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아마존까지…아이 원트 油 [세계는 지금]
북해 등 석유 매장량 상당 소진
중동전에 위기… 미개척지 주목
美, 알래스카 동토층 시추 추진
아마존강 일대도 석유개발 활발
AI·전기차 대전환… 광물 수요↑
적도선 희토류·리튬 채굴 한창
“생태계·기후시스템 붕괴” 우려
신재생 에너지 필요성도 커져

◆신음하는 지구의 ‘급소’

북극해의 일부인 바렌츠해도 신규 석유개발이 한창 논의되는 곳이다. 유럽 최대 산유국인 노르웨이의 국영 석유·가스 회사인 에퀴노르가 바렌츠해에서 대형 해상 유전 개발 프로젝트인 위스팅 유전 개발사업을 한창 추진 중이다. 시베리아 영구동토층과 러시아 북부 한대림에는 이 지역을 관통하는 거대한 원유 수송 파이프라인이 건설되고 있다.
그린란드에는 정보기술(IT) 시대 도래 이후 중요성이 크게 확대된 희토류가 대규모로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린란드 탄브리즈에 대규모 희토류 광산 개발이 추진 중으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합병하겠다고 나선 것도 안보 외에 희토류의 존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자원개발 열풍 속 지구 시스템 훼손 ↑
100여년 이상 이어져 온 석유 중심 경제 속 개발이 쉬운 유전이 점점 소진되며, 결국 북극의 동토와 남미, 아프리카 열대우림까지 자원개발의 대상이 됐다. 전통적 석유 생산지 중 유럽 북해의 경우 이미 매장량의 절반 이상이 줄었고, 2000년대 초반 전 세계 석유 증산을 선도했던 미국의 셰일 오일 산업도 한계에 봉착했다. 중동의 경우 아직 한 세대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석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역시 고갈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석유 업계가 미개척, 미개발 지역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 희토류 등 광물의 경우 AI 등 IT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한 급격한 수요 증가까지 겹쳤다. AI, 전기차 등 미래를 선도할 신기술들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들 광물이 대규모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빈 경제경영대학교 생태경제연구소와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공동연구팀이 1970∼2022년 47개 금속 광석을 대상으로 원자재등가물(RME) 수치를 분석한 결과 1970년 27억t에서 2022년 약 94억t으로 거의 4배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RME란 무역 흐름에 포함돼 최종 소비되는 제품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 원광석의 양을 뜻하는 개념으로, 그만큼 산업 생산에 광물 활용이 대폭 늘었다는 뜻이다.
이런 자원개발은 고스란히 지역 생태계와 기후시스템의 위기로 연결된다. 채굴과 광물 생산 등이 유발하는 환경오염과 산림 벌채, 동물서식지 파괴 등이 생태와 기후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어서다. 아마존강 유역이나 북극 등의 경우 그 여파가 지역을 넘어 전 지구적으로 미칠 수 있다.

지난 2월28일 시작된 이란 전쟁은 자원 경쟁을 더욱 가속하는 방아쇠 역할을 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영향 등으로 유가가 폭등하며 전세계 경제가 순식간에 위기 속으로 흘러들어 간 탓이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지난달 21일 “이번 분쟁은 역사상 가장 큰 글로벌 에너지 안보 위협”이라며 “걸프 지역 석유·가스 공급이 완전히 회복되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 세계는 기존 에너지 문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석유수입 경로 다변화 필요성이 증가하고, 이는 그동안 개발이 미진했던 북극이나 남미 등의 석유개발을 활성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소지가 다분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엑손 모빌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아프리카, 남미 등 새로운 에너지 생산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전쟁 영향 속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 확보를 위해 유럽연합(EU)이 북극권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에 대한 반대 입장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하기도 했다. 라이스태드 에너지의 오다카 마사노리 애널리스트는 “봉쇄가 길어질수록 액화천연가스(LNG) 등 유가는 상승하고 시장 수급은 더 빡빡해져 수요 파괴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 상황이 지속할수록 구조적인 변화로 굳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석유를 배경으로 하는 이번 전쟁은 아이러니하게도 신재생에너지 확보의 필요성을 키우는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 데이비드 월리스웰스는 “이란 전쟁은 화석연료 의존이 국가 안보에 얼마나 치명적인지 입증하는 역사적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친환경 전환에 필요한 광물 자원 경쟁 역시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인간의 활동으로 지구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지진과 화산폭발 급증은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국제 유발지진 데이터베이스가 19세기 말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발생했던 유발지진(인간의 행위에 영향을 받아 발생한 지진)의 원인을 추정해 분석한 결과 셰일 오일 채굴을 위한 지층의 수압파쇄가 31%, 광산 개발이 25%, 전통적 석유 및 가스 채굴이 11%로 자원개발 관련 요인이 전체의 3분의 2에 달했다.
빌 맥과이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지구물리학 교수는 “단층이 파열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악수만 해도 쉽게 터질 수 있다”면서 “급속하고 가속화되는 기후 붕괴와 관련된 환경 변화가 쉽게 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계약금보다 ‘스태프’…혜리·박지훈·GD가 보여준 ‘동행의 가치’
- “내가 암에 걸릴 줄 몰랐다”…홍진경·박탐희·윤도현의 ‘암 투병’ 기억
- 100억 쓰던 ‘신상녀’ 300원에 ‘덜덜’…서인영 “명품백 대신 가계부 쓴다”
- “통장 깔까?” 1300억 건물주 장근석의 서늘한 응수…암 투병 후 악플러 ‘참교육’한 사연
- "故 전유성, 지금까지 '잘 놀았다'고"…최일순, 유작 작업 중 그리움 드러내
- “깨끗해지려고 썼는데”…물티슈, 항문 더 망가뜨리는 이유 있었다
- “밤에 2번 깨면 다르다”…피곤인 줄 알았는데 ‘야간뇨 신호’였다
- "계좌 불러라" 폐업날 걸려온 전화...양치승 울린 박하나의 '묻지마 송금'
- "한석규 선배의 그 한마디가…" 안효섭, 대세 배우가 허영심을 경계하는 진짜 이유
- 54년 ‘솔로 침묵’ 깬 ‘무적’ 심권호…간암 극복 끝에 털어놓은 뭉클한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