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당 농장 점검했다더니…정부 "체불 몰랐다" 외면
[앵커]
캄보디아 출신의 이주 노동자가 임금이 체불됐다며 우리 정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단 소식, 3년 전에 보도해 드렸습니다. 정부가 한사코 점검 책임을 부인하며 재판은 길어졌고, 이주 노동자의 고통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15년 한국에 온 캄보디아 여성 아리 씨.
정부가 배정한 농장에서 5년 가까이 일했지만, 받지 못한 임금만 7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시민단체에 도움을 청하자, 농장주는 숙소인 기숙사 문을 망치로 부수고 근무 노트도 불태웠습니다.
결국 2023년 농장주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나섰고, 당시 심경을 이렇게 털어놨습니다.
[아리(가명)/2023년 5월 : 정말 지치고 힘들어요.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오래 머물면서 (시간이) 지체되는 걸 원치 않아요.]
하지만 정부는 책임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월 법원에 낸 서면에서 "본인의 임금체불 진정이나 사업장 변경 신청 이력이 없고 본인도 체불이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송이 3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아리 씨는 캄보디아로 돌아가지 못하고 비자를 연장해가며 한국에 남아 있습니다.
[최정규/변호사 : 그 비자를 갖고는 합법적으로 일할 수가 없어요. 사실 생계도 굉장히 어려움에 처해있는 상황이죠.]
노동부의 해명도 달라졌습니다.
소송 직후에는 "해당 농장을 점검한 적 없다"고 했지만, 지난해 9월 '사업장 지도점검 누락 시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입장을 바꿨습니다.
"전산 자료가 누락됐을 뿐, 2017년 점검을 했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당시 점검에서 임금체불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정규/변호사 : 지도 점검이라는 건 취약한 지위에 있고 공책까지 불태울 정도의 갑을관계에서 점검하겠다는 건데 노동자 탓을 한다는 게…]
하지만 해당 농장은 이미 과거에도 임금체불로 적발된 이력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개인 농장은 현금 지급이 많고 임금 대장이 없어 파악이 어렵다"고만 했습니다.
이주노동자가 국가의 관리 책임을 묻는 첫 손해배상 소송, 1심 선고는 다음 달 8일입니다.
[영상편집 류효정 영상디자인 조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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