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비 100만원 준비해 줘”…사립 쏠림이 인플레 키웠다 [세상&]
수학여행 실시율 전반 감소
비용 비싼 사립교 중심 평균↑
‘사고 나면 처벌’ 불안 커져
교육청, 행정·재정 지원 나서
![100만원을 넘어선 서울 초등학교의 1인당 수학여행 평균 비용. 이에 고민하는 교사들 연출 이미지. [제미나이로 제작]](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5/ned/20260425084642272hvqd.png)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68만5000원→106만7000원”
서울 초등학교의 1인당 평균 수학여행 비용이 100만원을 넘어섰다. 수학여행 등 체험학습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비교적 높은 비용으로 수학여행을 유지하는 사립학교 중심으로 평균 값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학여행 평균 가격이 상승하는 본질적인 배경에는 현장 교사들이 수학여행 자체를 꺼려서다. 이유는 뭘까?
25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지웅 서울시의원이 서울특별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초·중·고 현장체험학습 운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초등학교 학생의 수학여행 1인당 평균 비용은 106만7000원이었다. 2023년 68만5000원이었던 평균 비용이 2024년 102만7000원으로 성큼 뛰더니, 더 올라버린 것이다.
![2023~2025년 서울 초·중·고 수학여행 1인당 평균 비용 증가 추이. [서울특별시교육청, 정지웅 서울시의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5/ned/20260425084642568tqre.jpg)
같은 기간 ▷고등학교는 61만8000원에서 72만6000원으로 약 10만원 증가했고, ▷중학교는 48만8000원에서 54만6000원으로 늘었다. 초중고 전체의 평균 비용은 56만7000원에서 69만9000원으로 13만원 이상 비싸졌다. 이처럼 수학여행 비용이 높아진 배경은 2가지다.
① ‘수학여행 비용’ 저렴한 공립은 안 가고, 비싼 사립은 간다
먼저 수학여행의 실시율 자체가 줄었다. 2023학년도 서울 전체 초·중·고 1331곳 가운데 수학여행을 실시한 학교는 609곳(46%)이었다. 지난해에는 4%포인트 줄어 42%(562곳)만 수학여행을 실시했다.
특히 초등학교는 반토막 수준이다. 2023년 605곳 가운데 80곳(13%)이 수학여행을 떠났는데, 지난해에는 41곳(7%)만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같은 기간 고등학교 338교 가운데 수학여행을 실시한 학교는 271곳(88%)에서 229곳(72%)으로 줄었다.
이 같은 전반적인 실시율의 감소가 평균 비용의 상승을 불러왔다. 비교적 비용이 합리적이었던 공립학교의 수학여행은 줄고, 사립학교는 유지하면서 사립학교의 비용 중심으로 평균 가격이 올랐다.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현장체험학습을 담당하는 한 장학사는 “사립학교와 공립학교의 수학여행 실시율을 비교하면 공립학교에서 크게 줄어들었다”며 “국내 지역 위주로 가던 공립학교가 줄고, 해외 지역 위주로 가던 사립학교는 여전히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평균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립학교 수학여행은 100~200만원의 비용이기 때문에 초등학교의 1인당 평균 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② 수학여행 왜 안 갈까?…“안전 관리에 대한 부담 커져”
![수학여행 안전 관리 불안을 겪는 교사들 연출 이미지. [제미나이로 제작]](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5/ned/20260425084642826dgpq.png)
수학여행의 실시율이 감소가 수학여행 평균 비용의 증가를 불러왔다. 수학여행의 실시율이 감소한 배경은 무엇일까. 현장 교사들 사이에 퍼진 ‘안전 관리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자칫 실수라도 했다가 형사 처벌을 받는 사례까지 지켜봤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강원도 속초에서 현장체험학습 중 한 초등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현장에서 학생들을 인솔하던 담임교사가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항소심에서 금고 6개월의 유죄를 선고받았다.
해당 사고 이후부터 ▷소풍(1일형 현장학습) ▷수련회(수련활동)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이 모두 줄어들고 있다는 게 교육계의 설명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사망 사고에 대해 인솔 부주의로 교사가 금고형을 받은 사례가 교사들이 현장 체험 학습을 기피하는 계기가 됐다”며 “사고 발생 시 교장·교감 등 학교가 책임을 나눠 갖기보다는 교사 개인이 형사·민사 책임 모두 떠안기 때문에 교사들의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에도 교사들의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학교안전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교원이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안이다.
![수학여행 안전 관리 불안을 겪는 교사들 연출 이미지. [제미나이로 제작]](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5/ned/20260425084643088pjuh.png)
그러나 현장 교사들은 여전히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팽배하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면책 조항에는 ‘안전 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라는 단서 조항이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여전히 논란이나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교사들이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교사 설문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드러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지난 21일 발표한 ‘2026 현장체험학습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교사 89.6%는 ‘교사 개인이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는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54.8%는 ‘불안이 매우 크다’고 답했다.
교육청도 수학여행 활성화를 위해 갖가지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먼저 안전 관리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6월 신설된 ‘현장체험학습 학생안전관리 및 지원 조례 10조’에 따라 현장체험학습의 안전요원 채용 등 안전 관리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8~12월에는 3억9177만원, 올해는 현재까지 10억1175만원이 지원됐다.
또 인력도 지원하고 있다. 안전 관리 요원은 응급 구조사 등 전문 자격을 안전 요원이 있고, 인솔 보조 인력이 있다. 교육청은 퇴직 경찰·소방관·교사 등으로 구성된 인력을 구성하고, 학교의 필요가 있을 때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에서는 현장 체험 학습이 가치 있는 활동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학생 자살률이 늘어나면서 체험 활동의 교육적 가치가 더 높게 조명되고 있다”며 “교육청은 교육 활동적 측면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행정·재정적 지원 등을 최대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인 원인인 교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면책 법령에 대해서도 교육부에 지속해 건의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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