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어로 10분 만에 체크카드 발급” AI통번역 첫 적용된 무인영업점 가보니

김은희 2026. 4. 26.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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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AI 통번역 서비스 도입 후
하루 평균 외국인 고객 30여명 활용
업무 소요 시간 최대 50%까지 줄어
10개 언어로 창구 80여개 업무 처리
정상혁 “외국인 고객군 특화 솔루션”
베트남인 부튀링 씨가 지난 23일 서울 중구 서소문에 있는 신한은행 인공지능(AI) 브랜치에서 디지털 데스크를 통해 실시간 AI 통번역 서비스를 바탕으로 체크카드를 발급받고 있다. [김은희 기자]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 지난 23일 서울 중구 서소문에 있는 신한은행 인공지능(AI) 브랜치. 한국에 사는 베트남인 부튀링 씨가 디지털 데스크에 외국인등록증을 넣자 디지털 화상상담 컨설팅 담당자와 연결됐다.

상담사는 “어떤 업무를 하시겠습니까”라고 한국어로 물었고 부 씨는 베트남어로 “토이 뮤엉 띠엠 테 게 뇌(체크카드를 만들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디지털 데스크에 내장된 실시간 AI 통번역 서비스가 1초 만에 이들의 발언을 자막으로 띄워준 덕분이다. 화상으로 마주한 두 사람의 언어는 달랐지만 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

특히 스크린에 띄워진 카드 발급 서류는 온통 한국어였지만 상담사의 설명이 베트남어로 실시간으로 통번역돼 부 씨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이를 작성할 수 있었다. 업무는 10분 만에 끝났고 바로 옆 무인 카드발급기에서 실물 카드를 받았다. 부 씨는 “외국인에게 은행 업무는 사실 큰 부담인데 AI가 베트남어로 번역해 주니 빠르고 편리하게 업무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최근 AI 통번역 서비스를 전격 도입해 하루 평균 30여명의 외국인이 자국 언어로 화상 기반 금융서비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 차례 시행착오 끝에 실시간 통번역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은행은 다음달 초 해당 서비스를 전국 182개 지점으로 확대 적용해 외국인 고객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13일 AI 통번역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난해 9월 시스템 정비 후 재도입을 결정한 지 6개월여 만이다.

신한은행은 앞서 2024년 8월 시중은행 최초로 ‘뱅킹 포 에브리원’이라는 이름으로 AI 통번역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으나 같은 해 12월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그러나 외국인 고객 확대에 따른 실시간 통역 서비스 수요가 확인됐고 디지털 데스크 화상상담으로 채널을 변경해 새 시스템을 구축했다.

베트남인 부튀링 씨가 지난 23일 서울 중구 서소문에 있는 신한은행 인공지능(AI) 브랜치에서 디지털 데스크를 통해 실시간 AI 통번역 서비스를 바탕으로 체크카드를 발급받은 뒤 무인 카드발급기를 통해 실물 카드를 받고 있다. [김은희 기자]

AI 통번역 서비스는 서소문, 부천, 군자 등 3개 지점에서 먼저 시행됐고 지난달 25일 61개 영업점으로 확대돼 운영 중이다. 베트남어를 비롯해 영어, 일어, 중국어와 몽골어, 러시아어, 인도네시아어 등 총 10개 언어로 제공되는데 각종 제신고 등 일반 상담창구에서 수행하는 80여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한국어를 못하는 외국인 고객의 업무 소요 시간이 최대 50%까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신한은행은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2009년부터 외국인 전용 콜센터를 운영 중이지만 통역사와의 3자 통화로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일반적인 창구 업무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외국인 고객의 창구 방문이 몰릴 경우 통역사 연결을 기다려야 하는 데다 금융 전문가가 아닌 만큼 충분한 설명이 어렵다는 한계도 있었다.

실제 AI 통번역 서비스를 통해 신규 계좌를 개설하면 약 26분이 소요되는데 3자 통화 통역보다 시간이 18.8% 단축됐다. 고객정보 변경이나 카드(재)발급도 각각 약 10분, 약 12분 걸려 기존 콜센터를 이용했을 때보다 소요 시간이 33.3%, 29.4% 정도 줄었다.

서울 중구 서소문에 있는 신한은행 인공지능(AI) 브랜치에 마련된 화상상담을 위한 디지털 데스크의 모습 [김은희 기자]

이러한 통번역 서비스 확대는 AI 등 기술 발전에 따른 금융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포부가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정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외국인 등 미래 핵심 고객군에 대한 특화 솔루션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AI 창구 등 채널 혁신을 통해 영업력 강화와 자원의 효율성을 향상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실시간 통역을 통해 고객과 직원이 각자의 모국어로 소통함으로써 의사 전달의 정확성을 높이고 은행 업무 전반에서 언어 장벽을 최소화한 금융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며 “네팔, 중동아시아 지역 등 창구 방문 고객이 많은 국가를 기준으로 제공 언어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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