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장특공제’ 두고 연일 공방···시민들 셈법은 ‘복잡’

최동훈 기자 2026. 4. 2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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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억원 이상 1주택자 대상 양도세 차등 감면
정부, 감면 규모 축소 시사···야권 “제도 악마화” 성토
시민들, 제도 개편 옹호·반대 입장 엇갈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부동산 매물 정보를 알리는 전단지가 붙어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정부가 부동산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의 축소를 추진한 후 이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취한 여야가 얽혀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시민들은 장특공제 개편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부동산 관리에 대한 셈법이 복잡해진 모양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12억원을 초과한 가격의 주택 1곳을 보유한 자를 대상으로 거주, 보유 기간에 따라 양도세를 차등 감면하는 제도다. 12억원을 '고가 주택'의 기준으로 삼고, 이를 웃도는 가격의 주택에 적용되는 감세 혜택을 줄이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해당 주택의 보유자는 이를 매도할 때 보유, 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최고 40%씩 80%의 양도세를 감면할 수 있다. 12억원 미만 부동산엔 양도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의 현장에서 비거주 주택을 장기보유했단 이유로 감세해주는 장특공제를 지적한 후 제도 개편을 줄곧 시사했다. 살지 않는 집을 오래 보유하는 목적을 투기나 투자로 보고, 이에 감세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단 관점에서다.

이 대통령은 전날엔 소셜미디어 엑스(X)에 "살지도 않으면서 투자용으로 사 오래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더구나 고가 주택에 양도세를 깎아주는 것은 주거 보호 정책이 아니라 주택투기 권장 정책"이라고 기재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에선, 정부가 시민의 주택 보유와 장특공제를 왜곡된 시선을 바라보고 있단 지적을 쏟아냈다. 정부의 장특공제 개편안이 시장 논리를 무시하는 처사고, 세금을 과도하게 부과하려 한다고 성토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전날 이 대통령 게시물에 대한 논평을 통해 "평생을 모아 집 한 채 마련하고 장기간 보유해 온 대다수 국민까지 투기꾼으로 낙인찍는 접근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살지도 않으면서 투자용으로 보유했다는 극단적 사례를 일반화해 제도를 공격하는 것은 장특공을 악마화하는 전형적인 갈라치기 선동"이라고 밝혔다.

◇ 누리꾼들 "고가주택 투기 세제혜택 줄여야" vs "거주 이전 침해"

장특공제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들은 실제 장특공제가 개편된 후 부동산 관리 계획을 두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장특공제가 축소, 폐지되기 전 주택을 매도해 제도 혜택을 최대한 누리거나, 동등한 가격의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끼리 서로 매매해 혜택을 얻는 방안 등이 언급되는 상황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부의 장특공제 개편을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다. 근로소득에 소득세를 매기듯, 가치가 오른 부동산에 적정한 수준으로 과세해야 한단 취지다.

한 누리꾼은 "장특공제는 의식주 중 하나로서 필수재란 이유로 (부동산에) 도입된 것"이라며 "부동산이 이젠 투자나 투기 수단이 된 만큼 이제라도 장특공제를 고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아파트 사면 수십억원 차익이 남으니 투기 했던 건 사실 아니냐"라며 "장특공제를 축소하면 (부동산에 대한) 투기 수요가 줄어 집값이 떨어지고 양도세도 그만큼 떨어지기 마련이고 실거주자들은 안 팔면 그만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주택 보유자들 중에선 학군, 직장 위치 등 사유로 인해 보유 주택 대신 다른 곳에서 거주하고 있는 실정을 정부가 고려하지 않는단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주택 보유자가 양도세 부담 때문에 이사 가길 꺼려할 것이고, 이는 거주 이전의 자유를 제한받는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이번 장특공제 개편을 계기로 먼 미래엔 장특공제의 대상이 아닌 주택 보유자들의 세금 부담도 커지는 쪽으로 제도가 변경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장특공제 개편 직전 매물이 일시적으로 증가해 시세가 하락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만 내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고 장특공제 세제 혜택까지 축소되면 오히려 매물이 잠겨 실거주 수요가 충족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관해 보유세 개편은 검토하지 않는단 입장을 취한 가운데,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실정이다.

한 누리꾼은 "부동산 시세는 안 파는 다수가 아닌 소수의 매매자들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며 "급한 사정 있는 일부라도 매도한다면 매물이 일시적으로 늘긴 하겠고 그에 따라 시세가 내려가겠지만 투자 가치를 따져본 보유자들은 비슷한 수준의 주택을 바로 사기보다 일정 기간 관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이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한 취재진 질의에 "1가구 1주택이라도 비거주 투자 목적과 거주 목적은 구분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원칙적인 차원"이라며 "최대한 1가구 1주택을 지키고 나머지 공급을 많이 이루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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