 선비세상, 소수서원, 선비촌 일대에서 '2026 영주 한국선비문화축제'가 열린다. 축제는 선비세상, 선비문화수련원, 선비촌, 소수서원, 금성대군 신단, 원도심 문화의 거리 등 6개 공간을 연결한 분산형 구조로 운영된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무대가 되는 방식이다.

이 축제의 특징은 '이야기를 따라 이동하는 구조'다. 낮에는 순흥 일대 역사 현장을 걸으며 금성대군 신단과 마을 곳곳에서 단종 복위운동의 흔적을 경험할 수 있다.

축제장에서는 서당 체험, 장원급제, 다도·한지 체험 등 전통문화 프로그램이 상시 운영된다. 선비세상과 주무대에서는 갯돌마당놀이, 덴동어미 화전놀이 마당극, 지역 문화예술인 공연이 하루 3~4회 반복 운영된다. 선비문화수련원과 체험 공간에는 어린이날을 어린이 장원급제, 선비소풍, 한복 패션쇼 등 가족 단위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공연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개막일인 5월 2일에는 고유제와 향교문화공연을 시작으로 '선비가 된 채플린' 공연, 개막식 및 선비대상 시상식이 이어진다. 5월 4일에는 선비향연 등 대표 공연이 집중배치된다, 마지막 날인 5월 5일에는 마당극 사또놀이, 어린이 한복 패션쇼, 폐막식과 축하공연 '선비, 노래하다!'가 진행된다.

축제 기간 매일 오후 6시 30분부터 소수서원에서 선비 달빛야행이 진행된다. 서원의 고즈넉한 밤 풍경과 함께 거문고 독주, 가야금 산조, 판소리, 검무, 학춤 등으로 구성된 국악 공연 '선비의 풍류'를 감상할 수 있다. 원도심 문화의 거리에서는 청년예술인 버스킹도 펼쳐진다. 이밖에 전국 죽계백일장, 유향 영주 전국 한시백일장, 전국 학생 그림그리기 대회, 안향선생 전국 휘호대회, 전국 민속사진 촬영대회 등이 일정별로 진행돼 문화예술 참여 폭을 넓힌다.

[전기환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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