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건 본능적으로 안다”…말 못하는 4개월 아기도 눈 못 떼

윤은영 기자 2026. 4. 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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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연구팀, 영아·성인 대상 시선 추적 실험
4개월 아기도 ‘아름다운 움직임’ 더 오래 응시
“복잡하고 아름다운 패턴에 본능적 반응한 것”
클립아트코리아

아름다움은 배워야 느끼는 감각일까. 아니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능력일까. 

태어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기들도 어른들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시각적 움직임을 더 오래 바라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아이들도 예쁜 것을 안다”는 말이 막연한 통념쯤으로 여겨졌다면, 이번 연구는 그런 감각이 생각보다 훨씬 이른 시기부터 나타난다는것을 밝혀냈다.

말 못하는 아기도 계속 봤다
프랑스 그르노블알프스대학교의 헬렌 모티에 박사 연구팀은 22일(현지시각) 영국 왕립학회지 ‘생물과학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생후 4개월부터 24개월 사이 영아 273명과 성인 50명을 대상으로 시선 추적 실험을 진행했다. 또 각 움직임 패턴이 얼마나 아름답게 느껴지는지 판단하기 위해 별도로 성인 35명을 모집해 평가를 맡겼다. 연구진은 성인 35명이 매긴 ‘아름다움’ 평가를 기준으로, 영아와 성인 참가자들의 시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비교 분석했다.

8가지 운동 패턴. 회색 화살표는 점의 이동 방향을 나타내며, 빨간색 실선은 운동 경로의 예를 보여준다. 영국 왕립학회지 ‘생물과학 B’

실험에는 ‘움직이는 점 패턴(kinetic dot displays)’이 사용됐다. 

연구진은 얼굴이나 사람 형태처럼 익숙한 요소는 일부러 배제하고, 흰색 배경 위에서 검은 점 192개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는 5초 분량의 애니메이션을 보여줬다. 아기들이 이미 익숙하게 접한 대상의 영향을 최대한 줄이고, 본능적으로 어떤 움직임에 더 끌리는지를 보기 위한 설계였다.

결과는 분명했다. 성인들이 아름답다고 평가한 움직임은 아기들에게도 더 강하게 눈길을 끌었다. 아기들은 처음에는 단순하고 규칙적인 패턴을 먼저 바라봤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더 복잡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시선을 옮겨 그쪽을 더 오래 응시했다.

연구팀은 이런 반응을 두 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먼저 자극이 제시되자마자 단순한 패턴에 먼저 반응하는 ‘빠른 반응(fast-orienting)’은 뇌가 단순한 정보를 더 빠르게 처리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연구팀은 이후에 나타난 ‘지속적인 반응(sustained response)’에 주목했다. 성인들이 아름다움을 느낄 때 나타나는 즐거운 심리 상태가 영아에게는 시선의 형태로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4개월 아이도 알아
클립아트코리아
흥미로운 점은 이런 반응이 생후 4개월 영아에게서도 확인됐다는 것이다. 다만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움직임을 알아차리는 속도에는 차이가 있었다.

실험에서 4개월 영아는 아름다운 패턴에 시선을 고정하기까지 약 1.8초가 걸렸지만, 성인은 0.4초 만에 같은 반응을 보였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자극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감지한다는 뜻이다.

이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사회적 학습이나 문화적 경험이 거의 없는 생후 4개월 영아들까지 성인들과 비슷한 움직임 패턴에 더 끌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간의 뇌가 본능적으로 복잡하고 역동적인 ‘아름다운 시각 자극’을 본능적으로 더 흥미롭게 받아들일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이유에서다.

연구진은 “성인이 느끼는 ‘아름다움’이라는 심리적 상태가 생후 4개월 무렵부터 이미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며 “인간은 아주 이른 시기부터 복잡하고 흥미로운 자극에 더 끌리는 성향을 어느 정도 타고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실험은 ‘움직이는 점 패턴’이라는 특정 자극만을 대상으로 해 얼굴이나 풍경 같은 다른 대상에서도 같은 반응이 나타나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또 아기들이 이를 오래 바라본 이유가 정말 아름다움 때문인지, 아니면 낯설고 예측하기 어려워 더 흥미롭게 느꼈기 때문인지는 분명히 단정하기 어렵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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