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부터 발끝까지 ‘K스타일’... 외국인들, 속옷도 싹 쓸어간다

이영관 기자 2026. 4. 25. 10: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산업 X파일] 관광객 1분기 476만명... 패션 매출 급증
“힙하다 힙해”... 성수동에 ‘플래그십 매장’ 들어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 사이에서 ‘K패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전체 구매액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고가 제품은 물론 속옷과 액세서리 등으로 구매 품목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여행에서 한국 스타일을 한번 체험해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다. 본국에 돌아가서도 ‘한국 스타일’로 꾸미고 다닐 수 있도록 캐리어 한 가득 한국에서 구매한 패션 용품을 채워 간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 K팝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한국 스타일을 ‘힙하다’고 느끼는 외국인이 많아진 덕분이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다수 입점한 더현대 서울 지하 2층에서 외국인 고객들이 옷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속옷부터 겉옷까지 쓸어간 외국인

올 1분기(1~3월) 현대백화점에선 외국인 고객의 패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하며, 명품(63%)·식품(39%) 등을 제치고 상품군별 외국인 매출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신장률이 작년 1분기(19%)의 일곱 배에 달했다. 특히 외국인의 패션 매출 객단가는 1년 새 40%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한국인의 일상을 그대로 경험하고 따라 하려는 이들이 늘면서, 먹거리 같은 단순 체험을 넘어 옷까지 따라서 구매하는 것”이라며 “특히 20만~30만원대 국내 패션 브랜드에 수요가 몰렸다”고 했다.

다른 백화점 상황도 비슷하다. 신세계백화점에선 올 1분기 여성 패션(100%)과 남성 패션(121%) 분야 외국인 매출 신장률이 작년 1분기 신장률(여성 68%·남성 112%)을 웃돌았다. 외국인 구매 비율이 높은 롯데백화점 본점에선 올해 1분기 외국인의 여성 패션과 스포츠·아웃도어 매출이 각각 180%, 80% 늘었다. K패션 전문관, 러닝 특화 공간 등 백화점 매장도 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한국 스타일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과 신뢰도가 높아지며 패션 구매 품목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명동이나 동대문에서 저렴한 ‘기념품용 옷’을 주로 구매했다면, 이제 운동복·속옷·액세서리 등 전방위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작년 1~9월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패션 소비 건수(외국인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 기준)는 전년 동기 대비 23.4% 늘었다. 소품(58.1%)과 뷰티 및 건강(40.4%)에 이어 품목별 소비 건수 신장률 3위였다. 특히 언더웨어(속옷·59.1%), 액세서리(33%), 스포츠웨어(32.8%)가 성장을 주도했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패션까지 한국 스타일을 따라 하는 것이다.

중동 전쟁 여파 속 한국 관광 열기가 지속되는 것도 외국인들의 K패션 사랑이 더욱 심화하는 배경이다. 올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숫자는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476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외국인 관광객 숫자(206만명)가 전년 동월 대비 23% 늘며, 역대 월별 최대 기록을 세웠다. 지난 2월 28일 중동 전쟁이 발발한 이후로도 그룹 방탄소년단(BTS) 공연 개최 등 K컬처 확산 속에 한국을 찾는 발길이 멈추지 않은 것이다.

◇팝업 성지 성수는 K패션 성지로

이런 변화는 식품·화장품 등 각종 분야의 팝업 성지였던 성수를 ‘K패션 성지’로 만들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작년 1~9월 외국인 관광객의 패션 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빠르게 늘어난 곳은 ‘성수2가1동’(650%)이다. 명동(62.9%)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과거 단기간에 빠르게 바뀌는 팝업 매장 위주였던 이 지역에 최근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매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마뗑킴·쿠어·이미스 같은 패션 브랜드, 속옷 브랜드 베리시 등이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고, 뉴발란스·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도 대형 매장을 운영 중이다. 무신사도 지난 24일 단일 매장 기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2000평)인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를 열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