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5명 중 1명 한국인이라는 일본…2년동안 남북 끝까지 걸어보니 [여책저책]
모든 일에 대리만족은 답이 될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실제 가보고 겪은 뒤 그 느낌이 설사 별로라고 하더라도 대리만족에 비할 수는 없습니다. 그만큼 실경험은 중요합니다. 여책저책은 현장에 죽고 사는 언론인의 여행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임병식 | 디오네

여행으로 일본은 사랑을 받지만 희한하게 그 외의 분야에서는 대부분 경쟁구도로 대한다. 스포츠나 문화, 경제 심지어 가위 바위 보도 일본사람에게는 이겨야 한다는 말까지 있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이 제대로다.
언론인 출신 임병식 작가는 ‘우리는 과연 일본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하나, 둘씩 가지다 마침내 일본 열도의 남단 이부스키에서 북단 왓카나이까지 이르는 2600㎞를 직접 발로 누비기로 결심했다. 2년여에 걸친 장대한 여정을 저자는 책 ‘일본을 걷는 이유’에 실었다.

이 책은 단순히 일본을 비난하거나 칭찬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그곳에서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저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흐름을 따라 일본의 여러 얼굴을 소개한다.
봄에는 후쿠오카를 찾아가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시인 윤동주를 떠올린다. 여름에는 전쟁의 광기가 남아 있는 남쪽 마을을 걷는다. 가을에는 옛날 우리나라 사신들이 평화를 위해 건너갔던 길을 따라간다. 추운 겨울에는 강제 노동의 아픔이 서린 홋카이도에서 과거를 반성하는 양심적인 일본 시민들을 만난다.

저자는 군국주의 일본과 양심적인 일본인을 철저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가의 책임은 준엄하게 묻되 그것이 시민 개개인을 향한 혐오로 변질되는 것을 조심하자고 말한다.
책에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이 많다. 안중근 의사를 감옥에서 지키던 일본인 헌병이 그의 훌륭한 인품에 반해 평생 그를 존경하며 사과했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또 일본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때, 대신 사과하며 억울하게 돌아가신 한국인을 위해 유골을 찾는 일본 사람들도 있다.
조선인을 옹호했던 변호사 후세 다쓰지나 학살의 현장에서 조선인을 구했던 경찰서장의 일화는 무자비한 증오의 시대에도 보편적 인류애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증명하는 소중한 증언들이다.

책은 일본을 알기 위한 책인 동시에 우리 스스로가 더 넓은 마음을 갖게 도와준다.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역사에 관심 있는 이라면 일본이라는 나라가 조금은 다르게 보일 것이다. 미움보다는 이해를, 화내기보다는 공부를 선택하는 것이 우리가 더 멋진 어른으로 자라는 길이라고 책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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