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분당 재건축, ‘주민 자율형’으로 전면 전환
신상진 시장, 비대위 요구 수용⋯“순번 경쟁 차단”
지자체 자율성 제약 법 구조 비판· 권한 이양 촉구
제도 개선, 미래형 도시 재편 위해 행정력 총동원

분당 신도시의 해묵은 숙제였던 재건축 사업이 '관 주도의 통제'에서 '민간 주도의 자율' 방식으로 대전환을 맞이한다.
성남시는 단지 간의 소모적인 점수 경쟁을 부추기던 기존의 규제 틀을 깨고, 주민들의 자율권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정비사업 제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25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시는 이날 시청에서 열린 '분당 물량제한해제 비상대책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주민들이 제안한 성명서 내용을 조건 없이 모두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그동안 특정 단지만 선별적으로 지정되면서 발생했던 형평성 논란과 주민 간의 극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신상진 시장의 결단으로 풀이된다.
비대위 측은 그간 구역 지정 과정에서의 물량 제한과 상대평가 방식이 주민들을 무한 경쟁으로 내몰아 도시 전체의 조화로운 발전을 저해한다고 지적해 왔다.
특정 구역만 순차적으로 개발할 경우 인프라 구축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이주 수요 관리에도 어려움이 따른다는 논리다.
시는 이러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분당 전체를 하나의 유기적인 생태계로 관리하는 통합 정비 방식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분당 재건축은 세 가지 혁신적인 변화를 맞게 된다. 우선 구역 지정 단계에서 행정적으로 설정했던 물량 한도가 사라진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평가 방식의 변화다.
단지별 순위를 매기던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일정 요건을 갖추면 사업을 승인하는 절대평가를 도입해 심의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한편 성남시는 이번 제도 개선을 추진하며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를 향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대도시 시장의 고유 권한이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의해 오히려 제한받는 것은 실무 행정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지방분권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입장이다.
시는 광역 교통 대책이나 대규모 이주단지 조성 등 현장 중심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의 자율권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토교통부와 경기도에 법적 구조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분당을 단순한 주거 단지의 집합체가 아닌 미래형 도시 구조로 탈바꿈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담회에 참석한 주민 대표단 역시 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환영하며, 이번 약속이 신속한 행정 집행으로 이어져 분당 신도시의 재도약이 앞당겨지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성남=김규식 기자 kg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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