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촉’…설탕담합 전모 밝힌 정문홍 사무관 포상금 1000만원
제당사 증거 자료 남기지 않아 난관 봉착
담합 약한 고리 제당사 직원 특정 집중 조사
2025년 3월 결정적 자백 받아 담합전모 밝혀

조사가 난관에 봉착한 상황에서 오행록 당시 제조카르텔조사과장(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그는 2007년 담합 사건을 직접 적발했던 실무자였기 때문에 설탕 산업 구조와 담합의 전문가였다. 오 과장은 과거와 비슷한 구조로 담합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조사 순서 및 접근 방식, 압박 포인트 등 전략을 전면 재설계했다.
조사 과정은 길었지만 정 사무관은 포기하지 않았다. 거의 1년 동안 사건을 붙들면서 마침내 담합의 약한 고리에 있는 제당사 직원을 특정, 집중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직원은 정 사무관의 논리적인 지적에 차츰 백기를 들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변명을 하게 됐고, 다른 회사에서 먼저 자백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껴 결국 지난해 3월 결정적인 자백을 해 담합 전모가 드러나게 됐다. 결국 제당사들은 자진신고를 했고, 사건은 일사천리로 마무리돼 올해 3월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에 총 396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설탕 담합 조사 과정에서 전분당, 밀가루와 같은 다른 원자재 분야 담합 사건의 단서가 드러나기도 했다.

공정위는 식료품 분야에서 은밀하게 지속된 담합을 끈질기게 추적·제재해 가격인하까지 끌어낸 점을 높이 평가해 정 사무관과 우 서기관에게 각각 포상금 1000만원, 500만원을 수여했다. 실제 제당 3사 기준 설탕가격은 올해 1월까지 담합가격 대비 16.5% 낮아졌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경쟁질서를 읽는 공정위 조사관의 역량 그리고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려는 집념이 결합된 성과였다”면서 “행정조사권만으로 시작된 사건 조사였지만, 12개월 동안 이어진 조사관의 끈질긴 노력 끝에 거대 카르텔 가담자의 자진신고를 이끌어 낸 것이 이 사건의 실체를 드러낸 결정적 열쇠가 됐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 밖에 불공정행위 억지력 제고를 위해 제재 강화 방안을 마련한 민지현 사무관, 이선희 서기관, 김장권 사무관, 김민정 사무관에게 650만원을 포상했다. 민 사무관은 기업들이 법 위반시 얻게 되는 부당이득을 넘어서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게 ‘과징금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법령 및 과징금 고시 개정안을 마련하고 입법·행정절차를 신속히 진행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아울러 DB, 영원 등 ‘대기업집단 총수의 계열사 누락행위’를 엄중 제재한 음잔디 과장과 황정애 서기관, 김한결·김준희 사무관, 오은성 조사관에게 총 600만원의 포상금이 수여됐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담합 등 물가를 자극하는 시장교란행위 집중단속 등을 통해 ‘민생물가 안정’에 기여한 장주연 과장, 전용주 서기관, 윤지수 사무관에게 450만원의 포상금을 수여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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