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이적부터 안혜진 음주운전까지… 다사다난했던 여자배구 FA 시장[스한 위클리]

이정철 기자 2026. 4. 2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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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돈의 전쟁' FA(자유계약) 시장은 각 팀들의 전력을 좌지우지한다. V-리그 여자부 팀들은 이번 FA 시장에서 전력 보강을 위해 대어급 자원들을 노렸다. 때마침 세터 김다인과 안혜진, 미들블로커 정호영, 리베로 문정원 등 리그 정상급 자원들이 FA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치열한 영입 경쟁 끝에 FA 시장은 지난 21일 마무리됐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다사다난했던 올해 V-리그 여자부 FA 시장을 되돌아본다.

정호영. ⓒ흥국생명

190cm 정호영,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다

V-리그 여자부 출범 이후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선수는 김연경이었다.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서 김연경은 외국인 선수를 능가하는 공격력, 안정된 수비력, 뛰어난 높이(신장 192cm)를 뽐냈다. 상대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김연경은 해외 진출로 V-리그를 종종 비웠다. 그때 V-리그를 호령한 선수는 미들블로커 양효진이었다. 190cm 신장을 지닌 양효진은 중앙에서 압도적인 높이로 확률 높은 공격과 뛰어난 블로킹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양효진의 소속팀 현대건설은 꾸준한 강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김연경은 지난해, 양효진은 올해 현역 은퇴를 했다. 이로 인해 정관장의 정호영에게 많은 관심이 쏠렸다. 양효진처럼 190cm 신장으로 압도적인 높이를 갖췄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정호영은 FA 자격을 얻고 시장에 나왔다.

수많은 팀들이 정호영을 노렸다. 승자는 흥국생명이었다. 183cm의 피치, 185cm의 이다현으로 미들블로커 주전 라인업을 운영하던 흥국생명은 지난 16일 190cm 정호영을 영입(계약기간 3년, 연봉 4억2000만원, 옵션 1억2000만원)하며 높이를 보강했다.

음주운전이라니, '우승 세터' 안혜진의 몰락

정호영의 흥국생명 이적 이후 모두의 시선은 세터 김다인에게 쏠렸다. 김다인은 빠르고 낮은 토스로 유명한 리그 정상급 세터. 체력과 내구성도 뛰어나 좀처럼 부상도 당하지 않는 유형이었다. 리그에서 독보적인 세터였기에 수많은 팀들이 관심을 보였다.

안혜진(오른쪽). ⓒKOVO

안혜진의 인기도 만만치 않았다. 안혜진은 리그에서 유일하게 김다인과 견줄 수 있는 세터였다. 과거 톱 세터였던 이다영은 학교폭력 논란으로 V-리그를 떠났고 염혜선은 지난해 에이징커브를 겪었다. 리그에서 김다인과 비슷한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는 안정적인 토스와 수비력을 자랑하는 안혜진이었다.

특히 안혜진은 2025~2026시즌 GS칼텍스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이로 인해 주가가 높아졌다. 여러 팀들이 안혜진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그런데 안혜진이 지난 16일 음주운전에 적발됐다. 차기 시즌 출전은 물론 선수 생명이 불투명해졌다. 모든 팀들의 관심이 끊겼고 원소속팀인 GS칼텍스도 고민 끝에 계약을 포기했다. 'FA 대박'을 앞두고 술 한잔에 모든 걸 잃어버린 안혜진이다.

김다인 현대건설, 문정원 한국도로공사… 낭만을 지킨 잔류파들

안혜진의 음주운전 후 김다인의 가치는 더 높아졌다. 많은 팀들이 사생결단으로 김다인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김다인은 '친정팀' 현대건설에 남았다. 현대건설은 지난 18일 "김다인과 개인 상한 최고액인 5억4000만원(연봉 4억2000만원, 옵션 1억2000만원)으로 최고 대우를 받으며 리그를 대표하는 세터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계약기간은 3년"이라고 발표했다.

현대건설은 이제 양효진 없이 시즌을 치러야 한다. 향후 약팀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럼에도 김다인은 현대건설과의 의리를 선택했다. 2017년 후 줄곧 현대건설에서 뛰었던 그 시간을 무시하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김다인을 주축으로 리빌딩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김다인. ⓒKOVO

'리베로' 문정원도 원소속팀 한국도로공사와의 의리를 지켰다. 문정원은 특이한 이력을 보유한 선수다. 2011년 한국도로공사 입단 후 줄곧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를 지켰지만 공격력이 약해 리그 정상급 자원으로 평가받지 못했다. 다만 수비력이 뛰어나 안정적인 리시브가 필요할 때 전략적인 자원으로 소비됐다.

그런데 2025~2026시즌을 시작하면서 리베로에 도전했다. 만 33세 나이에 포지션 변경을 시도한 것이다. 리베로로서는 큰 신장(174cm)을 지녔기에 무모한 도전이라고도 불렸다.

하지만 문정원은 2025~2026시즌 정규리그에서 리시브 1위(49.27%), 수비 1위(세트당 7.348), 디그 2위(세트당 평균 4.943)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결국 2025~2026시즌 베스트7 리베로 부문에 선정됐다. 이로 인해 수많은 팀들이 문정원의 영입을 시도했으나 문정원은 20일 한국도로공사와 계약을 하며 '원클럽맨'으로 남게 됐다.

미들블로커 정호영, 세터 김다인과 안혜진, 리베로 문정원까지. 유독 정상급 선수들이 많이 포함된 FA 시장이었다. 정호영은 이적을 선택했고 김다인과 문정원은 원소속팀에 잔류하며 의리를 지켰다. 안혜진은 음주운전 사태로 팬들에게 충격을 줬다.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던 V-리그 여자부 FA 시장이었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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