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 완충, 핸들 없는 로보카… 中, 한국 없는 기술로 질주

최은경 기자 2026. 4. 25.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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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국제 모터쇼 가보니

24일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오토 차이나) 개막 첫날, 행사장인 베이징국제센터 E홀 한복판에 투명한 유리벽 냉동고가 등장했다. 내부 온도는 영하 33.6도. 그 안에는 중국 1위 전기차 업체 BYD의 대형 SUV ‘바오3’가 세워져 있었다.

BYD 직원이 충전기를 꽂자 옆 화면에 실시간 충전 상황이 표시됐다. 10%에서 시작해 2분만에 20%, 6분만에 50%를 돌파하더니 12분만에 100%를 기록하고 멈췄다. 완충된 배터리로 501㎞를 달릴 수 있다. 사회자가 “겨울철 극한지방의 운전자들도 이제 초고속 충전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외치자 전시장에 박수가 터져나왔다. 상온에서 9분, 영하 30도에서도 12분이면 100% 충전하는 초고속 충전기술 ‘플래시 차저’ 시연 현장이었다.

운전대를 없앤 로보택시와 “시속 100㎞까지 1초대” 샤오미 수퍼카 중국 대표 자동차 기업 중 하나인 체리자동차가 베이징 모터쇼에서 선보인 운전석과 핸들을 아예 없앤 고급 자율 주행 콘셉트카(위쪽)의 모습. 사람이 다가서면 문이 위로 열린다. 중국 빅테크 중 하나인 샤오미는 이번 모터쇼에서 정지 상태에서 2초도 안 돼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비전 그란 투리스모 콘셉트카’(아래쪽)를 선보였다. /최은경 기자·AFP 연합뉴스

글로벌 배터리 1위 CATL은 이날 ‘선싱(神行) 3세대’ 배터리를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10%에서 98%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6분 27초. 내연자동차에 휘발유를 가득 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통상 5분. CATL이 ‘5분 벽’ 돌파에 근접한 기술력을 선보이며, 전기차의 마지막 약점이 지워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막을 올린 베이징 모터쇼는 중국발 초격차 기술의 경연장이었다. 초고속 충전, 핸들이 아예 없는 자율주행 로보택시, 시속 100㎞를 1초대에 도달하는 고급 수퍼카까지 한국뿐 아니라 자동차 종주국 유럽도 도달하지 못한 기술들이 전시장 곳곳에 등장할 때마다 함성과 박수가 터졌다. 작년 1600만대를 돌파했던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은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차이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 자동차·배터리 기업들은 혁신 기술을 통한 위기 극복에 나선 것이다.

◇‘마의 5분 벽’ 근접한 초고속 충전 기술

중국 기업들은 신기술 공개에 그치지 않고 공격적인 인프라 구축 계획도 내놨다. CATL은 올해 안에 초고속 충전 네트워크를 전국 4000곳에 깔아 중국 190개 도시와 주요 고속도로를 커버하겠다고 밝혔다. BYD도 9분 충전이 가능한 ‘플래시 차지 스테이션’을 연말까지 2만 곳에 구축할 방침이다. 주유 수준의 짧은 충전 경험을 일상화해 전기차 열풍을 다시 불러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초고속 충전 경쟁 못지않게 자율주행 경쟁도 뜨거웠다. 중국 5대 자동차 메이커인 체리자동차는 올해 모터쇼 최대 규모 전시관을 꾸리고 운전석을 아예 없앤 고급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사람이 다가서면 문이 위로 열리고, 운전석이 사라진 차내엔 리클라이너 좌석만 남겨뒀다. 미국 테슬라가 지난 2월 선보인 ‘사이버캡’처럼 핸들이 아예 없는 차였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은 로보택시 프로토타입인 신형 SUV ‘GX’를 공개하고, 올해 광저우에서 시범 운행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 허샤오펑 회장은 “복잡한 도심, 이면도로,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뒤섞인 길에서도 능동 대응이 가능하다”며 “의심된다면 체험해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 중국 판매량 2위에 오른 지리자동차는 내년부터 글로벌 시장에 로보택시를 수출해 2030년까지 해외 운용 규모를 10만대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핸들 없는 차가 전면에

이번 베이징 모터쇼에서는 자동차와 IT의 경계가 사실상 무너졌다. 현장에선 “이번 모터쇼의 진짜 주인공은 화웨이”라는 말이 돌았다. 화웨이의 AI(인공지능) 기반 스마트카 솔루션이 탑재된 차량만 전시장에 20대 넘게 전시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중국 빅테크인 샤오미는 레이쥔 회장이 직접 ‘스포츠카급 SUV’로 명명한 신차 YU7 GT와 이 차의 스포츠카 버전인 비전 GT의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GT는 이탈리아어 ‘Gran Turismo(위대한 여행)’에서 따온 말로, 장거리 주행에 적합한 고성능 럭셔리카라는 의미다. 최고 시속 300㎞까지 낼 수 있는 YU7 GT는 완충 시 705㎞를 달릴 수 있다. 미래형 수퍼카 비전 GT는 정지 상태에서 단 1초만에 시속 100㎞까지 도달할 수 있고, 최고 시속이 350㎞를 넘는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한국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술력이 매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한 수 위라고 생각하고 경쟁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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