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가 아니라 부자들의 무대?”…천정부지 월드컵 티켓값에 팬들 분노

김세훈 기자 2026. 4. 26.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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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한달 반 앞으로 다가왔지만, 축구팬들의 기대감보다 불만이 먼저 커지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추가 티켓 판매를 다시 시작했지만, 지나치게 오른 가격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FIFA는 최근 ‘막판 판매 단계(last-minute sales phase)’를 열고 104경기 전체 티켓을 선착순으로 다시 풀었다. 당초 4차 판매가 사실상 마지막이라고 안내했던 것과 달리, 또 한 번 물량을 내놓으면서 시장 분위기를 다시 흔들었다. FIFA는 “대회 종료까지 추가 티켓 공개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가격이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 결승전 최고가 티켓은 1만990달러(약 1623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첫 판매 당시 최고가였던 8680달러보다 더 올랐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 최고가(1604달러)와 비교하면 약 7배 수준이다.

팬들의 반발은 단순히 “비싸다”는 수준이 아니다. FIFA가 이번 대회부터 사실상 ‘다이내믹 프라이싱(수요 기반 변동 가격제)’ 구조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수요가 높으면 가격이 실시간으로 올라가는 방식이라서 인기가 높은 티켓 가격은 더 뛸 가능성이 크다. 표면적으로 FIFA는 이를 “변동 가격제(variable pricing)”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다르다. 인기 경기일수록 가격이 계속 오르고, 늦게 구매할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스포츠 경제 전문가 사이먼 채드윅 교수는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FIFA는 미국 스포츠 산업의 수익 모델을 그대로 월드컵에 적용하고 있다”며 “이는 수익 극대화를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대회가 유독 비싼 이유는 개최 구조에도 있다. 전체 104경기 중 78경기가 미국에서 열린다. 미국은 세계 스포츠 시장 가운데 프리미엄 소비가 가장 활발한 시장 중 하나다. FIFA 입장에서는 가장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다.

결국 월드컵의 상업화가 본격적으로 강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제는 티켓값만이 아니다. 경기장 이동 비용도 급등했다. 일부 개최 도시에서는 월드컵 기간 교통비가 평소보다 4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뉴저지에서는 경기장 이동 왕복 교통비가 150달러까지 책정됐다.

팬들의 부담은 티켓+교통+숙박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일부 팬들은 “월드컵 한 경기 보는 비용이면 유럽 왕복 항공권에 프리미어리그 경기 관람까지 가능하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FIFA가 추가 판매를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공식적으로는 “마지막 판매 단계 운영”이지만,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판매 속도가 느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파라과이 개막전 성격의 일부 주요 경기조차 판매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보도도 나왔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높은 가격 논란에 대해 “월드컵은 FIFA의 4년 수익 구조를 책임지는 유일한 대회”라며 방어하고 있다. FIFA는 비영리 단체이며, 대회 수익이 전 세계 211개 회원국 축구 발전에 사용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은 다르다. 월드컵은 원래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축구 축제였다. 그러나 2026년 월드컵은 점점 ‘누구나 갈 수 있는 대회’가 아니라 ‘돈이 있어야 갈 수 있는 대회’로 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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