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의 침몰…한국 축구, 인도네시아에 지고 올림픽 본선 무산 [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24년 4월 26일 한국 축구가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1984 LA(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40년간 단 한 차례도 본선 무대를 놓치지 않았던 한국 축구였기에, 본선 진출 실패는 뼈아픈 충격으로 남았다.

23살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의 토너먼트 첫 상대는 인도네시아였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의 대결로 올림픽 본선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서 '한국인 사령탑' 간 외나무다리 승부가 펼쳐졌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건 한국이었지만 실제 경기 내용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승리였다. 한국은 시작부터 인도네시아에 크게 밀렸다. 전반전 점유율의 경우 한국 48%, 인도네시아 52%로 한국이 뒤졌고, 슈팅 수도 한국이 1개, 인도네시아가 7개를 기록했다. 유효슈팅 수도 0개 대 3개였다.
전반 9분 이강희의 중거리 슛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한국 공격수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것으로 확인돼 득점이 취소됐다. 이후 전반 15분 라파엘 스트라위크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45분 한국은 상대 자책골로 1대 1 동점을 만들었지만 전반 추가시간 수비진 실책으로 다시 인도네시아에 한 골을 내줬다.
2대 1로 시작한 후반전에서는 한국이 수적 열세에 처했다. 한국의 핵심 공격수 이영준이 상대 수비수와 공 다툼을 벌이다 수비수 발목을 밟으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처음엔 경고를 줬던 주심은 비디오 리뷰를 통해 상황을 한참 확인한 뒤 레드카드를 꺼냈다. 다행히 후반 39분 정상빈의 오른발에서 동점골이 터졌다. 그러나 이후 후반 추가시간에 황선홍 감독이 항의를 하다 레드카드를 받는 겹악재가 찾아왔다.
결국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2대 2 무승부에 그쳤고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끝에 10대 11로 한국이 졌다. U-23 대표팀 간 대결에서 한국이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승리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종전까지는 5전 전승을 기록 중이었다.

축구팬들은 분노했다. 인도네시아와의 경기 결과를 알린 대한축구협회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2시간여 만에 1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팬들은 "이게 맞아? 올림픽 탈락이라니", "한국 축구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 "선배들이 9회 연속 올림픽 진출했었는데 이렇게 망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국의 주축으로 꼽혔던 배준호, 양현준, 김지수 등 유럽파 핵심 선수들이 소속팀 반대로 차출이 무산된 것에 대해서도 "친선 경기에는 해외파 불러놓고 정작 올림픽 진출이 걸린 경기에 차출을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경기 다음 날 황 감독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 앞에 섰다. 황 감독은 '실패 원인'에 대해 "2년 전부터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이 시스템대로는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모두가 노력해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모든 걸 여기서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독일 출신의 위르겐 클리스만 감독은 2024년 2월 경질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초호화 멤버를 이끌고도 AFC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했다. 한국은 한 수 아래로 평가받은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0대 2로 충격패했으며 64년 만의 우승 기회는 물거품이 됐다.
대회가 끝난 후 준결승 전날 손흥민과 이강인이 물리적으로 충돌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준결승전을 하루 앞둔 저녁 탁구를 치려던 이강인 측과 이를 제지하던 주장 손흥민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는 이른바 '탁구 게이트'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 탈구 부상을 입었고 '하극상' 논란으로 번지며 선수단 관리에 실패한 클린스만 감독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결국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 "대표팀 경쟁력을 끌어내는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우리가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에게 기대하는 지도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논의와 의견을 종합한 결과 클린스만 감독은 지도자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의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어서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의 결론은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었다. 인도네시아와의 8강전이 펼쳐지기 약 두 달 전인 2024년 2월 27일,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은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3차 전력강화위원회를 마친 뒤 황 감독을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만약 지금 정식 감독을 뽑기로 했는데 국민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을 수 없고,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면 방향을 바꾸는 게 맞다(는 의견이 나왔다)"면서 협회 소속 감독이 후보로 떠올랐고, 1순위 제안을 받은 황 감독이 하루 간의 고민 끝에 수락했다.
이로써 황 감독은 2024년 3월 21일과 26일에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을 준비하게 됐다. 그러자 파리 올림픽 최종 예선을 앞두고 감독을 겸직하게 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시 정 위원장은 "올림픽 대표팀은 기존 코칭 스태프로 3월 소집 기간을 보낼 예정이고 황 감독은 별도의 코칭 스태프를 꾸려 A 대표팀과 함께 한다"며 "황 감독은 3월 2연전을 마친 뒤 올림픽 대표팀에 매진할 것"이라고 감독 겸임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올림픽 본선 티켓을 놓치며 한국 축구는 40년 만에 최대 굴욕을 맞봤다.
윤혜주 기자 heyjud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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