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총격범, 우리 헌법을 공격했다… 이란과는 무관”
“다수 무기 들고 검색대 돌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 만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과 관련해 “범인이 다수의 무기를 소지한 채 보안검색대를 향해 돌진했고,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 의해 제압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자신을 노린 표적 공격이었다고 보면서도, 단독 범행이며 미국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란과는 무관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약 두 시간 뒤인 이날 자정 직전 백악관 제임스 브래디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행사에 참석한 턱시도 차림 그대로였다. 옆에는 같은 턱시도 차림으로 JD 밴스 부통령, 카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마크웨인 멀린 국토안보장관,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직무대행이 도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는 첫마디로 회견을 시작했다. 당국 발표 결과 총격 용의자는 콜 앨런(31)으로 확인됐다. 거주지는 캘리포니아주 토런스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외로운 늑대 사이코(lone wolf whack job)”, “악당”, “정신 나간 놈”으로 규정했다. 이어 “그(용의자)는 우리 헌법을 공격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갈 길이 멀었다. 볼룸 문을 뚫지도 못했다”며 용의자가 만찬장 내부 진입에 실패했다고 했다. 이날 워싱턴 치안 당국에 따르면 용의자는 만찬장으로부터 약 45m 떨어진 보안검색대에서 총격을 가한 후 붙잡혔다. 트럼프는 연설 중 만찬장을 “매우, 매우 안전한 방“이라고 표현했다.
이 과정에서 비밀경호국 요원 1명이 산탄총에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상을 입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매우 강력한 총에 맞았다. 하지만 방탄조끼가 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금 그 요원과 통화했다. 상태가 매우 좋다. 기분도 매우 좋은 상태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요원을 영웅으로 추켜세웠다. 그는 “비밀경호국과 법 집행기관이 매우 신속하게, 매우 용감하게 행동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자신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내가 영향력이 있을 때 사람들이 나를 노린다. 영향력이 없으면 나를 가만히 둔다”고 덧붙이며 본인 정책이 적을 만든다는 인식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어 “대통령은 위험한 직업이다. 위험은 따라온다“고 했다. 또 그는 “이런 일을 겪으면 많은 사람이 정신이 무너진다(basket case)고들 한다. 나는 정신이 무너지지 않았다”고 못 박았다. 2024년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장에서 피 흘리는 얼굴로 주먹을 치켜든 모습처럼 강인한 지도자 상을 이번에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란과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미국은 2월 28일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개시한 뒤 정전 협상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날도 만찬장 밖에서는 이란 공습 반대 시위대가 행사 직전까지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외부 적대세력 개입설을 차단하면서 명확한 결론은 유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당국이 며칠 안에 동기를 밝힐 것”이라며 “용의자는 구금돼 있고 당국이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당시 바로 옆 자리에 앉아있던 멜라니아 여사 반응도 직접 전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2024년 버틀러 피격이나 플로리다 골프장 암살미수 때 현장에 없었다. 직접 총격 위협 사건 한가운데 놓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가 ‘당신은 위험한 직업을 가졌다’고 수차례 말했다”며 “그건 그(멜라니아)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멜라니아)에게도 위험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보안 강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더 안전해야 하지만, 그러나 아무리 좋은 인력을 갖춰도, 역사상 최고의 경호 인력을 갖춰도, 머리가 약간 비틀어진 사이코, 혹은 많이 비틀어진 사이코가 있으면 막을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안에 더 크고 안전한 볼룸을 새로 짓자는 평소 구상도 다시 꺼냈다. 그는 “이 사건은 우리를 하나로 묶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노출된 세 번째 직접 총격 위협이다. 2024년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야외 유세장에서 토머스 매슈 크룩스(20)가 연단에서 약 200~300야드(약 183~274m)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AR-15 계열 반자동 소총으로 약 8발을 발사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쪽 귀 윗부분에 관통상을 입었다.
두 달 뒤인 9월 15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선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58)가 SKS 소총을 들고 6번 홀 울타리 너머에 12시간 잠복하다 비밀경호국에 발각됐다. 라우스는 이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워싱턴DC 연방검사장은 이날 별도 회견에서 앨런이 27일 기소 절차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에게는 폭력범죄 중 총기 사용, 위험한 무기를 이용한 연방요원 폭행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블랜치 법무장관 직무대행은 “수사가 진행 중이며 곧 정식 기소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파텔 FBI 국장 역시 “장총과 탄피 등 모든 탄도 증거를 검토하고 있다. 목격자 진술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워싱턴 임시 경찰청장 제프리 캐럴은 “현재로선 단독 범행, 단독 총격범으로 보인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브리핑을 마치고 나간 뒤 만찬장은 정리됐다. 무대 위 대통령 연단도 철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소된 만찬 행사를 30일 내에 더 크게 개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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