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리 반쪽으로 36전 전승한 앵무새…장애를 전략으로 바꾼 '행동적 유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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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 부리를 모두 잃은 앵무새가 남은 아래턱을 창처럼 휘두르며 무리의 최강자 자리를 차지했다.
뉴질랜드 캔터베리대 연구팀은 위쪽 부리를 잃은 케아 앵무새 수컷 '브루스(Bruce)'가 독특한 공격 행동으로 무리 내 최상위 개체로 자리 잡았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일반 케아 앵무새가 부리를 벌려 물어뜯는 방식으로 싸우는 것과 달리 브루스는 단검처럼 찌르는 방식으로 더 효율적인 공격을 구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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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 부리를 모두 잃은 앵무새가 남은 아래턱을 창처럼 휘두르며 무리의 최강자 자리를 차지했다. 신체적 한계를 독창적인 전략으로 극복한 동물의 적응 능력이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뉴질랜드 캔터베리대 연구팀은 위쪽 부리를 잃은 케아 앵무새 수컷 '브루스(Bruce)'가 독특한 공격 행동으로 무리 내 최상위 개체로 자리 잡았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브루스는 어린 시절 부상으로 위쪽 부리 전체를 잃었다. 날카롭게 드러난 아래쪽 부리를 창처럼 활용해 상대를 찌르는 방식으로 싸운다. 몸을 낮춘 뒤 달려들어 상대의 날개·다리·얼굴을 향해 아래턱을 들이밀어 공격하는 방식이다.

관찰 결과 브루스는 36차례 싸움에서 모두 승리했다. 상대 새들은 공격을 피하려 즉시 도망쳤다. 연구팀은 일반 케아 앵무새가 부리를 벌려 물어뜯는 방식으로 싸우는 것과 달리 브루스는 단검처럼 찌르는 방식으로 더 효율적인 공격을 구사했다고 설명했다.
브루스의 공격 방식은 사회적 지위에도 영향을 미쳤다. 먹이 장소와 휴식 공간을 독점하고 다른 수컷들로부터 깃털 손질을 받는 등 무리 내에서 명확한 우위를 차지했다.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 또한 무리 중 가장 낮았다.
연구팀은 브루스의 사례를 장애를 보완하기 위한 '행동적 유연성'의 예시로 제시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크리스티나 리엘 미국 프린스턴대 생태·진화생물학 부교수는 "동물이 장애를 보완하기 위해 유연하게 행동을 바꾼 흥미로운 사례"라며 "케아 앵무새의 높은 지능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케아 앵무새는 도구 사용과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브루스 역시 부리 대신 작은 돌로 깃털을 손질하는 도구 사용 능력을 보인 바 있다.
다만 연구팀은 보호시설에서 관찰한 브루스의 사례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브루스는 현재 뉴질랜드 윌로우뱅크 야생보호구역에서 살고 있으며 야생 상태였다면 부리 결손이 먹이 섭취 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알렉산더 그라브함 박사후연구원은 "많은 사람이 이번 연구를 계기로 장애 동물들에게 다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016/j.cub.2026.03.004
[조가현 기자,문혜원 인턴기자 gahyun@donga.com,m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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