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병에 3천원 차익…식용유 사러 국경 넘는 이란인들

김연숙 2026. 4. 2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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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보다 식용유가 돈 된다"…튀르키예 접경지서 '생계형 거래'
IMF 전망 이란 물가상승률 69%…1980년 이후 최고치
지난 4일(현지시간) 카피코이 검문소를 통해 이란에서 튀르키예로 넘어오는 여행객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이란의 서부 국경 지대인 튀르키예 카피코이 검문소. 이곳은 요즘 커다란 식용유 통을 든 이란인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전엔 담배나 소형 전자제품이 주요 거래 품목이었지만, 최근엔 올리브유, 해바라기유, 옥수수유 등 식용유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과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생필품난에 허덕이는 이란 국민들이 직접 국경을 넘어 식용유 조달에 나서고 있다.

국경을 오가던 이란 상인들에게 전쟁과 경제 위기는 뜻밖의 호재가 됐다.

국내 생필품 가격이 폭등하면서 국경에서 식용유를 사다 국내에서 팔면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어서다.

튀르키예 접경지에서 5리터(L) 들이 식용유 한 병 가격은 약 10달러(약 1만5천원). 이를 이란으로 가져가 팔면 2달러(약 3천원)가량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월 108달러(약 16만원) 수준인 이란 내 최저임금을 고려하면, 식용유 몇 병을 팔아 얻는 수익도 적지 않은 돈이다.

튀르키예 국경에서 NYT 기자와 만난 이란인 마리암씨는 식용유 네 병을 사서 고향에서 팔 계획이라며, 담배보다 식용유 수익이 더 높다고 말했다.

25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타지리시 바자르 [EPA=연합뉴스]

이 같은 현상은 이란의 경제난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란 경제는 국제 제재와 최근 미·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정부가 제재에 따른 재정난을 이유로 지난 1월 필수품 수입 보조금을 폐지하면서 식용유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올해 이란의 물가상승률은 68.9%에 이른다. 198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급격한 물가 상승과 화폐 가치 하락으로 서민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테헤란의 한 시민은 NYT에 예전엔 500만리알로 닭 5∼6마리를 샀지만, 최근엔 2천200만 리알을 주고도 3마리밖에 사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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