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LG전 쓴맛 속 단맛 조금···최민석의 ‘투심’과 ‘투쟁심’은 통했다

프로야구 두산은 지난 25일 잠실 LG전을 놓쳤다. 일상적으로 체감하는 1패의 뒷맛보다 쓴맛이 더 진하게 나는 1패였다. 상대가 LG였고, 8회까지 5-3으로 리드하던 경기를 9회 뒷문이 뚫리며 4점을 내주고 역전패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올시즌 ‘잠실 라이벌’ LG와 16차례 맞대결을 하려면 한참을 더 달려야 한다. 5월 초 다시 열리는 다음 LG와 시리즈, 또 그다음 LG와 시리즈까지 고려하면 그래도 살짝 단맛은 느낄 수 있었다.
두산은 올시즌 국내파 선발라인 가운데 ‘상종가’를 치고 있는 2년차 우완 최민석이 라이벌 LG전에서도 강점이 통하는 것을 확인했다.
최민석은 지난해 선발 15차례 포함, 17경기에 등판했지만 LG전 등판은 지난 25일 경기가 처음이었다. 최민석은 1회 3안타에 볼넷 1개를 내주며 3실점을 하면서 경기를 시작했다. 개막 5선발 경쟁 끝에 로테이션에 합류해 기대 이상의 피칭을 하고 있었지만, 경험이 최대 약점인 것과 분위기부터 다른 라이벌전인 것을 고려하면 조기 강판 위기감이 커지는 경기였다. 그런데 최민석은 이후 5이닝을 더 던지면서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6이닝 6안타 4볼넷 3실점, 퀄리티스타트와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고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다.

최민석은 최근 올라오는 젊은 투수 가운데서도 ‘남다른’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원숙한 선발투수처럼 구속보다 무브먼트에 생명력이 있는 투심패스트볼을 줄기차게 던지면서 타자를 잡아가고 있다. 움직임의 폭이 유별난 ‘최민석표 투심’은 LG전에서도 통했다.
1회 집중타를 맞으면서도 투심패스트볼을 던져 맞은 안타는 1개도 없었다. 1회 천성호에게 포크볼을 던져 우전안타를 내줬고, 오스틴 딘에게 커터를 쓰다가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문성주에게 맞은 좌측 선상 방향 2루타 또한 포크볼을 떨어뜨리다 내준 것이었다.
최민석은 이날 96구를 던지며 56.3%에 이르는 투심을 던지면서도 투심으로 타석 결과가 나왔을 때 피안타율은 0.167에 지나지 않았다. 올시즌 투심 피안타율 0.158의 압도적인 구종 가치를 LG전에서도 드러냈다.
최민석은 위기에 더 강해지는 ‘투쟁심’과 ‘뱃심’도 입증했다. 최민석은 올해 5경기 선발 등판에 3승무패 평균자책 1.82를 기록 중인데 실점 위기에 몰리면 결과가 더 좋아지는 습성을 보이고 있다. 올시즌 득점권 피안타율이 0.125(24타수 3안타)에 지나지 않는다. 이날 LG전 득점권에서는 1회 흔들린 여파로 7타수 2안타(0.286)를 기록했지만, 6회 1사 만루에서 투심을 연이어 던져 박동원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는 등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서울고 김동수 감독은 제자인 최민석을 두고 ‘게임돌이’이라고 부른 것으로 전해진다. 최민석이 경기 안에서 풀어가는 기지와 집중력이 고교 시절부터 뛰어나 붙은 별명이었다. 두산이 토요일 한낮에 벌어진 LG전 패전에서 건진 이름 하나는 ‘최민석’이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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