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일메리의 라이언 고슬링처럼, 섹시한 너드미로 남자의 안경 쓰기
전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Project Hail Mary)’. 그 뜨거운 열풍 속에서 패션 러버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뜻밖에도 라이언 고슬링의 콧날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린 작은 직사각형 안경이었다.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한 인류를 구원할 과학자 라일랜드 그레이스의 지성을 상징하는 이 미니멀한 프레임은 공개와 동시에 인터넷상에서 ‘슬러티 리틀 글래시스(Slutty Little Glasses)’라는 도발적인 명칭으로 명명되었고, 이는 곧 2026년 남성 안경 스타일의 지형도를 바꿀 강력한 패션 모멘텀이 됐다.

미국 매체 피플(People)지는 최근 이 현상을 두고 전 세계 안경잡이와 너드들의 완벽한 승리라고 선언하며, 과거 결점을 가리거나 시력을 보정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던 작은 안경이 어떻게 하이 패션의 정점이 되었는지를 조명했다. 본래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미우미우나 프라다의 런웨이에서 볼 법한 이 ‘베요네타’ 스타일의 안경은 오랫동안 여성 패션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으나, 라이언 고슬링이라는 페르소나를 통해 남성들도 이 예민한 코드를 기꺼이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기 시작했다. 베요네타 스타일(Bayonetta Style)은 2000년대 초반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긱시크(Geek Chic)' 아이웨어 트렌드의 핵심이다. 비디오 게임 캐릭터 ‘베요네타’가 착용한 안경에서 유래되었으며 ‘오피스 사이렌(Office Siren: 관능적인 오피스 룩)’과 포엣코어(Poetcore: 지성미를 강조하는 예술가 룩) 룩의 필수 아이템이다.

‘슬러티 리틀 글래시스(Slutty Little Glasses)’는 사용자의 눈매와 표정을 가리는 대신 오히려 투명하게 드러내며 강조한다. 안경테가 만드는 예리한 직선은 광대뼈의 윤곽을 살리고, 렌즈 너머로 비치는 눈동자에 묘한 몰입감을 부여함으로써 마초적인 강인함 대신 정제된 취약함과 지적인 관능미를 선택한 현대 남성성의 변화를 상징한다.

2026년의 ‘슬러티 리틀 글래시스(Slutty Little Glasses) 트렌드는 단순히 크기를 줄이는 것을 넘어 90년대 미니멀리즘과 ‘포엣코어(Poetcore)’의 서정성을 결합하고 있다. 오랫동안 남성 안경 시장을 지배했던 묵직한 뿔테나 권위적인 에비에이터 스타일 대신, 차가운 지성을 상징하는 무광 실버 티타늄과 눈매를 선명하게 강조하는 가느다란 블랙 아세테이트가 트렌드의 중심이 되고 있다. 안경은 이제 얼굴을 숨기는 방패가 아니라 눈동자의 움직임과 표정의 변화를 극대화하는 돋보기이자, 얼굴의 골격을 재정의하는 건축학적 장치로 기능한다. 특히 테가 없는 무테나 윗부분만 강조된 반무테 디자인은 극도의 절제미를 구현하며 스타일 전체에 지적인 아우라를 완성한다.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에서 라이언 고슬링의 안경은 영국의 클래식 아이웨어 브랜드 ‘세이빌 로우 아이웨어(Saviel Row Eyewear)’의 빈티지 모델로 알려졌다.

스타일링 측면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뚜렷하게 감지된다. 안경을 코끝에 살짝 걸쳐 쓰는 ‘슬라우치(Slouch)’ 연출법이 이 트렌드의 핵심이다. 또한 영화 속에서 라이언 고슬링은 안경을 머리 위에 쓰거나 상의의 네크라인에 걸지 않고 한쪽 귀에 벗겨 질듯 걸어 놓는데, 이러한 라이언 고슬링식 안경 걸치기까지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바이럴의 물결을 일으켰다.

그렇게 완벽하게 차려입은 수트보다는 타이를 매지 않은 화이트 셔츠나 소매를 거칠게 걷어붙인 워크 셔츠와 매치된 이 작은 프레임은 착용자에게 나른하면서도 위협적인 지적 자신감을 부여한다. 라이언 고슬링이 ‘프로젝트 헤일메리’에서 보여준 작고 매력적인 안경은 너디(nerdy)하면서도 어수룩한 듯 지적인 스타일도 관능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피플’지에서 언급했듯, 안경은 더 이상 얼굴의 단점을 가리는 도구가 아니다. 남자의 얼굴 위에서 빛나는 지성이자, 가장 은밀하게 시선을 붙드는 매력 포인트가 된다. 이제 잠시 투박한 뿔테는 치우고 ‘슬러티 리틀 글래시스(Slutty Little Glasses)’를 무심하게 코 끝에 걸쳐보자. 그 작은 프레임 속에 드러나는 눈과 약간의 너디(nerdy)한 애티튜드가 오히려 무심한듯 시크한 지적인 스타일을 완성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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