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긴장 고조…日 자위대 첫 파견에 中은 항공모함으로 맞불 

모종혁 중국 통신원 2026. 4. 26. 12: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만해협 통과한 日 군함 이카즈치, 美·필리핀 연례 훈련에 동참
中, 랴오닝함·주력 구축함까지 전개 경고…“日, 모험 중단해야”

(시사저널=모종혁 중국 통신원)

4월18일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SNS를 통해 이례적 영상을 공개했다.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이카즈치가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과정을 무인기로 촬영한 내용이었다. 동부전구에 따르면, 이카즈치는 4월17일 오전 4시2분부터 오후 5시50분까지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공개 영상은 24초 분량이었지만, 동부전구는 무인기와 정찰위성을 통해 전 과정을 추적·감시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는 "이카즈치에 대해 유효한 감제로 통제했다"고 발표했다. '감제'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고 전면 억제한다는 뜻이다.

이는 중국군이 대만해협 실시간 상황을 전반적으로 장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중국 언론은 "중국이 대만해협 주변 해역과 공역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고 전구 부대가 상시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분 단위로 구체적인 이동 시간을 공개한 것은 하나의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이카즈치가 대만해협을 통과한 날은 매우 큰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1894년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이홍장을 대표로 하는 중국 특사단을 불러들여 시모노세키 조약을 체결한 날이 1895년 4월17일이었다.

ⓒGoogle Gemini 생성이미지

중국, 자위대 함정 대만해협 항행에 '버럭'

그렇기에 중국의 반발은 거셌다. 이번 항행을 단순 통과가 아니라 노골적이고 의도적 도발이라고 판단했다. 인민해방군은 공식 SNS를 통해 "중국 사자성어에는 벼랑 끝에서야 말고삐를 잡는다는 '현애늑마(懸崖勒馬)'가 있다"며 "일본은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신중히 행동하며 대만 문제에서 모험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현애늑마는 중국이 다른 나라에 강력한 보복을 경고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어 "만약 끝까지 고집을 부리고 잘못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기다리는 것은 자신이 지른 불에 타죽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교부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전례 없는 도발"이라며 "일본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궈자쿤 대변인은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대만과 관련한 잘못된 발언은 중·일 관계에 이미 심각한 충격을 주었다"며 "일본은 자위대 함정을 대만해협에 파견해 의도적으로 무력을 과시하고 도발하면서 잘못 위에 잘못을 더했다"고 지적했다. 사실 해상자위대 함정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일은 이번이 최초가 아니다. 2024년 9월, 2025년 2월과 6월에 이어 4번째다.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로는 처음이다.

문제는 일본이 시모노세키 조약 체결일을 콕 집어 선택해 대만해협에 이카즈치를 통과시켰고, 그 목적이 미국과 필리핀의 연례 합동군사훈련 '발리카탄(Balikatan)'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는 점이다. 일본은 시모노세키 조약으로 대만을 할양받아 식민지로 만들어 1945년까지 통치했다. 발리카탄은 필리핀에 주둔했던 미군이 철수한 이후 두 나라의 합동 방위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실시했다. 최근에는 프랑스, 호주 등 다른 나라가 참관국 자격으로 참여했다. 일본도 소수의 장교나 전문가를 파견해 훈련 상황을 지켜봤고, 훈련에 동참했다.

그런데 올해는 병력 1400명과 함정 3척, 항공기 2대 등을 파견했다. 이처럼 일본이 전면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발리카탄의 훈련 양상은 과거와 달라졌다. 2024년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진행하는 등 주적을 중국으로 상정해 진행하고 있다. 궈자쿤의 지적처럼 중국으로선 일본이 의도적으로 무력을 과시하고 도발한다고 판단할 근거가 충분했다. 특히 주일 중국대사관을 대상으로 발생한 여러 사건까지 더해지면서 중국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3월24일 육상자위대의 한 초급 장교가 흉기를 갖고 중국대사관에 침입했다가 붙잡혔다.

3월23일 소위로 갓 임관한 무라타 고다이는 주둔지를 이탈해 도쿄로 이동했다. 도쿄에서 숙박하며 18cm 식칼을 구입했다. 다음 날 무라타는 대사관 인접 건물의 4층에서 담을 타고 내려와 중국대사관에 침입했다. 하지만 대사관 직원들이 발견해 즉각 제압했다. 대사관 화단에서는 무라타가 구매한 흉기가 발견됐다. 무라타는 경찰 조사에서 "주일 중국대사와 만나 중국이 대일 강경 발언을 삼가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려고 했다"고 했다. 흉기는 만약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눈앞에서 자결해 놀라게 할 도구였다고 주장했다.

현역 자위대 장교가 다른 나라 외교공관에 무단 침입해 흉기 난동을 부리려 한 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중국은 크게 분노해 일본 정부의 소홀한 관리 책임을 비판하고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일본 정부가 수년 동안 중국 위협론과 반중 정서를 자극한 결과로 빚어진 참사"라며 "일본 내 우경화 가속화가 낳은 필연적 사태"라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이자 국수주의적 성향이 강한 매체로, 당국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다.

이 사건을 전후해 주일 중국대사관은 여러 협박에 시달렸다. 3월5일엔 전직 경찰과 자위대원으로 구성된 '정예부대'를 자칭하는 명의의 협박장을 받았다. 협박장에는 "대사관을 습격할 것" "중국인을 전멸시킬 것" 등의 내용이 있었다. 3월31일에는 SNS를 통해 자위대원을 자칭하는 인물에게서 폭파 위협을 받았다. 대사관 측은 현지 경찰에 신고했으나 수사는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무라타에 대한 수사 결과도 발표되지 못했다. 이렇듯 중국을 자극하는 일이 계속 터지자, 중국은 일본을 정면으로 겨냥한 무력시위에 나섰다.

무력시위로 일본에 맞대응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133함 편대를 출동시켜 4월19일 요코아테 수로를 통과해 서태평양에서 군사훈련을 했다. 요코아테 수로는 일본 가고시마현 요코아테섬과 오키나와 사이로 중국 해군 함정이 서태평양으로 나가는 주요 통로다. 중국은 해당 수로가 국제법상 공해 및 비영해 수역을 포함하고 있어 자국 선박과 항공기는 항행·비행의 자유를 갖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133함은 중국판 이지스 체계를 갖춘 052D형 구축함으로, 방공·대함·대잠 능력을 보유한 중국 해군의 핵심 전력이다. 편대는 052D형 구축함과 함께 호위함을 편성했다.

물론 동부전구는 "이번 훈련이 원해 작전 능력을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연간 계획에 따른 정례 활동이고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4월20일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랴오닝함은 함재기 8대와 헬리콥터 3대를 실은 채 항행했다. 중국 항공모함이 대만해협에서 포착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중국 군사전문가는 "중국 해군의 해상 전투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일본 우익 세력에게 경고를 보내기 위한 목적도 분명히 있다"고 분석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