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실 폐암' 잠복기 10년…"곳곳이 사각지대"
[앵커]
학교 급식 조리실에서 일하다 폐암에 걸린 노동자가 지난 5년간 19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급식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학교급식법이 올해 초 국회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곳곳에 사각지대가 남아 있다는 지적인데요.
이재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5년째 학교 급식 조리실을 지켜온 백미예 씨.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연, 이른바 '조리흄'에 항상 노출돼 있습니다.
폐암과 같은 호흡기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다 보니 늘 건강이 걱정입니다.
<백미예 / 15년차 학교 급식 노동자> "이 직업 말고 다른 게 없을까, 되게 무서워서...저는 너무 좋거든요. 이 급식을 너무 사랑하고 자부심도 있고 열정을 가지고 하는데 공포감에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합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 면 마스크 한 장으로 버텨야 했습니다.
<백미예 / 15년차 학교 급식 노동자> "처음에는 면 마스크, 침이 음식에 들어가지 말라는 정도였지. 그 음식에서 나오는 나쁜 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간다는 걸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최근 5년간 학교 급식 조리실에서 일하다 폐암 진단을 받아 산재 인정을 받은 노동자는 196명.
사태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급식 종사자의 건강권을 국가가 책임지도록 하는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조리흄'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유해 물질로 지정되지 않아 적극적인 안전 조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청희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집행위원장> "여전히 데이터 수집과 미온적인 권고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조리흄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유해 물질로 명확하게 지정은 되지 않은 탓에 환기물 설비의 성능 기준이 너무 모호하고..."
통상 급식실 근무부터 폐암 발병까지 10여 년 잠복기를 거치는 일이 많은데도 퇴직자들에 대한 피해지원이 없다는 점도 사각지대로 꼽힙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는 조리흄에 대한 명확한 유해성 기준 마련을 촉구하며 직접 피해 사례를 접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이재경입니다.
[영상취재 김성수 이승욱]
[영상편집 박진희]
[그래픽 조세희]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이재경(jack0@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