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전선’ 양분⋯ 복잡해진 셈법, 한화 ‘배치Ⅱ’ vs 현대 ‘배치Ⅰ’

염재인 기자 2026. 4. 2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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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업 영향 제한적 판단… 상세설계·선도함 경쟁 집중 전망
조선 ‘빅2’ 경쟁 새 국면… 한화오션 배치Ⅱ 선점 효과도 주목
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배치Ⅱ 개념설계 불참을 계기로 국내 조선 빅2 경쟁은 단순 수주전에서 본 사업·해외 시장까지 아우르는 장기 전략전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배치Ⅱ 개념설계 사업 입찰에 불참하면서 국내 특수선 시장 경쟁 구도가 급변했다. 일각에서는 KDDX 배치Ⅰ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HD현대중공업의 전략적 선택이란 해석이 나온다. 

26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KDDX 배치Ⅱ 개념설계 사업 입찰에 한화오션만 단독 응찰했다. 방위사업 관련 규정상 단독 응찰로 유찰이 두 차례 반복될 경우 수의계약이 가능해 한화오션의 개념설계 사업 수주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의 이번 불참은 단순 포기라기보다는 불필요하게 힘을 분산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면서 “당장 국내 사업뿐만 아니라, 해외 함정 시장 등 다른 기회까지 함께 고려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KDDX 사업은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 전력을 구축하는 대형 사업이다. 국내 특수선 시장의 핵심 사업으로 꼽히며, 후속함 건조까지 포함 수조원대 사업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개념설계는 사업화 이전 단계로 그동안에도 사업 여건에 따라 참여 여부를 달리 판단해왔다”며 이번 불참이 본 사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시장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KDDX 배치Ⅰ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대응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치Ⅰ 사업은 함정 건조 매출 뿐 아니라 후속함 수주, 유지·보수·성능개량(MRO)까지 연결될 수 있어 실질적 사업 가치가 더 커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란 시각이다.

이에 따라 KDDX 사업을 둘러싼 조선 ‘빅2’ 간 경쟁은 배치Ⅰ·배치Ⅱ로 전선이 양분되는 모습이다. 한화오션이 배치Ⅱ 개념설계 선점으로 우위 확보한 그림이라면, HD현대중공업은 배치Ⅰ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에 집중하는 구도다. 향후 후속 입찰 일정과 평가 방식, 해외 시장 경쟁 환경 변화 등이 양사 간 성패를 가르는 최종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업도 중요하지만 해외 사업까지 고려한 전략적 자원 배분이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일본이 족쇄를 풀고 글로벌 방산 시장에 나오고 있는 만큼 동남아 등에서 경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KDDX 사업의 추진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만큼 사업 불확실성 역시 양사 경쟁 구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양 사는 그동안 치열한 KDDX 사업 수주 경쟁을 펼쳐왔다. 초기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맡았지만 이후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따내며 맞섰고, 군사기밀 유출 사건 이후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둘러싼 양사 간 충돌도 심화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2월 방사청이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방식을 지명경쟁입찰로 정하면서 양사 경쟁도 재점화됐다

염재인 기자 yj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