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가세 환급 폐지 나비효과...전세계 물가 상승

고현승 2026. 4. 2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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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승의 중국통신] 증치세 환급 2027년 전면 폐지...주요 제품 가격 상승
중국이 무서울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일본을 제치고 미국과 세계 경제를 이끄는 G2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동맹국인 미국, 바로 옆 이웃인 중국 사이에 낀 대한민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주의소리>가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 글로벌 리더이자 초강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바로 알기 위해, 중국 경제전문가인 고현승 박사가 쓰는 '고현승의 중국통신'을 다시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편집자 주

새만금이 한국 미래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얼마 전 현대차그룹이 새만금에 9조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 로봇산업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필요한 전력은 볕 잘 드는 새만금의 태양광발전과 수전해설비를 통해 공급한다고 한다. 

미래산업의 에너지원을 태양광과 수소 등 그린에너지로 조달한다는 계획인데, 문제는 태양광 패널 등 주요제품이 대부분 중국산이라는 점이다. 한국이 재생에너지를 보급할수록 중국기업만 돈 버는 구조다. 더 나아가 재생에너지 확대는 친중 정책이라는 음모론까지 퍼져있다.

마침, 중국정부가 4월 1일부터 일부 태양광 관련 제품에 대해 수출증치세 환급을 폐지했다. 그리고 배터리 소재 부품에 대해서도 4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증치세 환급율을 9%에서 6%로 인하했다. 2027년 1월 1일부터는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환급이 폐지되는 태양광 관련 제품은 총 249종으로 태양광 제품 외 OLED 부품, 유리제품, 광학부품, 일부 식품, 시멘트 등 건설자재, 주방용품 등도 포함됐다. 환급이 축소되는 배터리 제품은 총 22종으로 일차 전지, 축전지와 연료전지 일부가 포함됐다. 

관세청 HS코드를 기준으로 태양광배터리, 인버터, 패널용 유리, 석영제품 (이상 9%), PVC, 메탄올, 인화합물, 에틸렌 제품, 공업용 유리, 태양광 패널용 유리, 실리콘제품, 건축자재 등(이상 13%)의 환급이 폐지됐다. 배터리는 리튬이온, 전해질, 축전지, 아연 등의 환급율이 9%에서 6%로 인하되고 2027년부터는 폐지된다.

소위 증치세란 늘어날 증(增)과 가치의 치(値)를 붙인 조어로 우리의 부가가치세(이하 부가세)다. 부가세는 소비되는 제품과 용역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한국은 부가세율이 10%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제품이 해외로 수출되면 납부한 부가세를 환급해준다. 수출부가세 환급은 수출촉진을 위한 세금정책이다.

부가세는 생산에서 최종소비까지 단계별로 발생하는 가치에 부과된다. 예를 들어 주방기기 업체가 컵을 100원에 도매업자에게 팔면 세금계산서에는 공급가액 100원, 부가세 10원이 적힌다. 부가세 10원을 도매업자가 납부한다. 다시 도매업자가 200원에 소매업자에 팔면 공급가액 200원, 부가가치세 20원, 마지막으로 내가 동네 슈퍼에서 300원을 주고 사면 부가세 30원을 낸다. 총 납부한 부가세액은 60원이다. 하지만 중간에 도매업자가 납부한 10원과 소매업자가 부담한 20원을 매입세액으로 공제해준다. 그럼 컵의 최종판매가 300원의 10%인 30원만 부가세로 부과된다. 

만약 도매업자가 컵을 일본으로 수출을 한다고 해보자. 그럼 100원의 10%인 10원을 납부하고 110원에 수출을 하게 된다. 일본유통업자가 수입하는 과정에서, 다시 관세와 부가세 10%가 붙는다. 일본의 부가세율은 10%이다. 그럼 같은 상품인데 수출할 때 10%, 수입할 때 10% 총 20%가 부과된다. 이중과세가 된다. 그래서 수출할 때, 이미 납부한 부가세를 환급해준다. 그러면, 이중과세가 해소되어 수출가격은 낮아지고 수출업자는 10원을 돌려받게 된다. 수출을 장려하는 정책이 된다. 많은 국가에서 시행하는 정책이다.

