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m 고대 문어, 척추동물 으깨 먹어…최상위 포식자였다

손고운 기자 2026. 4. 25. 16: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설 속 '크라켄'과 닮은, 약 19미터에 달하는 문어가 백악기에 해양 먹이사슬 최상위를 차지하며 '바다의 지배자'로 군림했을 거란 화석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바 야스히로 교수는 "전체 길이가 거의 20미터에 달했다는 건 같은 시대의 대형 해양 파충류보다 컸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초기 문어가 백악기 해양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던 거대한 포식자였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거대 문어 상상도(AI로 비율 조정). 홋카이도대 누리집 갈무리

전설 속 ‘크라켄’과 닮은, 약 19미터에 달하는 문어가 백악기에 해양 먹이사슬 최상위를 차지하며 ‘바다의 지배자’로 군림했을 거란 화석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홋카이도대 지구·행성과학 부문 연구원 이케가미 신 박사와 이바 야스히로 부교수 등은 23일 이같은 두족류 연체동물에 대한 논문을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일본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섬에서 발견된 백악기 후기 지층(약 1억 년 전∼7천2백만 년 전) 문어 화석 27점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화석들은 크게 2개 종으로 나뉘었는데 한 종은 길이가 3∼8m로 추산됐고, 또 다른 종은 길이가 짧게는 7m, 길게는 19m인 것으로 추산됐다. 이바 야스히로 교수는 “전체 길이가 거의 20미터에 달했다는 건 같은 시대의 대형 해양 파충류보다 컸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초기 문어가 백악기 해양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던 거대한 포식자였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화석에선 턱으로 반복적으로 딱딱한 물질을 씹어 생긴 긁힘과 마모의 흔적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이바 야스히로 교수는 “가장 놀라운 발견은 턱뼈의 마모 정도”라며 “화석 턱뼈에는 광범위한 깨짐, 긁힘, 균열, 마모 흔적이 있었는데, 이는 모두 강하게 물어뜯는 힘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잘 자란 개체의 경우, 턱 전체 길이 대비 턱끝 부분의 최대 10%가 마모되됐는데, 이는 단단한 껍데기를 가진 먹이를 먹는 현대 두족류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큰 수치”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 결과는 거대 문어가 단단한 뼈와 껍질을 가진 해양 파충류나 암모나이트 등을 부리로 으깨어 먹는 육식동물이었음을 시사한다.

사이언스 누리집에 게재된 논문 갈무리

그간 문어는 몸이 부드러워 화석화가 잘 되지 않아 뼈나 껍데기를 남기는 동물에 비해 진화 역사를 추적하기가 특히 어려웠다.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은 고대 해양 생태계가 척추동물 포식자에 의해 지배되었고, 무척추동물은 먹이 사슬의 하위 단계에 위치했다고 여겨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초기 문어가 예상치 못한 예외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논문 저자들은 이번 연구에서 ‘디지털 채굴’이란 첨단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기 후기 지층의 암석 시료를 망치나 드릴로 파내 부리 화석을 꺼내는 것이 아니라, 정밀 기계를 이용해 사람 머리카락보다 얇은 층으로 암석을 발라내고, 각 층의 디지털 사진을 찍는 방식이다. 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이용해 암석 시료에 둘러싸여 있어 밖에서는 보이지 않게 숨겨져 있던 화석을 파악하고 정밀한 3차원 모델을 만드는 방식으로,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수준으로 화석을 분석할 수 있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