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화려한 부활?… 연수갑이 시험대 [인천 정가 레이더]
4년 만의 인천 복귀, 민주당 연수갑 전략공천
정치적 고향 계양서 새 도전 연수갑으로
황우여 4선, 박찬대 3선 여야 판세 막상막하
보선 결과에 따라 ‘재기 발판’ 또는 ‘타격’
국힘 후보 미정… 당협위장 정승연 “출마”

여야를 막론하고 인천을 대표하는 거물급 정치인으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당대표가 2022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인천 계양구을 국회의원을 사퇴한 지 꼭 4년 만에 인천 연수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이하 보선) 후보로 돌아왔다.
우여곡절 끝에 정계로 복귀한 송영길 전 대표가 인천시장 후보 박찬대 국회의원이 내리 3선을 했지만 결코 판세가 녹록지만은 않은 연수구갑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그 여부에 따라 인천은 물론 전국 정치판이 요동칠 전망이다.
■ 계양을에서 연수갑 온 송영길
송 전 대표는 민주당 연수구갑 보선 후보로 전략 공천을 받은 이튿날인 24일 오전 해당 지역구 내 연수동 탑피온 빌딩 정지열 연수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복귀를 알렸다. 이 자리에서 송 전 대표는 전날 공천 소감에서 밝혔듯 정치적 고향인 계양구을 지역 주민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첫인사를 대신했다.
그만큼 송 전 대표에게 계양구는 특별하다. 전남 고흥 출신인 송 전 대표는 1980년대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을 시작하고 1986년 인천으로 와 현장 노동자로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1999년 계양구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고배를 들었다가 2000년 16대 총선 때 계양구에서 당선돼 국회에 진출했다. 이후 17·18대 국회의원(계양구을), 2010~2014년 인천시장, 20·21대 국회의원(계양구을)과 민주당 당대표를 지냈다.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하기까지 줄곧 계양을 기반으로 정치 활동을 했고, 송 전 대표가 떠난 자리를 이재명 대통령이 보선에서 승리하며 이어받았다. 2023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등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수감되면서 정치 인생에서 치명타를 입었다가 2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민주당에 복당했다.
송 전 대표는 인천에서 ‘4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복당하자마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보선이 열리게 된 계양구을의 강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그러나 앞서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계양구을 주자로 뛰고 있었고, 당 내에서는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송 전 대표가 “당의 뜻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광주 광산구을, 경기 하남시갑, 인천 연수구갑 등 다양한 지역에서 하마평에 오르내렸는데, 결국 민주당은 연수구갑으로 송 전 대표를 공천했다.
계양구을에는 미안한 마음을, 연수구갑에는 지역구 후보로서 새로운 포부를 전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 녹록지 않은 역대 연수구 판세
연수구갑 지역구에서 처음 열리는 국회의원 보궐선거다. 정청래 민주당 당대표는 이날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송 전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 지도자이자 당의 상징과도 같은 분”이라며 “연수구가 그렇게 넉넉한 지역은 아니라서 당대표로서 고민이 많았는데, 필승 카드는 송영길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공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청래 대표의 “그렇게 넉넉한 지역은 아니”라는 말은 역대 선거 결과에서 확인된다. 총선에서 연수구는 1996년 단일 선거구로 분리되면서부터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이었다. 황우여 전 국무총리가 보수 정당 소속으로 2000년 16대 총선부터 2012년 19대 총선까지 내리 4선 국회의원에 당선된 ‘아성’(牙城)이었다.
연수구 선거구가 구도심을 중심으로 한 ‘갑’과 송도국제도시 기반의 ‘을’로 나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박찬대 의원이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로 당선됐다. 박 의원은 당시 새누리당 후보였던 정승연 국민의힘 연수구갑 당협위원장과 불과 214표 차이(득표율 40.57%대 40.28%)로 신승을 거뒀다. 20대 총선에서 인천지역은 연수구갑을 포함 민주당 7석, 새누리당 4석,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2석 등 진보·보수로 보면 7대 6의 팽팽한 결과가 나왔다.
이후 박 의원은 21대, 22대 총선에서 정승연 위원장과 연달아 맞붙어 3선을 달성했다. 그러나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연수구청장이 당선되고, 인천시의회 지역구 의원 5명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등 민주당 우세라고 볼 수 없는 지역이 연수구이기도 하다.
■ 보선서 ‘재기 발판’ 마련할까

송 전 대표가 6·3 지방선거와 함께 열리는 연수구갑 보선에서 승리해 다시 국회에 입성한다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계양구을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지역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명분을 얻게 된다. 중앙 정치권의 전망처럼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노려볼 만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인천 지역에서도 ‘맹주’로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연수구갑 보선에서 패배한다면 정치인으로서 위상에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와 맞설 국민의힘 후보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연수구갑에서는 정승연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 보선 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정 위원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누가 보더라도 송 전 대표께서 정치적 기반을 닦아온 계양을이 아니라 연수갑에 공천된 이번 결정에 대해 일부에서는 ‘연수갑 유권자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며 “당당한 정책 대결을 펼치겠다”고 했다.
연수구의 한 지역 정가 인사는 “송 전 대표가 개인의 사법적·정치적 리스크를 모두 해소하고 연수갑으로 공천을 받았으나, 계양구와 연수구는 지역 정서가 많이 다르다”며 “중요한 건 송 전 대표가 연수구갑에 와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보여주는 것이고, 그 측면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3일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이제 계양에서 받은 거대한 사랑을 가슴에 품고, 연수를 넘어 인천 전체의 발전을 도모하는 더 큰 걸음을 내딛겠다”고 했다.
/박경호 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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