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교사’가 백악관 만찬 총격범으로… 칼텍 졸업 이공계 엘리트 두 얼굴

유진우 기자 2026. 4. 2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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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가한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 만찬에서 무장 침입을 시도한 용의자는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출신 콜 토머스 앨런(31)으로 확인됐다.

이날 AP와 뉴스위크 등 미국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앨런이 쌓은 경력은 예상하는 무장 침입 용의자 모습과 거리가 멀었다. 용의자 앨런은 미국 명문 공과대 출신 30대 초반 이공계 인재였다.

그는 2013년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Caltech)에 입학해 2017년 기계공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칼텍은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함께 미국 최고 수준 이공계 명문으로 꼽힌다. 학부생 정원이 1000명 안팎에 그치는 소규모 엘리트 대학이다.

앨런은 본인 링크드인에 재학 시절 칼텍 기독교 펠로십과 너프(Nerf) 동호회에 참여했다고 기재했다. 너프는 미국 장난감 회사 해즈브로가 만든 스펀지 총 너프 건(Nerf gun)을 가지고 하는 모의 전투 게임이다. 이공계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고, 직접 너프 건을 개조하거나 성능을 높이는 공학적 취미로도 이어지는 일상적인 놀이다.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

앨런은 2017년 칼텍 졸업 직전 휠체어용 비상 브레이크 시제품을 개발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학 발명가’로 지역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본인 링크드인에 따르면 그는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 펠로십도 보유했다. 지난해에는 캘리포니아주립대 도밍게즈힐스 캠퍼스(CSUDH)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직업은 시간제 교사로 알려졌다. 주요 매체들은 앨런이 2020년부터 캘리포니아 토런스(Torrance) 지역 사교육 업체 C2 에듀케이션(C2 Education)에서 일했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미국 대학 입시 시험과 과외를 전문으로 하는 학원 체인이다. 그는 2024년 12월 C2 에듀케이션 토런스 지점에서 ‘이달의 교사(Teacher of the Month)’로 뽑혔다. 토런스는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과 가까워 한국인 거주자도 많은 지역이다. 이 회사 인스타그램에는 앨런 수상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그는 부업으로 인디 게임을 만들었다. 그가 2018년 출시한 게임 ‘보덤(Bohrdom)’은 화학을 소재로 한 자칭 ‘비폭력’ 격투·레이싱 게임이다. 앨런은 게임 판매 플랫폼 스팀에 올린 게임 설명에서 “자체 추진력을 가진 핀볼로 경험하는 탄막 지옥(bullet hell)”이라며 이 게임에 가격 1.99달러(약 2900원)를 책정했다. 링크드인을 보면 앨런은 현재 두 번째 게임 ‘퍼스트 로(First Law)’를 개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직전까지 외형상으로 보면 그는 일상적으로 보기 쉬운 30대 이공계 직장인이었다.

정치 성향은 단정하기 어렵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유권자 등록 기록상 그는 무당파(No Party Preference)다. 다만 그는 2024년 10월 13일 민주당 후원 플랫폼 액트블루(ActBlue)에 25달러(약 3만 6000원)를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에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후원 메모란에는 “해리스 포 프레지던트(Harris for President)”가 명시됐다. 미국 보수 매체들은 이 기록이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그가 유일하게 정치 후원 내역이라고 전했다. 이번 총격이 정치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건지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2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백악관 기자협회 연례 만찬 행사 장소에서 용의자 콜 토마스 앨런과 관련된 총격 사건 순간을 담은 뉴스 방송. /연합뉴스

치안 당국은 사건 후 브리핑에서 앨런이 사건 당일 워싱턴 힐튼 호텔에 일반 투숙객 신분으로 체크인했다고 밝혔다. 만찬 참석권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그는 호텔 내 보안이 닿지 않는 객실에서 장총을 조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장 출입 시도 당시 그는 산탄총 1정, 권총 1정, 칼 여러 자루를 소지한 채 4월 25일 오후 8시 35분 무렵 비밀경호국(SS) 보안검색대로 돌진했다. 보안 당국은 “(앨런이) 사전 범죄 기록은 없었고, 법 집행기관 사찰 대상에도 올라 있지 않았다”고 했다.

워싱턴DC 연방검사장에 따르면 앨런은 27일 연방지방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 잠정 혐의는 폭력범죄 중 총기 사용, 위험한 무기를 이용한 연방요원 폭행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룸 회견에서 앨런을 “외로운 늑대 사이코(lone wolf whack job)“, “악당”, “환자”로 규정하며 “그(앨런)는 우리 헌법을 공격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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