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유통 제국 꿈꾼다”…김홍국 회장의 홈플익스 인수 ‘속내’는

김수연 2026. 4. 26. 15:5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이하 홈플익스) 인수에 나선 김홍국 하림 회장의 등장에 재계관심과 이목이 쏠린다.

닭고기 업체 하림의 이번 인수 속내를 둘러싼 해석도 분분하다. 김홍국 회장의 진짜 속내는 뭘까.

재계 전문가들은 하림의 이번 인수에 온·오프라인을 아우르겠다는 김 회장의 ‘유통 제국’ 건설 야심이 있다고 분석한다.

홈플익스 인수는 닭고기 사업 수직계열화, 펫푸드·화장품 등 신사업 유통망 확대, 근거리 배송 허브 구축 등 하림의 ‘종합유통기업’ 그림을 완성활 마지막 퍼즐 조각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하림그룹의 계열사 NS홈쇼핑은 지난 21일 홈플익스 공개입찰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업계가 예상하는 최종 인수가격은 3000억원 안팎이다.

2012년 NS홈쇼핑 산하 NS마트를 이마트에 팔며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에서 뗐다가 이번 인수를 통해 재도전에 나서는 셈이다. NS마트 매각 14년 만이다.

10여년이 흐르는 동안 하림의 체질도 달라졌다.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대부분의 포트폴리오가 오프라인 유통 채널과 융합해 시너지가 날 만한 것들로 구성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80~120평짜리 홈플익스 매장의 20%를 하림 자체 상품으로 채워놓을 수 있을 정도의 공급망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하림은 닭고기만 파는 회사가 아닌, 해운을 하는 물류사업자가 됐고, 건강기능식품에서 반려동물 식품까지 라인업을 갖춘 종합식품 기업으로 변모했다. M&A를 통해 화장품 사업 기반도 갖춰 놓았다.

특히 하림은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하림지주를 비롯해 핵심 자회사인 팬오션, 제일사료, 하림, 선진, 팜스코, NS쇼핑을 통해 ‘곡물(해운)-사료-축산(가금·양돈)-도축가공-식품제조-유통판매’ 등 식품업의 가치사슬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연결해 놓았다.

농장-공장-시장의 ‘삼장통합’ 계열화 사업구조로 운영 중인 하림은 홈플익스 인수를 통한 판매망 확장으로 시장 지위가 더 강화될 전망이다. 계열화 시스템이 갖춰진 양돈 사업부문(선진·팜스코)도 마찬가지 효과가 기대된다.

펫푸드와 화장품 등의 신사업에서 시너지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명 시대에 하림은 자회사 하림펫푸드의 프리미엄 간식 제품으로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 100%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재료를 쓰는 ‘휴먼그레이드’ 전용 제조시설(해피댄스 스튜디오)을 구축하기도 했다. SSM 인수로 이들 제품의 판로가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펫푸드 시장 규모는 2022년 1조7000여억원에서 오는 2028년 2조5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하림은 반려동물 푸드 섹션의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 확보가 화장품 사업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림지주는 뷰티 제품을 생산하는 에버미라클을 보유하고 있다. 친환경 미생물을 응용해 크림, 오일, 미스트 등 화장품과 치약, 탈취제 등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하림이 SSM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도 관심사다. 먼저 295개(2025년 말 기준) 홈플익스 매장을 근거리 배송 허브로 활용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단순히 오프라인 매장 확보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이커머스까지 진출하는 것까지 계산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하림이 홈플익스를 인수해 근거리 배송 허브로 활용하면, 오프라인 거점을 통해 온라인 물류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존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소비자 요구를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컬리나 쿠팡에서 신선식품을 주문하는 대부분 소비자들은 본인이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가게에서 오는 제품들을 받아보고 있다”며 “앞으로 하림이 홈플익스 독자앱을 운영하게 되면, 고객은 친숙한 동네 홈플익스 매장에 있는 물건을 받아보게 될 것이고, 하림은 이런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사업 지연으로 하림이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해 홈플익스 인수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하림은 도시첨단 물류단지 개발을 위해 양재동 소재 토지를 4525억원에 매입했으나, 2024년 물류단지 계획안에 대한 서울시 승인 고시 이후 좀처럼 진척을 보지 못했다. 2024년 12월 기존 계획안의 교통계획, 건축계획, 도시계획을 변경했고, 이 계획 변경 신청서는 지난해 8월에야 승인 고시됐다. 아직 건축 관련 인허가 절차는 못밟았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 [연합뉴스]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