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고물가에 사료·비료 값 상승… 과학기술로 ‘외산 의존’ 대응해야
소재·기술 연구 더불어 전략적 비축 필요

작물 재배와 축산물 생산에 필요한 사료와 비료가 전쟁과 고환율의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생산농가의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과학기술을 통한 중장기적 대응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과학기술정책 Brief 제63호 ‘전쟁과 환율로 촉발된 필수 농자재 공급망 위기와 과학기술 기반 대응 방안’에 따르면 한국은 축산사료의 90% 이상을 미국·브라질·우크라이나 등에서 수입하고, 무기질 비료 역시 원료인 인산이암모늄(DAP), 염화칼륨을 100%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비료 원료의 가격이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 역시 1400원대 중후반으로 고착화되면서 국내 농가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농축산물은 비료·사료가격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소비가 자격에 전가하기 어려운 구조다보니 생산 농가들이 ‘가격비용 압착’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비료·사료 가격의 장기 상승을 정책과 시장에서 흡수하지 못할 경우 식량안보가 악화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원가 상승을 소비자에 많이 전가하면 구매 부담 상승과 수입 대체를 초래하고, 적게 전가할 경우 농가의 경영 악화와 생산 이탈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에 지난해 12월 ‘공급망 위험 대응을 위한 필수 농자재 등 지원에 관한 법률’이 통과돼 오는 12월 시행될 예정인데 이와 더불어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중장기적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할당관세 확대와 생산비 보조·구매자금 지원 등 보조 정책을 지속하면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의 사료·비료 원자재 가격 모니터링을 통해 지원이 필요한 농가를 식별하고 정책 개입 시기를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미국에 투자할 예정인 3500억 달러 중 10%를 식량조달 핵심 인프라에 투자하고 위기 시 국내 반입 우선권을 확보하고, 인근 동북아 지역의 국내 식량조달기지 확장을 위한 중장기 농업기술·자본 투자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사료·비료와 관련된 소재·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도 추진해야 한다고 봤다.
사료의 국내 생산기반을 높이기 위해 국내 여건에 적합한 대체단백질 생산기술과 아미노산·단백질 소재 국산화 등을 추진하고, 옥수수·대두 등을 원료로 하는 지속가능 항공유(SAF) 산업 등과 연계해 사료 원료의 비축을 확대해 위기 시 수입 차질에 대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비료의 경우 필요한 만큼만 주는 정밀시비 기술을 고도화해 비료 사용 총 소요량을 줄임으로써 수입 비료 의존과 환경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비료 원료의 전략적 비축제도를 통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관리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봤다.
이한빛 기자 hble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