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확실하게 밀어준다는 ‘D·A·S·H’…돈 몰리는 스타트업 어딘가 보니

이호준 기자(lee.hojoon@mk.co.kr) 2026. 4. 2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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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AI·반도체·헬스케어 육성
AI·반도체 유니콘 육성하는
‘K-엔비디아’ 프로젝트 가동
본에이아이·리벨리온·아크 등
벤처캐피털 통큰 투자 이어져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사진제공=리벨리온]
정부가 국가 경제를 이끌어 갈 미래 핵심 산업으로 방산(Defense), 인공지능(AI), 반도체(Semiconductor), 헬스케어(Healthcare) 등 이른바 ‘D.A.S.H’를 낙점하고 육성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를 경제 대도약 원년으로 삼은 만큼 산업마다 차세대 주자를 길러내기 위한 자금 공급과 정책 역량이 집중되면서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각 정부 부처가 미래 산업을 이끌 스타트업에 대한 ‘마중물 붓기’가 한창이다. 기존 성장 모델의 한계를 IT·플랫폼 등 신산업을 키워 새로운 동력을 확보했던 경험을 토대로, 혁신 기업 지원을 중심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매김한 AI와 그 기반인 반도체는 정부에서 가장 공들이는 분야로, 지원 규모도 파격적이다.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금융위원회는 향후 5년간 AI·반도체 분야에 총 50조 원을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에만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10조 원을 우선 공급하며, AI 반도체 유니콘 기업을 키우는 ‘K-엔비디아 육성’ 프로젝트도 가동한다.

AI·반도체 못지않게 최근 주목받는 분야는 방산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방산은 산업 특성상 인증이나 보안 등 높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스타트업에는 사실상 ‘민간인 출입 금지구역’이나 다름 없었지만, 잇따른 전쟁에서 첨단 기술이 접목된 장비들이 활약하자, 정부도 빗장을 풀었다”고 했다.

실제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방위사업청은 ‘방산 스타트업 육성방안’을 추진, 2030년까지 방산 스타트업 100개사와 벤처천억기업 30개사를 키우기로 했다. 육·해·공군과의 협업 및 실증시험 지원을 연계한 ‘방산 스타트업 챌린지’로 민간 참여 문턱도 낮췄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글로벌’과 손을 맞잡았다.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3월 글로벌 제약사 ‘로슈’, ‘릴리’ 등과 협약을 체결했으며, 5년간 각각 7100억 원, 6500억 원 규모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 이를 통해 국내 헬스케어·바이오 스타트업을 육성과 함께 연구개발(R&D), 임상 시험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 지형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차기 플레이어에 자연스레 투자금도 유입되고 있다. 정부의 관심을 등에 업은 만큼 이례적인 규모의 뭉칫돈이 몰리는 추세다.

시드 라운드에만 47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한 방산테크 기업 본에이아이가 대표적이다. 본에이아이는 지난해 11월 미국 벤처캐피털(VC) 써드프라임 주도로 1200만 달러(약 170억원)를 조달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글로벌 VC 오라글로벌과 국내 DS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2000만 달러(약 300억 원) 규모 투자를 추가 유치했다.

투자자들은 본에이아이의 기술력에 주목했다. 로보틱스 하드웨어 생산부터 인공지능 두뇌(AI Brain), 지휘통제(C2) 운영 프로그램까지 통합 제공이 가능하며, 이를 기반으로 창업 첫 해부터 공공 프로젝트 수주로 30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모빌리티용 시스템 반도체(SoC) 설계 스타트업 보스반도체도 870억 원 규모 금액을 끌어모으며 비슷한 상황을 연출했다. 보스반도체는 자율주행 및 차내 인포테인먼트를 위한 AI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 중으로 중국 시장 공략이 목표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아크도 2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확정했다. 자체 개발한 AI 기반 의료 스크리닝 솔루션으로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조기 감지할 수 있으며, 현재 전국 700곳 이상의 병·의원에 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스타트업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 리벨리온은 ‘국민성장펀드 직접투자 1호’ 기업으로 선정돼 K-엔비디아 육성을 목표로 6000억 원 규모 금융 지원을 받는다.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도 SK네트웍스로부터 500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이러한 산업 구조 재편은 국민 인식까지 뒷받침되면서 점차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본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끌 가장 중요한 산업 분야로 AI(31.3%, 1위), 반도체(26.3%, 2위), 방산·우주항공(14.5%, 3위), 바이오·헬스케어(6.2%, 5위) 순으로 상위권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K자형 성장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 전략 산업 위주의 스타트업 육성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지원 사다리를 잘 딛고 기술 사업화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 곳이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 축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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