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9곳, 산업안전보건 감독 시 즉시처벌 ‘부정적’… 법 위반 지적 남발”
기업 56%, 감독관 신뢰도 ‘낮다’…"획일적 법 집행"
기업 53%, 감독 대상 선정 방식도 ‘부정적’

기업 10곳 중 9곳은 사업장 산업안전감독 시 시정기회 없이 즉시처벌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된 이유로 법 위반에 대한 지적이 남발될 것이라는 점을 꼽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6일 국내 기업 21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안전보건 감독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 감독제도에 대한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코자 실시됐다.
경총 조사에 따르면, 사업장 감독 시 시정기회 없이 즉시처벌하는 것에 대해 조사기업의 89%(193개사)가 ‘부정적’이라 답했고, ‘실적을 올리기 위한 감독관의 법 위반 지적이 남발될 수 있어서(38%, 74개사)’를 가장 많은 이유로 선택했다.
경총은 “정부가 산업안전감독관 대규모 확충과 함께 시정기회 없이 즉시처벌 중심의 감독정책으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즉시처벌이 이루어질 경우 경미한 위반까지 처벌 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업장의 위험요인 개선보다 법 위반 지적에 대응하기 위한 서류작성 등 행정업무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난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기업 56%(120개사)는 산업안전감독관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고 답했다. 이유는 ‘업종에 대한 이해 없이 법을 획일적으로 집행해서(41%, 49개사)’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규모별로 300인 이상 기업 중 65%(24개사), 50~299인 미만 기업 중 60%(40개사), 50인 미만 기업 중 50%(56개사)가 신뢰도 ’낮다‘고 답했다.

산업안전감독관 증원(2026년 12월 2095명)에 대해서도 조사기업의 53%(115개사)가 ‘부정적‘이라 응답했다.
경총은 산업안전감독관에 대한 신뢰도가 낮게 나온 점에 대해 “작업공정 등 업종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감독을 수행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또한 획일적인 법 집행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히 “300인 이상 기업에서 신뢰도가 더 낮게 나타난 것은 사업장 위험요인 개선보다 법 위반 지적 및 처벌 중심으로 감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고 했다.
현행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감독 대상 선정방식이 적절한지에 대해 조사기업의 53%(115개사)가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이유로는 ‘감독 대상 세부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서(49%, 56개사)’, 다음으로 ‘산재발생 위험도 등 사업장 안전관리 수준을 고려하지 않아서(45%, 52개사)’를 선택했다.

정부가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할 산업안전보건 감독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사기업의 64%(138개사)가 ‘경미한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시정기회 부여’, 다음으로 62%(134개사)가 ‘위험요인 개선 지도 및 컨설팅 확대 등 예방에 초점’을 선택했다.
최근 3년간(2023년~2025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산업안전보건 감독을 받은 기업(112개사) 중 49%(55개사)가 주된 지적사항으로 ‘MSDS(물질안전보건자료) 게시, 안전표지 미부착 등 경미한 위반‘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감독 시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인지에 대해 82%(92개사)가 ‘방대한 양의 서류 준비 등 행정 인력 투입 부담’, 다음으로 78%(87개사)가 ‘형사처벌 및 과태료 등 제재 부담’을 선택했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실태조사 결과 산업안전보건 감독 시 즉시처벌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크고, 감독관에 대한 신뢰도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며, “정부는 경미한 위반에 대해서는 시정기회를 부여하는 등 처벌보다는 예방 중심으로 감독 방향을 전환하고, 감독관의 전문성과 역량 강화를 통한 현장 신뢰도 제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