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뮤다 팬츠 입은 여자가 섹시하더라

하은정 기자 2026. 4. 26. 10:03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여름은 버뮤다 팬츠다. 편안함과 힙함, 그리고 절제된 섹시함이 공존하는 단 하나의 아이템이다.

[우먼센스] 버뮤다 팬츠는 여름 반바지의 기준을 바꿨다. 짧고 경쾌해야 한다는 기존 공식을 밀어내고, 무릎에 닿거나 그 아래로 내려오는 길이만으로 전혀 다른 인상을 만든다. 노출보다 실루엣으로 완성되는 반바지.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지만, 누구나 아름답게 소화할 수는 없는 아이템. 그래서 더 입고 싶은 옷이다.

@lovawiderberg 
@lilyrowland1 

최근 몇 시즌 동안 팬츠의 길이는 점점 길어졌고, 실루엣은 한층 여유로워졌다. 와이드 팬츠가 일상이 된 흐름 속에서 반바지도 그 연장선 위에 놓인다. 짧고 타이트한 쇼츠가 만들어내던 즉각적인 시원함 대신, 여유 있는 길이와 볼륨이 주는 안정감이 선택된다. 요즘 잇걸들이 선호하는 그 핏, 버뮤다 팬츠가 바로 그것이다.

문제는 이 옷이 자칫 지나치게 느슨해 보일 수 있다는 데 있다. 힘을 빼는 순간, 그대로 '대충 입은 옷'처럼 읽힌다. 애매한 길이와 넉넉한 실루엣은 비율을 흐트러뜨리고, 전체 인상을 둔하게 만들기 쉽다. 그래서 버뮤다 팬츠는 생각보다 까다로운 아이템이다.

@lovawiderberg 
@linda.sza
@lovawiderberg 

비율을 다루는 법

답은 스타일링에 있다. 접근을 단순하게 하면, 상의는 짧거나 슬림하게 정리하는 편이 안전하다. 크롭 톱이나 몸에 밀착되는 니트, 혹은 허리선이 드러나는 셔츠처럼 상체를 가볍게 만들어야 하의의 볼륨이 정리된다.

스타일링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풍성한 상의를 매치해 비율의 긴장을 의도적으로 살리는 방법도 있다. 상하의의 볼륨이 충돌하는 대신 균형을 이루는 순간, 버뮤다 팬츠는 훨씬 더 입체적인 아이템으로 변한다. 옷을 입는다는 건 결국 개인의 만족이다. 내가 즐거우면 그걸로 충분하다.

@yanvex 
 @pdm.clara

신발은 비율을 완성하는 마지막 장치다. 무릎 아래에서 시선이 끊기기 때문에 발끝의 선택이 중요해진다. 플립플롭이나 미니멀한 스트랩 샌들은 힘을 덜어내고, 로퍼나 발레 플랫은 도회적인 무드를 만든다. 스니커즈를 선택할 경우에는 양말의 길이까지 계산해야 한다. 힐을 신는다면 하의를 길게 끌어내리는 대신 다리 라인을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가장 무난한 선택은 역시 플립플롭이다. 사소해 보이지만 전체 인상을 좌우하는 요소다.

@sofiamcoelho 
@sofiamcoelho 

편안함을 통제하는 방식

그래서 버뮤다 팬츠는 멋쟁이들의 옷이 된다. 편해서 입는 것이 아니라, 그 편안함을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되는 아이템. 힘을 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많은 계산이 들어간 결과물이다. 쉽게 입을 수 있지만 쉽게 멋있어지지는 않는 옷. 그 미묘한 긴장감이 이 팬츠를 지금 가장 흥미로운 아이템으로 만든다.

올 시즌, 버뮤다 팬츠는 선택지가 아니라 기본값에 가까워질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부의 취향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훨씬 넓은 영역으로 확장됐다. 데님, 코튼, 리넨, 나일론까지 소재는 다양해졌고, 무드 역시 유연해졌다. 티셔츠 하나로는 현실적인 데일리가 되고, 민소매 톱과는 보다 선명한 이미지를 만든다. 여기에 자켓을 더하면 전혀 다른 결이 완성된다. 테일러드 구조 위에 짧은 길이가 얹히면서, 단정함과 가벼움이 동시에 작동한다. 노출이 아니라 균형으로 완성하는 반바지. 버뮤다 팬츠는 지금, 여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lovawiderberg 

하은정 기자 haha@ilyo.co.kr

Copyright © 우먼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