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개인화 쇼핑이냐 유통채널 패싱이냐… AI 시대, 유통산업 갈림길

문수아 2026. 4. 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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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학회 춘계 학술대회서 네이버ㆍ카카오ㆍ무신사, AI 쇼핑 전략 공개…“초개인화가 경쟁력 핵심”

유통학회 춘계 학술대회서 네이버ㆍ카카오ㆍ무신사, AI 쇼핑 전략 공개…“초개인화가 경쟁력 핵심”

오프라인 유통 “제조사 패싱 현실화” 위기감도

2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6년 한국유통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정대연 기자

[대한경제=정대연 수습기자]“AI가 유통업계를 대신할 수도 있습니다.”

곽창헌 GS리테일 상무가 2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6년 한국유통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던진 경고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네이버·카카오·무신사·GS리테일 등 주요 유통·플랫폼 기업이 AI 활용 전략을 공개했다. AI 등장으로 초개인화 시장이 열릴 것이란 기대감과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유통의 작동 원리가 아예 바뀔 것이란 위기감이 공존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유통학회가 ‘AI 시대 소비자 맞춤형 온·오프라인 유통 대응 전략’을 주제로 개최했다. 이희원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경화 네이버 책임리더(이사), 최지희 카카오 정책 책임, 정윤희 무신사 프로덕트 리드, 곽창헌 GS리테일 상무 등이 연사로 나서 AI 기술 활용 사례를 공유했다.

기대감의 한쪽에는 플랫폼 기업들의 초개인화 전략이 있었다. 기조연설에 나선 정경화 네이버 이사는 “글로벌 빅테크들 모두 초개인화 쇼핑 경험에 집중하고 있다”며 “네이버도 고객의 온사이트 반경을 넓히며 상품 추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스토어 구매 이력뿐 아니라 검색·지도·블로그 활동까지 통합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AI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에 입점한 60만 판매자가 동일한 지면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데, AI 맞춤 화면이 이 지면을 이용자별로 확장하는 효과를 낸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대화 맥락을 읽는 AI 비서로 차별화에 나섰다. 최지희 카카오 정책 책임은 카카오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한 ‘생태계 맵’을 선보이며 “개인 최적화 AI 비서가 목표”라고 밝혔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대화 맥락을 분석하고 행동을 제안하는 AI다. 친구와 강남에서 무엇을 먹을지 대화하면 카나나가 맛집을 추천하고, 약속 시간에 늦지 않도록 안내하는 식이다. 최 책임은 “카카오는 서비스 제공을 넘어 AI 에이전트로 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AI를 고객 접점이 아닌 조직 운영 전반에 내재화해 AX(AI 전환)을 주도한다. 정윤희 무신사 프로덕트 리드는 “전 직군이 AI를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단계”라며 “올해 신규 채용에서 AI가 서류 접수부터 면접관 대본 작성까지 담당했다”고 밝혔다. 상품 분류, 카피라이팅, 콘텐츠 프롬프트 작성 등 기존에 수기로 처리하던 업무를 AI로 전환한 결과, 개발 기간은 60% 단축됐고 1인당 산출량은 7.4배 늘었다. 270명의 직원이 매달 6만건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29CM에서는 AI 에이전트가 24시간 고객 응대를 맡으며, 기존 챗봇과 달리 고객 의도를 파악해 답변을 생성한다.

문제는 같은 AI가 유통업체의 존재 이유를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곽창헌 GS리테일 상무는 “최근 페이지 크롤링이 증가하고 있다”며 “제조사가 유통업체를 건너뛰는게 현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조사가 자사몰에서 직접 상품을 소개하고 AI의 추천을 받는다면, 유통업체의 중개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경고다. 곽 상무는 대안으로 월마트가 외부 AI 챗봇의 방문을 전면 허용하고 웹페이지 데이터 구조를 AI 친화적으로 개편한 사례를 들며 “AI 최적화가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이희원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장은 “AI가 상품 추천, 매장 관리, 물류시스템까지 변화시키고 있다”며 “AI가 가져올 유통 생태계를 고민해야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정대연 수습기자kn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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