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가 바뀌면 전쟁도 바뀐다"… 한중일 500년 운명을 가른 지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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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는 왜 수세기 동안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이 충돌하는 화약고가 되었을까.
'지도와 전쟁으로 다시 읽는 한중일 세계사'는 임진왜란부터 신냉전까지 500년 한·중·일 분쟁사를 지정학과 지경학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국공내전, 한국전쟁이 따로 떨어진 사건이 아니라 광대한 대륙과 해양, 제국과 냉전이 겹친 다중스케일의 연쇄 충돌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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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지도와 전쟁으로 다시 읽는 한중일 세계사'는 현대 동아시아 질서의 원형을 임진왜란에서 찾는다. 명나라 중심의 '천하' 질서에 균열이 생기고,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이 맞부딪히는 지정학적 요충지로 한반도가 자리매김한 결정적 계기라는 것.](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6/NEWS1/20260426060749065pbbm.jpg)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한반도는 왜 수세기 동안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이 충돌하는 화약고가 되었을까. '지도와 전쟁으로 다시 읽는 한중일 세계사'는 임진왜란부터 신냉전까지 500년 한·중·일 분쟁사를 지정학과 지경학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저자는 현대 동아시아 질서의 원형을 임진왜란에서 찾는다. 명나라 중심의 '천하' 질서에 균열이 생기고,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이 맞부딪히는 지정학적 요충지로 한반도가 자리매김한 결정적 계기라는 것.
이 출발점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야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에스파냐발 은의 유입과 세계 해상무역 네트워크의 확장 속에서 명나라·조선·일본의 삼각 구도가 흔들렸고, 그 균열이 전쟁으로 폭발했다는 해석이 책의 첫 축이다.
이어 17세기에는 기후변화와 소빙기가 동아시아 대륙의 경계를 다시 그린다. 명나라의 쇠락과 청나라의 부상, 조선의 소중화 사상, 일본의 선택적 개방과 데지마 같은 완충 공간이 각기 다른 방향의 질서를 만들었다고 본다.
19세기로 넘어가면 지리적 입지가 근대화의 명암을 갈라놓는다. 아편전쟁과 '해국도지'가 연 세계관의 전환, 쇄국과 개항의 줄타기, 섬나라 일본의 산업화와 한반도의 불평등조약은 모두 지도 위의 조건과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20세기는 분열과 팽창의 악순환으로 읽힌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국공내전, 한국전쟁이 따로 떨어진 사건이 아니라 광대한 대륙과 해양, 제국과 냉전이 겹친 다중스케일의 연쇄 충돌로 펼쳐진다.
책은 탈냉전 이후의 공생도 함께 다룬다. 한중일이 수직분업 경제 공동체를 이루는 동안에도 타이완해협과 독도, 센카쿠열도 같은 영토 분쟁은 계속됐고,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미국·중국 패권 경쟁은 동북아의 긴장을 다시 끌어올렸다고 짚는다.
책의 장점은 사건을 말로만 풀지 않는 데 있다. 청나라 조약항 개항 순서, 러시아 제2태평양함대 이동 경로, 1920년대 중국 군벌 분포도 같은 지도 자료를 곁들여 전쟁과 교역, 자원과 군비가 어떤 공간 위에서 얽혔는지 한눈에 보여준다.
△ 지도와 전쟁으로 다시 읽는 한중일 세계사/ 이동민 지음/ 갈매나무/ 280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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