최근 들어 글로벌 보호무역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에서 중국제품의 저가수출에 대하여 문제제기를 많이 하고 있다. 2025년 트럼프대통령이 상호관세를 선언하면서 불공정무역관행으로 부가세 환급제도를 언급한 바 있다. 세금환급이 일종의 정부보조금이라는 시각이다.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들이 자국의 수출상품에 대해 부가세를 환급해준다. EU의 부가세율은 평균 22%, 한국과 일본이 10%, 중국은 6~13%이다. 미국은 부가세 대신 각 주마다 6.6% 정도의 판매세를 부과한다. 하지만 미국기업도 수출하는 경우 판매세를 환급받는다. 부가세율이 높을수록 환급받는 금액만큼 수출가격경쟁력이 높아지니 이를 불공정무역이라고 트럼프 정부는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상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경우 10%의 부가세를 환급받고 미국에서 6.6%의 판매세를 납부한다. 반면 미국상품이 한국으로 수입되는 경우, 6.6%를 환급받는 대신 한국에서 10%의 부가세를 내야 한다. 3.4%의 세율차이가 미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각 국마다 환급율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최종판매지의 세율은 동일하여 같은 출발선에 있다. 한국제품이나 미국제품이나 한국에서는 공정하게 10%를 낸다. 부가세가 소비과정에서 부과되는 것인 만큼 미국이 낮은 판매세를 유지하는 것은 미국소비자의 세금부담을 낮추고 세금환급이라는 재정부담을 줄이고자 함이다. 다른 국가를 탓할 것이 아니다. 그들도 세율을 올리면 된다. 

중국 정부도 자국제품이 불공정무역 시비에 시달리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낮은 수출가격은 난립한 중국기업간의 과열경쟁으로 초과 생산하고 가격전쟁을 벌인 결과이다. 중국 기업가들이 "가장 낮은 가격은 없다. 더 낮은 가격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이다. 중국의 태양광제품은 압도적인 글로벌시장 점유률에도 중국기업간 가격경쟁으로 이익이 박하다. 

중국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2025년 1~3분기 업계 당기순적자가 310.39억위안(약 6조8000억원)이었다. 매출총이익율은 3.64% 수준이다. 중국의 생산과잉은 먼저 국내경쟁을 심화시켰고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해외수출에서 활로를 찾았다. 최근에는 중국기업들의 악성경쟁이 해외로까지 번졌다. 2023년 태양광배터리 생산량이 53.8%가 증가했으나 수출가격은 수요초과 공급으로 12.5%가 하락했다. 

적정 영업이익이 없으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은 뒷전이고 죽어라 가격경쟁만 하게 된다. 수출기업들은 대부분 증치세환급액을 생명줄로 수출가격을 낮게 유지하고 있다. 국가재정으로 좀비기업을 먹여살리는 꼴이다. 2023년도 한 해만 중국의 수출증치세환급총액이 1.96조위안(약 430조원)으로 전체 예산의 8.1%에 달한다. 증치세환급이 엄청한 재정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술혁신, 재생에너지전환 및 탄소배출감축, 노령화 대비 등 국민복지 예산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재정지출의 구조개선이 시급하다. 

증치세환급이 수출기업의 기술경쟁력은 강화하지 않고, 수출가격만 낮췄다는 평가가 있다. 더 나아가 해외에서 잦은 반덤핑피소로 글로벌 무역분쟁의 원인이 되어 왔다. 가뜩이나 제조원가가 낮은 중국이 규모의 경제로 가격을 다시 낮추고 과잉생산하여 팔리지 않은 재고를 덤핑가격에 마구마구 해외로 뿜어대 전 세계의 제조업 질서를 흔드는 악순환이 지속되었다. 2023년~2024년간 미국이 중국의 알루미늄, 태양광 제품에 대하여 5건의 반덤핑 제소를 하고 관세 25%를 부과했다. 유럽은 중국산 태양광 제품수입을 제한했다. 

이러한 배경에 중국정부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한 제품들부터 차례차례 환급을 폐지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환급이 폐지된 태양광 및 배터리는 더 이상 수출지원을 하지 않아도 가격, 품질, 공급망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1월 증치세환급폐지를 예고했다. 시행되기 직전인 1분기에 낮은 가격에 수입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수출이 증가했고 제품의 가격이 올랐다. 해당 제품 물동량이 20% 이상 늘어나 주요 수출항구인 상하이, 닝보항이 분주했다. 

향후 중국 기업들이 환급폐지에 따른 원가상승을 제품가격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환급에 의존하던 좀비기업들이 도태되고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과, 과잉생산이 해소되면서 공급량이 줄어들고 수출가격이 상승할 것이다. 중국정부가 바라는 선순환구조이다.

중국의 수출증치세 환급정책 조정은 몇 해전부터 계획되고 조금씩 시행돼 왔다. 모든 수출품에 대한 증치세환급에서 선택적으로 수출지원이 필요한 제품에 환급하는 선별지원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2015년과 2021년에 일부 철강제품에 대해 환급을 폐지한 바가 있다. 2023년에는 해외직구로 수출한 상품이 구매취소 혹은 반품되어 국내로 들어올 경우, 수입증치세와 관세 등을 면제하고 이미 납부한 수출관세는 환급하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대신 증치세, 소비세 등은 내수판매로 간주하여 징수했다. 

