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처럼 커다란 우리 아이 눈, 소아 녹내장일 수도?... 검사∙치료법 총정리

권태원 기자 2026. 4. 26. 12: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갓난아기의 크고 맑은 눈망울을 보면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갓 태어난 아이의 유독 큰 눈은 시력을 위협하는 소아 녹내장의 신호일 수 있다. 녹내장은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태어난 직후부터 청소년기까지도 발생한다. 특히 아이의 눈은 성인과 달리 아직 성장 중이라 안압이 올라가면 눈의 형태 자체가 변형되고 시력 발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 위험하다. 손상된 시신경은 현재 의학으로도 회복이 어렵기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과 전문의 송채현 교수(의정부 을지대학교병원)에게 소아 녹내장의 위험 신호부터 치료 과정까지 물었다.

녹내장은 노인성 질환 아닌가요? 아이들에게도 생길 수 있나요?
녹내장은 흔히 노화와 관련된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태어난 직후부터 청소년기까지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성인 녹내장은 노화나 혈류 문제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시신경이 손상되는 만성 질환인 반면, 소아 녹내장 중 선천 녹내장은 눈 속의 방수라는 액체가 빠져나가는 통로의 발달 이상이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의 눈은 아직 성장 중이기 때문에 단순히 시야가 줄어드는 것을 넘어 눈의 형태 자체가 변형될 수 있고, 시력 발달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아기 눈이 유난히 크면 왜 주의해야 하나요?
성인의 눈은 이미 단단하기 때문에 안압이 올라가도 크기가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아에서는 안압이 올라가면 아직 탄성이 있고 부드러운 안구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점점 커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눈이 유난히 크고 맑아 보일 수 있는데, 겉으로는 또렷하고 예뻐 보이는 큰 눈이 사실은 안압 상승의 결과일 수 있는 것입니다.

눈이 큰 것 외에 부모님이 집에서 확인할 수 있는 증상은 무엇인가요?
소아 선천 녹내장의 대표적인 증상은 눈부심, 과도한 눈물흘림, 눈 떨림입니다. 유난히 큰 눈과 함께 이런 증상이 동반된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중에서도 눈물흘림은 신생아에게 흔한 비루관 폐쇄(눈물길 막힘)와 비슷해 구분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눈물길이 막힌 경우에는 눈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소아 녹내장으로 인한 눈물흘림은 안압 상승에 따른 눈 자극 때문에 과한 눈부심과 찡그림이 함께 나타납니다. 주요 증상이 눈곱인지, 아니면 눈부심이나 찡그림인지를 구별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아이의 눈동자가 뿌옇게 흐려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왜 그런 건가요?
눈의 검은자를 덮고 있는 각막은 평소에는 투명하지만, 안압이 올라가면 부으면서 뿌옇게 변합니다. 각막 혼탁이 육안으로 보일 정도라면 안압이 상당 기간 꽤 높았을 가능성이 있고, 비교적 진행된 상태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소아 녹내장이 유전이나 임신 중 특정 행동 때문이라고 생각해 자책하는 부모님이 많습니다.
일부 선천 녹내장에서 유전자 이상이 보고되어 있지만, 모든 환자에서 유전적 원인이 확인되는 것은 아닙니다. 임신 중 특정 행동이나 음식 때문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대부분은 태아 발달 과정에서 아직 명확하지 않은 원인에 의해 방수 배출 구조가 충분히 성숙하지 못해 발생합니다. 너무 자책하기보다는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치료하는 데 초점을 두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치료가 늦어지면 어떻게 되나요? 진행 속도가 빠른 편인가요?
선천 녹내장은 구조적 문제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비교적 빠르게 진행하는 경우도 많고, 시신경이 아직 발달 단계라 압력에 노출되면 더 심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미 손상된 시신경은 현재 의학으로 회복이 어렵습니다. 녹내장 치료의 목표는 회복이 아니라 더 이상 진행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말을 못 하는 아기의 경우 검사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진료실에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간단한 기구로 안압을 측정하고 진찰을 하며, 협조가 되는 아이들은 시신경 사진을 찍어봅니다. 하지만 아이가 심하게 울거나 협조가 되지 않는 경우, 또는 수술적 치료를 염두에 둔 경우에는 전신 마취하에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안압의 정상 범위는 성인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아이는 긴장하거나 울면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어서 수치 하나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여러 소견을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소아 선천 녹내장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먼저 안압을 낮추기 위해 안약을 사용합니다. 다만 선천 녹내장은 근본적으로 구조적 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많아 약물로 조절이 어려우면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많습니다. 안압이 안정되었다고 치료가 끝나는 것은 아니고, 이후에도 정기적인 시력 발달 평가와 함께 병의 경과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약시 치료도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유난히 큰 갓난아이의 눈, 보기엔 예쁘지만 녹내장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선천적이 아닌 성장 과정에서 생기는 소아 녹내장도 있나요?
네, 그렇습니다. 성장 과정에서 여러 원인으로 안압이 올라가며 녹내장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근시가 있는 경우, 류마티스 질환 같은 만성 염증 질환에 동반되는 경우, 스테로이드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 또는 다른 안과 질환 수술 이후 2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증상 없이 조용히 진행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따라서 류마티스 질환이나 포도막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이 있는 아이들은 안과 진료를 함께 받으면서 정기적으로 안압 측정과 시신경 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요즘 아이들 근시가 많이 늘고 있는데, 근시가 있으면 녹내장 위험이 올라가나요?
고도 근시는 소아뿐 아니라 성인에서도 녹내장의 위험 인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근시가 심하면 안구 길이가 길어지면서 시신경이 구조적으로 더 취약해지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경도 근시만으로 모두 녹내장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근시면서 시신경이 얇거나 취약한 경우가 해당됩니다. 근시가 있는 아이는 안과에서 시신경 관찰을 한번 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받은 아이들은 큰 문제 없이 자라나요?
초기 수술 후 경과가 좋은 사례도 적지 않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연구도 계속 진행 중입니다. 성장 과정에서 생기는 2차성 소아 녹내장도 원인 질환을 충실히 치료하면서 관리가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안과 협진을 통한 정기적인 관찰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권태원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Copyright © 하이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