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자이가 7억?···신혼부부 위한 ‘강남행 막차’ 떴다

길해성 기자 2026. 4.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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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70% 먼저, 30%는 나중에···분할납부제 첫 도입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시가 장기전세 '미리내집'을 통해 반포·잠실 등 강남권 주요 단지 물량을 풀면서 신혼부부의 강남 입성 기회가 확대됐다. 다만 6억~7억원대에 달하는 보증금 부담과 제한적인 금융 지원 구조로 인해 체감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남 포함 441가구 공급···"입지 경쟁력은 역대급"

2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제7차 미리내집'(장기전세주택Ⅱ)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고 5월 6일부터 8일까지 청약을 진행한다. 이번 공급은 총 85개 단지, 441가구 규모다.

특히 기존 역세권 중심 신규 물량에 더해 강남권 인기 단지 재공급이 포함되면서 시장 관심이 크게 확대됐다. 재공급 대상에는 반포자이, 잠실르엘, 메이플자이, 청담르엘 등이 포함됐다.
/ 그래픽=시사저널e

신규 공급도 입지 경쟁력이 높은 단지 위주다. 동작구 상도동 '힐스테이트 동작시그니처'는 91가구가 공급되며, 지하철 7호선 상도역과 장승배기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강북구 미아동 '엘리프 미아역'은 4호선 미아역 도보 3분 거리 입지로 17가구가 공급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공급은 강남권 핵심 단지와 역세권 신규 단지가 동시에 포함된 사례로, 미리내집 중에서도 입지 측면에서는 가장 경쟁력이 높은 물량"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시는 이번 공급부터 초기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보증금 분할납부제'를 도입했다. 전체 보증금의 70%만 입주 시 납부하고, 나머지 30%는 퇴거 시점까지 유예하는 방식이다. 유예된 금액에는 연 2.73% 수준의 이자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보증금이 7억원인 경우 약 4억9000만원만 먼저 납부하고, 2억1000만원은 나중에 상환하면 된다.

또한 다자녀 가구에 대한 혜택도 강화됐다. 4자녀 가구는 보증금과 매매가가 시세 대비 60% 수준, 5자녀 이상 가구는 50% 수준까지 낮아진다. 서울시는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춰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분할납부 적용해도 초기 5억 필요

보증금 규모는 여전히 가장 큰 부담 요인이다.  강남권 단지 특성상 분할납부제를 적용해도 초기 자금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사례를 보면 잠실르엘 전용 51㎡는 보증금이 약 7억356만원 수준이다. 메이플자이 전용 43㎡ 역시 약 6억9000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이는 해당 단지 전세 시세(약 10억~12억원) 대비 낮은 수준이지만 절대 금액 기준으로는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다.

분할납부제를 적용하더라도 입주 시점에 필요한 금액은 5억원 안팎이다. 여기에 취득세는 없지만 각종 이사 비용과 생활 자금을 고려하면 결국 최소 5억원 이상 현금이 있어야 접근 가능한 구조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할납부제는 구조적으로 부담을 뒤로 미루는 방식일 뿐 총액을 줄여주는 것은 아니다"며 "결국 일정 수준 이상의 자산이 있는 계층만 접근 가능한 상품"이라고 지적했다.
/ 그래픽=시사저널e

금융 구조도 부담 요인이다. 미리내집은 공공임대 성격이지만 보증금 규모가 크기 때문에 상당수 수요자가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정책금융 적용이 제한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일정 보증금 이상 주택의 경우 정책대출이 어려워 일반 전세대출로 전환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 경우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분할납부로 유예된 금액에도 별도의 이자가 붙는다. 결과적으로 초기 부담뿐 아니라 장기적인 금융 비용도 증가하는 구조다.

◇"강남 기회 맞다" vs "현금 있어야 가능"···엇갈린 시선

이번 공급은 분명 상징성이 크다. 기존에는 접근이 어려웠던 강남권 인기 단지에 시세 대비 낮은 가격으로 입주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전세 특성상 최장 20년 거주가 가능하다. 향후 내 집 마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정책 효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공급 확대와 입지 개선에도 불구하고 실제 수요층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해까지 미리내집을 총 4543가구 공급했으며, 올해는 아파트형 외에도 보증금 지원형, 일반주택형 등을 포함해 총 4000가구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향후 공급 확대와 함께 금융 지원, 보증금 구조 개선 등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정책 체감도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미리내집을 두고 '강남 입성 기회 확대'라는 상징성과 함께 '현금 여력 중심 구조'라는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 사례로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취지는 저출생 대응과 신혼부부 주거 안정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중상위 소득층 대상 정책에 가깝다"며 "대출 규제와 결합되면서 정책 효과가 일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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