2024년 12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총 59종 상품의 수출증치세환급을 폐지하고 229종 상품의 환급률을 하향조정했다. 환급을 폐지한 제품들은 저부가가치, 에너지효율이 낮은 제품들로 식물성 기름, 바이오유지, 황동, 동판, 구리철사, 동관, 알루미늄 제품들이었다. 해당 제품들의 2023년 수출액은 251억 달러로 중국 전체 수출의 0.75%에 해당된다. 환급폐지액은 32억달러로 2023년 전체 환급액의 0.54% 정도이다. 전체 수출액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수준이지만 수출정책이 긴 호흡으로 정돈되고 있다.

중국 컨설팅업체 쉬에치우(https://xueqiu.com)에서 환급폐지 이후 업계 동향을 조사했다.

2024년 알루미늄제품에 증치세(13%) 환급을 폐지하면서 해당 기업들의 원가가 톤당 2990위안(약 64만원) 상승했다. 당연히 기업이익은 줄었다. 수출량도 15.2%가 감소했다. 영세기업의 23%가 정리되었다. 반면 중국알루미늄제품은 저가제품에서 고부가가치제품으로 전환되기 시작했고 2025년 상반기 반덤핑피소 건수가 동기대비 30%나 감소했다. 

태양광 제품도 원가가 5~8%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중국제품이 전 세계 폴리실리콘의 88%, 웨이퍼 97%, 셀 86%, 모듈은 79%를 점유하는 등 사실상 대체할 제품이 없다는 점이다. 한국언론에서 한국 태양광단지가 온통 중국산이라고 보도하고 있으나 이는 반만 맞는 얘기다. 전 지구촌이 중국산을 쓰고 있다고 봐야 맞다. 

거기다 현지화 생산준비까지 마쳐 수입규제는 소용이 없을 것 같다. 2027년 해외 자회사 생산비중이 2023년 18%에서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 패널효율을 높이는 기술혁신도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2025년 연구개발비 투자가 동기대비 25%가 증가했다. 필수소재인 은값도 폭등하고 있다. 패널원가에서 은이 차지하는 비중이 3~5%에서 최근에는 16~29%까지 급증했다. 수출가격인상은 올곧이 이익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낙관하고 있다.

배터리업계는 2023년 동력배터리 생산물량 중 수출이 25%, 축전지수출비중은 60%로 추산한다. 축전지 원가상승이 예상된다. 자금력없는 많은 영세업체들이 CATL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25년에만 해외공장 12곳이 추가건설되었다.

중국의 증치세환급폐지는 글로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태양광, 배터리 등 소재부품은 중국을 대신할 국가가 없는 상황이다. 증치세환급을 받지 못하는 금액만큼 수출가격에 고스라니 얹어질 것이다. 단기적으로 중국발 물가상승과 공급부족이 불가피할 것이다. 

한국언론은 일단 중국제품의 가격인상을 반기고 있다. 한국이 그나마 중국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라는 것이다. 중국산 패널 가격인상은 한국태양광업체와 가격격차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와 수출기회가 확대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맞닥뜨릴 미래는 증치세환급없이도 살아남아 개선된 마진구조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탄탄하게 갖춘 업그레이드된 중국 기업과의 글로벌 경쟁일 것이다. 게다가 태양광에 필수적인 은, 알루미늄, 실리콘, 구리 등 광물들 대부분도 중국기업이 큰 손이다. 

한국이 친중 정책때문에 중국산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전환을 하려면 당장 중국제품을 구입해서 쓸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메모리 반도체처럼 말이다. 

사실 증치세환급폐지 대상품목은 철강, 알루미늄, 구리, 태양광, 배터리 등 중국이 수출하는 제품의 극히 일부분이다. 그리고 환급폐지가 중국정부의 기대처럼 중국기업의 체질개선으로 이어질지 아직은 미지수이다. 하지만, 해당 제품군들은 대부분이 에너지와 우리 일상용품에 반드시 필요한 범용 소재부품들이다. 특히 재생에너지와 소재광물분야에서 이니셔티브를 확고히 잡은 중국제품의 가격상승은 전 세계 전기생산가격을 조금이라도 밀어올릴 것이다. 전기가격 상승은 천천히 물가로 스며들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만 비난할 일도 아니다. 우리가 만들어 자급하면 더 비싸질테니 말이다. 에너지 전환을 하지 말자고? 기후환경변화는 둘째치고 호르무즈 해협을 보라. 원유는 싸고 안정적인가? 이래저래 수 십년간 싼 중국산 상품 덕에 인플레이션 없이 소비하던 좋은 시절이 저물고 있다. 앞으로 비싼 세상을 살아갈 각오가 필요하다.

# 고현승

제주 출신으로 제주대학교(행정학과)를 졸업, 중국복단대학교 법학원에서 석사(민상법), 화동정법대학교에서 박사학위(경제법)를 땄다.

2009년부터 대광경영자문차이나(삼화회계법인 중국지사) 대표를 맡아, 중국기업의 한국증시 상장과 한국기업의 해외투자 설계 및 법무 컨설팅, 중국기업의 한국 투자설계 및 법무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