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인사이드] 표절·규제전쟁… 로펌들 ‘게임팀’ 키운다

대형 로펌들이 지식재산권(IP)과 규제 대응 역량을 앞세워 게임 산업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게임 표절 논란이 잇따르며 소송 수요가 늘어난 데다, 게임산업진흥법 전면 개정 움직임까지 맞물리면서 게임 분야가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최근 1년간 주요 로펌들이 영입한 게임 관련 전문가만 10명에 달한다. 별도 센터를 꾸리거나 전담팀을 확대하는 곳도 잇따르고 있다.
◇정책 변화 읽어야… 관료·협회 출신 영입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로펌들의 게임 인재 영입은 크게 두 갈래다. 정부 부처·유관기관 출신 정책 전문가와 저작권·특허·해외 투자 등에 밝은 실무형 변호사들이다. 게임 산업이 콘텐츠 산업인 동시에 규제 산업이라는 점에서, 정책 변화와 분쟁 대응을 함께 읽을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해 5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을 지낸 허성욱 고문을 영입했다. 태평양 ‘게임&비즈팀’은 판사 출신으로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강태욱 변호사가 이끌고 있다.
세종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출신 오영우 고문을 영입했다. 오 고문은 문체부에서 저작권정책관 등을 지냈다. 세종 게임팀은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인 강신욱 대표변호사가 맡고 있다.
율촌은 지난해 4월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 출신 최승우 수석전문위원을 영입했다. 최 위원은 현재 한국게임정책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특허사무소 변리사 경력이 있는 황정훈 변호사가 공동 팀장으로 활동 중이다.
화우는 2024년 2월 국내 로펌 중 처음으로 ‘게임센터’를 출범시켰다. 이후 한국국제조세협회 이사인 류성현 변호사와 외국인 투자와 인수·합병(M&A) 업무를 담당할 채연정 변호사, 임석진 외국변호사를 영입했다. 플랫폼법정책학회 부회장과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 이사를 맡고 있는 김종일 수석전문위원이 센터장을 맡고 있다.
지평의 게임·e스포츠팀은 지난 3월 한국정보법학회 총무이사인 송도영 변호사를 영입했다. 개인정보보호법학회와 한국지적재산권변호사협회(KIPLA) 부회장인 최정규 변호사가 팀장을 맡고 있다.
대륙아주 엔터테인먼트팀은 산업재산권 법제자문위원회 위원인 박지환 변호사와 함께 민현아·이석영 변호사를 이달 영입했다. 특허법원 판사 출신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지식재산권 전담부 판사 등으로 일한 최종선 변호사가 팀장을 맡고 있다.
수년째 게임 관련 전담 팀을 유지하고 있는 곳도 있다. 김앤장의 게임·리조트·엔터테인먼트(GRE) 그룹은 은현호 변호사를 중심으로 김원, 나덕중 변호사로 구성돼 있다.
광장의 게임팀에는 곽재우 변호사가 팀장을 맡고 김태주, 김종욱 변호사가 근무하고 있다. 곽 변호사는 학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고, 지적재산권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바른의 게임·엔터테인먼트팀은 김태형 변호사가 팀장으로 있다. 김 변호사는 대전지방법원과 수원지방법원 지식재산 전담부 소속 판사로 일한 경험이 있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이 있는 박상오 변호사와 조은주 변호사 등도 소속돼 있다.
◇IP 분쟁부터 입법 대응까지… 전담팀 업무 활발
로펌들이 게임 산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분쟁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어서다. 최근 법원에서는 저작권법뿐 아니라 부정경쟁방지법을 적용해 게임 표절 책임을 묻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게임은 캐릭터·배경음악·시스템·과금 구조 등 요소가 복합적으로 결합돼 있어, 단순 저작권 침해만으로는 책임을 가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 사례가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간 소송이다. 넥슨은 2021년 자사의 미공개 프로젝트 자료가 유출돼 ‘다크앤다커’ 개발에 활용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에 57억64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엔씨소프트와 웹젠 등 주요 게임사들 사이에서도 IP 관련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입법 수요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국회에서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이 발의됐다. 온라인 게임과 아케이드 게임 규제를 분리하고, 온라인 게임 경품 규제를 폐지하는 한편 불법 사설 서버·핵 프로그램 유통 금지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업계에선 향후 확률형 아이템, 해외 진출 규제, 개인정보 보호 등 추가 제도 변화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과거 게임 사건은 단순 저작권 분쟁이 많았지만 이제는 영업비밀, 공정거래, 해외 투자, 개인정보, 형사 이슈까지 함께 얽힌 종합 사건이 됐다”며 “게임사가 커질수록 이를 상대하는 로펌 시장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급매 대신 ‘1000만원 월세’… 서초구 고가 임대 급증
- ’20온스 스테이크' 인기는 옛말… 비만약이 뒤흔드는 美 외식업계
- 탑차에 ‘밀실 수조’ 만들어 러 대게·킹크랩 밀수한 일당… 추징금 364억
- ‘기본급 인상’ 넘어 첫 ‘영업익 30% 배분’ 요구… 조선업계로 번진 삼성발 성과급 논쟁
- AI 공급망서 자리 굳힌 삼성전기·LG이노텍… “MLCC·기판·로봇 부품 동시 점화”
- 1020·외국인 홀린 ‘패션계 다이소’… 동대문서 시작한 뉴뉴 매출 40% 껑충
- 해외는 규제 강화하는데… 국내에선 커지는 고카페인 음료 시장
- “계약금 0원”까지 등장… 서울은 청약 과열, 지방은 미분양 전쟁
- “火가 많아, 하닉 추매 참아”… 차트 대신 사주 파헤치는 개미들
- 상장 추진 ‘마르디’ 피스피스스튜디오…2대 주주는 CEO 초등학생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