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창] 고령화와 지방공동화

고령화는 65세 이상 인구가 많아지는 현상을 말하고,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의료의 발달과 함께 평균수명의 상승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출산율 감소로 인한 인구 감소는 고령화 증가율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고령화율이 7%를 넘는 사회를 고령화사회(aging society), 14%를 넘는 사회는 고령사회(aged society), 21%를 넘는 사회는 초고령사회(super-aged society)라고 한다. 2026년 전후로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에 들어갔다고 한다. 일본과 중국, 유럽 등과 같이 우리나라도 고령화와 지방공동화가 함께 진행되고 있어 걱정이다.
최근 지방공동화가 심한 지역으로 나들이를 갔는데, 점심 때 산채비빔밥을 주문하려고 하니 밥도 없고, 반찬도 없어 손님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그 이유는 외지 방문객이 많지 않아 예약 없이는 손이 많이 가는 산채정식을 준비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점심은 그런대로 먹을 수 있지만, 저녁은 예약 없이는 식사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음식점 종업원의 인건비 때문에 한두 명 손님을 위해 문을 여는 것보다 닫는 것이 유리하다고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고령화와 지방공동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을 보고 말문이 막혔다.
이러한 현상은 특정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많은 지방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고령화를 막을 방법은 없는가? 의료와 과학의 발달에 따라 고령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막을 수는 없지만 다소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출산율이 증가하면 비율 산정의 분모가 커져 고령화율은 낮아질 수 있다.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있으므로 고령화 기준을 65세에서 70세나 75세로 조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
지방공동화는 막을 방법은 없는가? 지방공동화는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이 줄어드는 현상이며, 그 원인은 지방에 벌이(직장)가 없어 사람이 떠나기 때문이다. 주된 원인은 결국 제대로 된 취업이 없다는 것이다. 지방공동화는 젊은 구직자들이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더욱 가속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쉽게 꺾이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정부는 지방공동화를 극복하기 위해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해결될 기미가 없다. 공공기관 이전도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반강제적 이전으로 효과가 반감되었다. 이들 기관은 지역과 충분히 교류하지 못한 채 '지역적·심리적 외딴섬'으로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공공기관 유치 이후 정주여건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다. 지방에 내려온 공공기관 직원들은 문화와 교육 여건에 관심이 많지만, 정주 환경이 부족해 정착률은 낮다. 이러니 공공기관 이전도 지방공동화를 완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런 점에서 포항에 포스코를 유치한 후 포항제철고와 포스텍을 함께 만든 박태준 회장은 자녀 교육의 중요성을 간파한 사례다.
요즘 지방에는 구직활동을 할 수 없는 노인만 남게 되므로 지방공동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고령화와 지방공동화가 함께 진행되는 것은 큰 문제이다. 더 심각한 것은 대구경북에 제대로 된 해결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지역의 활력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고령화와 지방공동화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묘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지금이 대응의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