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담배 1㎖에 제세부담금 1799원…“세율 조정” vs “더 높여야”

황건강 2026. 4. 25.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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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9원. 정부가 24일부터 합성 니코틴(액상형 전자담배)을 ‘담배’로 규정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본격 시행하면서 합성 니코틴에 1㎖당 부과되는 제세부담금이다. 정부는 관련 업계에 미칠 충격을 고려해 2년간 한시적으로 세금을 절반 수준으로 낮춰 적용하기로 했지만 이를 감안해도 30㎖짜리 합성 니코틴 액상 한 병에 2만7000원가량 세금이 부과되는 셈이다.

법 시행일 이후라도 24일 이전에 제조·수입된 재고품에는 소급 적용되지는 않기 때문에 일부 흡연가들은 가격이 오르기 전 사재기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흡연구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를 꺼내던 직장인 이한선(38)씨는 “한 달에 20만원가량 지출이 늘어나는데 매우 부담되는 금액이라 가격이 오르지 않은 재고품이 보이면 일단 구매부터 하고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관련 업계는 규제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세율은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전자담배 판매점을 운영하는 장모씨(35)는 “인상 폭이 가파르다 보니 그냥 일반 담배를 피우는 게 낫다는 손님들이 많다”며 “재고 판매가 끝나면 찾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도환 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 부회장도 “세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오히려 과세율을 더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른바 ‘죄악세(Sin Tax)’인 담배와 주류에는 2015년과 2023년에 각각 세금 인상이 적용된 바 있지만 실제 금연·금주에 미치는 영향은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 4개월 이후에는 담배 판매량이 인상 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는 사이 담뱃세로 조성되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이 금연 지원이나 간접흡연 피해 완화 등에 충분히 사용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국민건강증진기금 지출 중 절반 이상(58.9%)이 건강보험 재정 지원에 투입된 반면 금연과 건강 생활 지원 사업 등엔 12.5%만 배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전자담배 과세가 장기적으로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성인 흡연자들의 세금 부담과 지원 사업 예산 배분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만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전자담배가 빠르게 번지고 있는 만큼 더 늦기 전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숙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직장인을 포함한 성인들에겐 담배 가격 상승이 흡연율 감소로 이어지는 비율이 낮게 나타나지만 청소년 흡연율은 담배 가격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청소년 흡연율이 줄면 자연스럽게 전체 흡연율도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건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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