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 K디스플레이 ‘판’ 뒤집는다
K디스플레이 실적 반등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제품.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시장이 커지면서 디스플레이 업계도 고부가가치화에 힘쓰고 있다. [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5/joongangsunday/20260425000248428azxb.jpg)
산업통상부는 디스플레이 수출액이 올해 1월 13억8000만 달러, 2월 12억1000만 달러, 3월 14억40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보다 26.1% 급증했고 2~3월에도 예년보다 감소 폭을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연말마다 할인 행사 등으로 IT 기기 소비가 집중돼 (매년) 1분기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비수기”라며 “연초부터 우려를 뒤엎고 비수기인데도 기대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K디스플레이의 반등세는 기업의 실적에서도 잘 나타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매출 9조5000억원, 영업이익 2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17%와 122%가량 증가한 수치다.

모회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역대 최대치인 250만 대 이상 판매량으로 점유율 35.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반등도 두드러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영업손실이 2023년 2조5102억원, 2024년 5606억원에 달할 만큼 적자가 심각했지만 지난해 517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4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올해 초반 분위기도 좋다. 23일 발표된 LG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4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8% 증가했다.


![CES 2026에 전시된 LG디스플레이의 OLED가 탑재된 월페이퍼 TV. [로이터=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5/joongangsunday/20260425000254217zjbu.jpg)
미국이 산업 패권 경쟁상대인 중국 견제에 힘쓰면서 중국산 OLED 디스플레이 사용을 줄이고 있는 데 따른 반사이익도 K디스플레이 반등에 작용 중이다. 예컨대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 BOE는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의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미국 애플에 자사 제품을 공급 중인데, 외신에 따르면 BOE의 애플 전용 생산라인 가동률은 2024년 82%에서 올해 2월 48%까지 떨어졌다. 애플에 공급하는 물량이 당초 계획보다 40% 넘게 줄어서다. 애플이 올해 출시할 아이폰18 시리즈에 들어갈 OLED 디스플레이 상당수는 한국 제품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을 사로잡기 위해 전략고객(SC)사업부를 신설하고 생산라인을 애플 중심으로 재편해 기회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과제는 한층 격렬해질 중국의 공세에 맞서 생산라인을 안정화하고, 투자 확대와 수익성 제고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일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수년간 4조원 넘게 들여 완공, 다음 달 본격 가동하는 세계 최초 8.6세대 OLED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의 안정화를 위해 검사·공정 장비를 대거 투입할 계획이다. 8.6세대 제품 생산라인은 기존 6세대 제품 생산라인보다 더 많이 싸게 제품을 만들 수 있어 수익성이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 BOE도 오는 연말부터 8.6세대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라 결과물의 완성도가 중요하다. LG디스플레이는 휴머노이드 등 피지컬 인공지능(AI)과 같은 고성장세 분야에서 빠른 응답 속도와 높은 색감 재현성을 갖춘 OLED 디스플레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대외 악재가 늘고 있는 점은 K디스플레이의 새로운 고민거리다. 최근 호르무즈해협의 위기로 제조공정에 쓰이는 헬륨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한편,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칩플레이션(chip+inflation)’이 IT 기기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업계는 긴장 속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대규 순천향대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중국의 맹추격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결국 기술력 우위로 난관을 뚫어야 한다”며 “차량용 전장 등 미래 시장성이 밝으면서 OLED 디스플레이 중에서도 더 높은 성능이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이창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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