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유튜브 대신 보수 언론 보면 부정선거 음모론 덜 믿는다

박재령 기자 2026. 4. 25. 16: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구대상 언론] "기성 언론 이용은 매체의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부정적 효과를 발생시키지 않았다"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유튜버 전한길(본명 전유관)씨가 2026년 4월1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3줄 요약

- 부정선거 음모론을 믿는 사람일수록 상대 진영에 대한 반감이 크다.

- 부정선거 음모론을 사실로 믿게 만드는 핵심 요인은 보수 성향 정치 유튜브다.

-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기성 언론 이용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부정적 효과를 준다.

보수 성향 정치 유튜브가 부정선거 음모론 확산의 주요 창구라는 것이 연구결과로 확인됐다. 진영을 막론하고 기성 언론을 이용하는 건 음모론에 대한 신뢰를 낮추는 데 효과가 있었다.

한국방송학보 3월호에 <12·3 비상계엄 국면에서 보수 정치 유튜브 이용, 부정선거 음모론 신뢰, 정치적 감정극화 및 반민주적 태도의 연관성>(정낙원, 현기득, 채영길, 서미혜) 논문이 실렸다. 보수 정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부정선거 음모론이 어떤 변수와 상관관계가 있는지, 주요 확산 경로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연구한 논문이다.

논문은 2025년 2월24일부터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이 내려지기 직전인 2025년 3월6일까지 총 11일 동안 수집된 설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한국리서치가 보유한 온라인 패널을 모집단으로 하여 총 1236명의 응답 데이터를 수집해 '지지하거나 조금이라도 더호감이 가는 정당'이 보수 정당이라고 응답한 437명의 응답자를 분석 표본으로 사용했다.

연구 결과,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한 신뢰가 민주당 및 민주당 지지자들에 대한 반감을 주도했다. 다른 어떠한 변인보다도 상대 진영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설명하는 데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한 신뢰 수준이 큰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믿을수록 민주당 혐오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단체가 지난해 9월 서울 명동 주한중국대사관 인근에서 반중 집회를 벌이고 행진을 시작하자 경찰이 명동거리로 향하는 길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논문은 “결국 부정선거 음모론이 정치적 상대 집단에 대한 위협 인식을 증폭시킴으로써, 계엄 국면에서 관찰된 극단적인 정치적 양극화 현상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며 “부정선거 음모론이 정치적 경쟁 집단을 법과 질서를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부정선거 음모론은 사법부에 대한 폭력과 12·3 비상계엄이 정당하다는 인식에도 강한 영향을 미쳤다. 논문은 이러한 관계성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발표된 대통령 담화에서 부정선거 문제가 언급된 이후 탄핵 찬성 여론이 감소하고 반대 여론이 증가한 여론 변화와도 맥락을 같이한다”고 했다.

부정선거 음모론은 보수 유튜브 채널과 가장 긴밀한 영향을 주고받았다. 보수 유튜브 이용 수준이 높을수록 비상계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 역시 유의하게 나타났다. 계엄 국면에서 유튜브가 계엄을 정당화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걸 보여준 '실증적 결과'다. 논문은 “허위정보를 유통하여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는 비제도권 대안 언론의 잠재된 위험성”이라고 평가했다.

보수 성향의 기성 언론 이용과 부정선거 음모론의 신뢰 수준은 '부적 관계'(한쪽이 높을수록 다른 쪽은 낮아지는 관계)를 보였다. 보수 성향이어도 기성 언론을 이용하면 음모론을 덜 믿게 된다는 것. 진보 성향의 기성 언론 이용 역시 부정선거 음모론의 신뢰를 낮췄다. 논문은 “보수·진보와 관계없이 기성 언론이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형성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였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윤석열 피고인 부부가 지난 2025년 4월11일 사저로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특히 진보 언론을 이용하는 것은 △상대 집단 비호의적 감정 △상대집단 위협 인식 △사법부 위협 정당성 △계엄 정당성 등 부정선거 음모론과 관련된 변수의 수준을 낮췄다. 논문은 “진보 언론 이용은 음모론 신뢰를 약화시켜 적대적 정치양극화와 반민주적 태도를 완화한 반면, 보수 성향 정치 유튜브 이용은 음모론 신뢰를 강화함으로써 이러한 태도를 심화시키는 상반된 효과를 보였다”고 했다.

논문은 “보수 유튜브 채널 시청의 효과는 정파성이나 이념 성향의 영향력을 상회할 정도로 강력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음모론 신념 형성이 단지 기존 정치적 태도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플랫폼 기반 미디어 환경에서의 반복적 노출과 정서적 동원 과정에 의해 강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논문은 “기성 언론 이용은 매체의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부정적 효과를 발생시키지 않았다. 이는 동일한 보수 성향이라도 제도권 언론은 정보의 내용과 담화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름을 의미한다”며 “편집 규범, 사실 검증 절차, 법적 책임 구조 등 제도적 통제를 받는 기성 언론은 계엄 국면에서도 최소한의 절제되고 객관적인 보도 행태를 유지함으로써 음모론적 주장과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확산시키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