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수해대책이라며 6번 찾은 “천지개벽” 신의주 온실농장, 가동률 44%인 이유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 농장의 44%만 가동되는 듯
전력 부족 또는 경영 체계 미비 탓 가능성

조선을 세운 이성계가 병력을 되돌렸던 위화도는 압록강 하구 저지대다. 수해가 빈번하다. 2024년 여름에도 위화도를 포함한 신의주 등 접경지역에서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수해 대책으로 위화도에 “온실종합농장을 크게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군인과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원(청년으로 꾸려진 건설조직)을 투입해 기존보다 높은 제방을 쌓았다. 온실농장을 통해 주민들에게 안정된 먹을거리와 수익을 제공하겠다는 지방균형발전 정책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2025년 2월 착공식부터 이듬해 2월 준공식까지 무려 6번이나 이곳을 찾았다. 당시 김 위원장은 “이곳 주민들이 숙명처럼 여겨오던 물난리가 이제는 옛말이 됐다”고 자평했다.
위화도에 들어선 신의주 온실종합농장을 북한 매체는 “천지개벽” “보물섬”이라 칭송했다. 여의도 면적 1.5배(약 4.5㎢)인 이곳에는 온실농장과 이곳 주민들을 위한 주택과 봉사시설이 들어섰다. 북한은 태양광 패널과 지열을 통해 연간 8개월 이상 이곳에서 채소를 수확할 수 있다고 선전했다.
준공식 8일 뒤인 지난 2월 첫 채소가 수확됐다. 토마토와 고추, 오이, 배추가 인근 상업시설과 보육원, 초·중등학교에 배달됐다. 온실농장을 기념하는 우표가 배포됐고, 지난 2월 9차 당대회에서도 김 위원장의 주요 치적 중 하나로 소개됐다. 온실농장은 재난을 극복한 “국가부흥 시대의 본보기적 창조물”로 불렸다.

신의주 온실농장이 44%만 가동되고 있다는 관측이 24일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고해상도 위성인 ‘랜드샛-8호’가 지난 3월10일 촬영한 열적외선 사진을 공개했다. 정성학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사진에서 전체 온실의 44%만이 평균 기온(6도)보다 높은 13~17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만성적 전력 부족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의 전력 부족은 1991년 구소련 해체 이후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2010년대 중반 연이은 핵실험에 대한 대북 제재로 전략 분야의 외부 지원은 공식적으로 차단됐다. 지방의 중·소형 수력발전소에서 전력을 자급자족하라는 기조가 강하지만, 지방은 발전소를 운용할 자원이 부족하다. 민간 전력을 공급하는 용도의 원자력 발전소는 북한에 없다.
전력 부족과 더불어 온실농장 경영 체제가 아직 세워지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군수 분야를 제외한 상업 공장·기업소는 국가가 운영하지 않는다. 국가에 경영권을 부여받은 개인이 자체적으로 원자재를 조달하고 생산물 가격을 정한다. 이익의 일부는 국가에 귀속된다. 2014년 도입한 ‘사회주의 기업 책임관리제’다. 개인의 자율성과 인센티브를 보장해 생산성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기존에 편법적으로 운영됐던 경영 관행을 합법화시킨 것이기도 하다.
2019~2024년 세워진 중평남새(채소)온실·연포온실·강동종합온실에서는 경영권을 부여받은 개인의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석탄이나 옥수수 깡치(알맹이를 털어낸 옥수수)로 난로를 때거나 온실 위를 담요를 덮는 등의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정은 시대의 경제는 정부의 재원이 아닌 중국과 밀수 등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 재량껏 사업을 펼치는 것이 특징”이라며 “신의주 온실종합농장에 경영 시스템이 잡히면 가동률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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